그리스 로마 신화 아르테미스
미안해 솔직하지 못한 내가~🎵 드뷔시 레터를 보며 한참 달에 빠져있던 유령이. 그러다 달을 상징하는 신이 떠올랐다는데?!
👻: 오늘은 디아나라고도 불리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와 그녀를 비롯한 세 여신을 재해석한 연극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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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오카레스 <베르사유의 디아나>, 기원전 4세기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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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 🆚 아르테미스
여느 때와 같이 아내인 헤라 몰래 레토라는 여신과 관계를 맺은 제우스. 이후, 헤라의 심기를 건드리는 예언이 그녀의 귀에 들어가는데요. 바로 레토가 임신한 쌍둥이가 제우스 다음가는 권력과 명예를 누리게 되리라는 것이었죠. 이에 헤라는 크게 분노하여 지상의 모든 땅에, 레토가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라고 선포해요. 그러나 산통으로 고통받으며 아이를 낳을 땅을 간절히 찾아다니는 레토를 가엾게 여긴 델로스 섬의 화신은 그녀를 받아들이는데요. 델로스의 땅은 이미 비천한 불모지라 헤라의 복수가 두렵지 않았거든요. 이때 아폴론과 함께 태어난 쌍둥이가 바로 오늘 소개할 신, 아르테미스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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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칸토니오 프란체스키니 <아폴론과 디아나의 탄생>,
1709년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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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헤라의 경계를 받은 아르테미스는 태어난 이후에도 헤라와 정반대의 상징을 가지게 돼요. 헤라는 가부장제와 결혼, 가정 윤리를 수호하는 신인 반면, 아르테미스는 여성의 결혼을 반대하고 여성의 자유와 주체성, 육체적, 정신적 순결을 중시하는 신이죠. 따라서 두 신은 신화 속 여러 이야기에서도 부딪힐 수밖에 없는데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주요 사건인 트로이 전쟁에서도 아르테미스는 트로이, 헤라는 그리스의 편에 서서 전쟁에 참여했다고.
👻: 달의 신으로 알고 있던 아르테미스가 헤라와 원수 사이라니!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네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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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우제페 세자리 <디아나와 악타이온>, 16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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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 절대 지켜 🌚
앞서 언급했듯이 아르테미스는 달을 상징하는 동시에 순결을 상징하는 신이에요. 이는 아르테미스에 얽힌 몇몇 일화에서도 드러나는데요. 어느 날, 악타이온이라는 청년이 숲속에서 사냥하던 중 우연히 한 동굴을 탐험하게 돼요. 그 동굴은 아르테미스가 그녀를 따르는 요정들과 함께 목욕하는 전용 목욕탕이었죠. 그렇기에 남자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악타이온은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말아요. 악타이온에게 나체를 보여 크게 분노한 아르테미스는 그에게 물을 튀기며 고함을 질러요. 이 물을 맞은 악타이온은 사슴으로 변해 도망치다가 자신의 사냥개들에게 물어뜯기는 최후를 맞이하죠. 이렇듯 아르테미스는 순결을 무척 중요시하며 이를 어긴 인간에겐 무자비한 모습을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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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미스에 의해 비극적인 삶을 맞이하게 된 사람은 악타이온뿐만이 아니에요. 칼리스토라는 여인은 아르테미스를 섬기며 평생 처녀로 남겠다고 맹세했어요. 하지만 그녀는 제우스와 강제로 관계를 맺게 되고, 결국 아르테미스에게 임신한 사실을 들켜 무리로부터 쫓겨나게 되죠. 이후 칼리스토가 낳은 아들이 제우스의 아이임을 알아챈 헤라는 그녀를 곰으로 만드는데요. 훗날 그녀가 사냥꾼으로 자라난 자기 아들과 마주쳐 죽을 위기에 처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제우스가 둘을 하늘로 올려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로 만들었죠. 아르테미스는 자유로운 여성을 표방하지만, 당시 남성들의 정조 숭배 사상이 반영된 신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그리스 신화가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이 남성주의 사회였기 때문이라고.
👻: 사냥의 신답게 굉장히 무서운 모습이네령... 그럼 아르테미스는 평생 사랑을 하지 않은 건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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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 하인리히 티슈바인 <디아나와 오리온>, 176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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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사랑은 알아 💔
아르테미스도 사랑을 한 적이 있었어요. 오리온은 당시 유명한 사냥꾼이었는데요, 동시에 바람둥이로도 유명한 그는 공주를 강제로 덮치다가 태양의 보복으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됐죠. 눈을 치료하기 위해 아폴론의 신전으로 향한 오리온은 그곳에서 아르테미스와 마주하게 돼요. 그 후 아르테미스는 오리온과 사냥을 다니며 그를 향한 마음을 키워갔죠. 한편 아폴론은 아르테미스가 평생 처녀로 살겠다는 맹세를 저버릴까 우려했어요. 하루는 바다에서 머리만 내민 채 수영하는 오리온을 본 아폴론이 저 멀리 있는 물체를 정확히 맞출 수 있겠냐며 아르테미스를 도발하는데요. 자신의 활 실력을 증명하려던 아르테미스는 바다 위 물체를 쏘아 맞히게 돼요. 이내 제 손으로 오리온을 죽였음을 깨달은 아르테미스는 오리온의 시신을 하늘로 올려 오리온자리로 만들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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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니엘 세이터 <오리온의 시체 옆에 있는 디아나>, 168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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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는 여러 세대에 걸쳐 전승된 이야기인 만큼 같은 이야기에도 다양한 원인과 결과가 전해져요. 다른 신화에 따르면 아르테미스가 오리온과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고, 이를 아폴론이 듣게 되는데요. 평소 오리온의 행색이 마음에 들지 않던 아폴론은 전갈을 내려보내 그를 죽이려 하고, 아르테미스가 이를 막으려 하자 아폴론은 한 가지 제안을 하죠. 만약 오리온이 전갈과 싸워 이긴다면 더 이상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겠다고 말이에요. 그러나 오리온은 결국 전갈의 독침을 맞아 죽게 되고, 아폴론에 의해 오리온자리와 전갈자리가 탄생하게 된다고.
👻: 비극적인 결말이지만 아르테미스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군령.. 그런데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는 지금 시대와 너무 다른 이야기 같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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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의 아프로디테, 출처: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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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판 ‘섹스 앤 더 시티’ 🔞
제우스의 명으로 올림포스 12신이 소집된 어느 날. 다른 신들보다 일찍 도착한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세 여신은 가벼운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해요. 그런데 이들의 수다는 점점 적나라한 고백으로 변해가죠. 아프로디테는 최근 사랑에 빠진 아도니스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는데요. 아도니스는 멧돼지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고, 멧돼지의 정체는 다름 아닌 아프로디테의 구남친 아레스였다는 것! 그는 아프로디테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소식에 욕설을 퍼부으며 마구잡이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해요.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자책을 하는 아프로디테를 보던 아르테미스는 분노를 감추지 못한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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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의 아르테미스, 출처: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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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는 제우스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그와 만나는 여자들을 괴롭히며 살아온 고통스러웠던 결혼 생활을 고백해요. 제우스와 결혼하기 전 헤라는 대지의 여신이었지만, 결혼 후에는 바람난 제우스에게 집착하는 여자로 조롱받는 삶을 살게 된 거죠. 아르테미스 또한 비혼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세 여신은 각각 기혼 여성, 폴리아모리*, 비혼주의자를 상징하며 21세기 현대 여성의 삶을 대변하고 있어요.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세 여신이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고.
*폴리아모리: 비독점적 다자연애.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것.
👻: 유령이도 만화책으로 읽어본 내용인데, 이렇게 다시 보니 새롭게 보여령~ 이 연극을 쓴 작가님은 신화를 다시 봤으면 했나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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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의 헤라, 출처: 경향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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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다시보기 👩👩👧
헤라 역을 맡아서 연기를 펼친 한송희 배우가 바로 이 연극의 작가이기도 한데요. 한송희 작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이야기 속으로 깊게 빠져들었다고 해요. 제우스가 여러 여자를 겁탈하는 모습을 보며 심한 욕을 퍼붓기도 했죠. 그리스 로마 신화를 먼 옛날이야기라고 하면 와닿지 않지만, 지금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하면 너무 황당하게 느껴지고는 하죠. 그래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지금 내 모습을 담은 극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고, 마침내 고전을 재해석한 연극이 탄생하게 된 거죠.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는 여신들이 진짜 사랑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대화를 보며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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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많은 복수의 화신, 욕정에 따라 사는 신, 고지식하게 순결을 지키며 현실을 모르는 신.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에 대한 이러한 평가는 다른 신들에게는 전혀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예요. 이 연극을 보면, 왜 세 명의 신만이 그렇게 비난받아야 했는지 다시금 고민하게 되죠. 연극의 연출가도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익히 아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겐 아직도 먼 이야기로 느껴질 수 있다.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도 작품 의미를 계속 찾아가는 것처럼 관객도 새로운 것을 찾아볼 수 있는 공연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어요.
👻: 플로터들도 세 여신에게 향하는 부당한 비난을 멈출 방법을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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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 TMI 💎
태연 <INVU> M/V
태연의 신곡 <INVU> 뮤직비디오가 아르테미스와 오리온의 신화를 모티프로 삼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영상에는 아르테미스의 상징인 달과 화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가 하면, 바다에 떠오른 남성을 향해 활을 겨누기도 하죠. 이후 슬퍼하던 그녀는 8개의 구로 별자리를 만드는데요. 오리온자리도 8개의 별로 이루어졌다는 사실! 지금까지도 꾸준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해석하는 작품이 나오는 모습이 흥미롭지 않나요?
👻: 아래 영상을 눌러 시청해보세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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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VU> 뮤직비디오, 출처: SM TOW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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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롯을 통해 문화생활을 즐긴 플로터들의 후기가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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