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를 여행할 때 공항에서 텀블러를 빌려 쓸 수 있는 '푸른컵' 서비스를 아시나요? 작년에 지구용 레터에서 제주도 서쪽의 친환경 핫플들(다시 보기)을 소개하면서 슬쩍 언급하고 지나간 적이 있는데요.  요번에 푸른컵 대표님과 연이 닿아서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에너지 넘치는 한정희 대표님의 이야기 듣고 힘 나눠받으시길요.  

푸른컵 소개부터 할게요. 푸른컵은 제주도 내에서 다회용컵을 쓸 수 있는 서비스예요. 공항 또는 제주도 40여곳의 카페에서 다회용컵을 빌리거나 반납할 수 있고, 푸른컵을 가져가면 음료를 할인해주는 카페는 제주도에 이제 100곳이 넘어요. 푸른컵이 환경부 자료를 근거로 추정한 바에 따르면 제주도 관광객들이 쓰는 일회용 컵은 매년 최소 6300만개. 요 숫자를 줄이기 위해 푸른컵, 그리고 빛나는 의지의 여행자들이 함께 노력 중인 거죠.  

한 대표님은 2021년 6월에 푸른컵 서비스를 론칭하기 전 제주도 카페들을 돌면서 서비스 참여를 직접 설득하셨대요. 마침 "매일같이 쓰는 일회용컵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카페 사장님들이 호응을 해 주셨다"는 대표님의 설명. 그렇게 론칭 당시 20여곳이었던 참여 카페가 이제 100곳을 넘어선 거예요. 

제주도에서 푸른컵을 사용하는 개인 여행자 수는 월 400명 정도. 컵 보증금을 내고 빌려 쓰다가 반납할 때 보증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보니 반납률도 97~98%에 달한다고. 혹시나 깜빡하고 들고 가는 분들도 종종 계시는데, 푸른컵의 취지를 워낙 잘 이해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수고롭게 택배로 다시 부쳐주시기도 한대요. 한 대표님은 "제주도에 다시 가면 또 쓰겠다, 푸른컵에 감사하다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덧붙이셨어요.  

일반 여행자 수요뿐만 아니라 제주도에서 열리는 숱한 행사(2019년 기준 1.9만여건, 참가자 수 156만명) 수요도  공략했어요. 제주도 무슨무슨 컨벤션에서 열리는 컨퍼런스, 세미나 같은 데 가면 일단 삼다수 페트병 나눠주고 시작하잖아요. 역시 한 대표님이 직접 찾아가서 영업(!)을 하신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확산되고 있대요. 이제 행사용 리유저블 컵은 월 1500개 정도가 쓰인대요.

텀블러의 수명은 얼마나 되냐고요? 한 대표님도 고심하며 찾아보셨는데 2년이란 연구 결과도 있고,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단 결과도 있어서 결국 "푸른컵이 실험대가 될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주기적으로 푸른컵에 뜨거운 물, 차가운 물을 붓고 시간별로 온도를 재 가면서 성능을 검사하신대요. 물론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 보면서 관리하시고요. 이런 성능 테스트에 합격하지 못한, 혹은 파손되거나 얼룩이 심한 텀블러들은 버리기 아까워서 대표님 집에 잘 모셔뒀는데 차가운 맥주를 마시면 최고라는 말씀.  

대표님은 "다회용컵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다른 자원들을 재활용할 방법도 찾고 있다"고 하셨어요. 대표적인 게 타이벡. '타이벡 감귤' 많이 들어보셨죠? 에디터는 그게 품종 이름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감귤밭에 펼쳐두는 폴리에틸렌 섬유더라고요. 흰색 타이벡을 깔아두면 햇빛이 반사돼서 과일들이 더 많은 햇빛을 받고, 물이 토양으로 스며드는 걸 막으니까 땅헤 양분이 저장돼서 과일 당도가 높아진대요. 근데 타이벡은 1, 2년 쓰다 버리니까 그 양도 어마어마하다고. 

👆🏻왼쪽이 감귤농가에서 쓰는 타이벡(출처 : 연합뉴스). 오른쪽은 한 대표님이 제주도 감귤농가에서 쓰고 버린 타이벡을 모아 만드신 배너. 사진의 주인공인 '최정의팔'님 희수(77번째 생일)를 맞아 축하 현수막을 만드셨대요!! 용사님들도 뒤늦지만 함께 축하해주세요😎  

마지막으로 푸른컵 쓰는 법 두고 갈게요.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꼭 알려주세요! 이미지를 클릭하면 푸른컵 대여·반납·이용 정보가 담긴 지도가 열려요. 

지난 1월 열린 한 패션쇼에는 사자, 눈표범, 늑대 머리를 장식으로 이용한 드레스가 등장해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어요. 디자이너의 해명도 납득이 안 되는데 더 놀라운 건 오락 목적의 사냥이 미국 등지에서 합법이란 사실. 용사님의 분노, 댓글로 남겨주세요. 👆위 이미지를 누르면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새 충돌 방지법 생겼지만...끝은 아녜요 
도로 방음벽, 건물 유리창에 부딪혀 죽는 새들(무려 연간 800만마리)의 이야기를 예전 레터(다시 보기)에서 전해드린 적 있었는데요. 녹색연합을 비롯한 수많은 분들의 노력에 힘입어 마침내 새 충돌을 막을 최소한의 법이 지난 11일부터 시행됐어요. 공공기관들이 건축물, 방음벽, 수로 등 인공구조물에서의 야생동물 추락·충돌 피해를 막을 저감조치를 의무화한단 내용. 법이 생긴 건 너무너무 환영이지만 이제 제대로 시행되는지 감시할 차례. 안타깝게도 녹색연합이 조사한 서울시내 25개 구청들은 대부분 저감조치 시행 계획조차 제대로 세우지 않은 상태래요. 구청들을 독촉하기 위한 서명 캠페인(각 구청 담당자분들께 곧바로 전달된대요)에 참여해봐요. 1분이면 참여 가능! 

지구용이 마음에 든다면 구독링크(https://bit.ly/3NMzgj1)를 널리 공유해주세요!

💌use4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