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해서 얘기 안 꺼내려고 했는데... 용사님, 흑백요리사 보셨나요? 출연자 분들 식당에 손님이 북적거린다는 소식에 아쉬우면서도('못 가겠구나...'😭) 내심 뿌듯했던 건, 옥수동 로컬릿을 이미 몇 번이나 다녀와서예요. 자극적인 맛이 없는데도 만족스러웠던 그 날들을 떠올리며 상상 속의 행복을 다시 누려봤죠. 조금 기다렸다가 꼭 방문해 보시길 권하며, '고독한 비건' 로컬릿 편 두고 갈게요.   

저탄소도시에 대한 지난 레터를 많은 용사님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숨만 쉬어도 고탄소인 도시보다는 느리더라도 상쾌한 동네에서 살고 싶다고, 우리 모두 꿈꾸고 있기 때문일까요?
그래서 오늘은 더 깨알같은 이야기로 돌아왔어요. 그린피스의 저탄소 도시생활 프로젝트 2탄이 9월 말에 진행됐거둔요. 30명의 시민들이 참여해서 저탄소도시를 잠깐이나마 체험했어요.   

행궁동 차 없는 거리를 걷는 참가자들. /오늘 사진은 모두 그린피스   

참가자들이 먼저 찾아간 곳은 수원 행궁동의 차 없는 거리. 수원은 지난 2013년에 자치단체국제환경협의회(ICLEI), 유엔 인간정주위원회(유엔 해비타트)와 함께 '생태교통 축제'를 연 적이 있어요. 자전거 같은 친환경 교통수단만을 이용해 한 달을 살아보는 세계 최초의 실험이었죠. 행궁동 2200여 가구 주민들이 대부분 자발적으로 참여했대요. 덕분에 한 달 동안 34만㎡ 면적의 구도심에서 1500여대의 차가 사라져서 도보와 자전거를 위한 거리가 됐고요.   

수원시와 행궁동은 이후 10년 동안 50회 넘게 '자동차 없는 날'을 정해 실천해 왔어요. 올해는 시범 사업으로 10~12월에 주말·공휴일 오후 1~6시에 핫플 '행리단길'에서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고, 내년 1월부터는 아예 정례화하려고 논의 중. 행리단길 가본 용사님들은 아실 거예요. 얼마나 걷기 좋은지...에디터도 두어번 가본 적 있는데, 옛스러운데 예쁘면서도 아늑해서 살고 싶어졌던 기억이에요.   

인근 상인 분들이 처음에는 장사가 안 될까봐 반대하셨는데, 요즘에는 동의하는 분들이 많아졌대요. 수원 행궁동 주민 자치위원이시기도 한 박연희 ICLEI 한국사무소장님은 "시간대별 카드 소비액을 분석했더니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는 오후 1시~6시의 비중이 48.9%로 가장 많은 소비가 발생했다"고 전해주셨어요.   

제한적인 '차 없는 거리'가 아닌, 완전히 '차 없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앞으로의 과제는 모빌리티 개선이에요. 대중교통 시스템이 더 편리하게 잘 갖춰져야겠죠. 마지막으로 박연희 소장님 말씀 조금만 더 들어볼게요. 우리가 잃어버린 공동체에 대한 의지와 희망이 담겨 있어서 용사님들과 꼬옥 공유하고 싶더라고요. 다음 편은 여주 상거동 '에너지자립마을' 이야기예요. 꿀잼 보장. 

"10년 전이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낮을 때라서, 많은 노력과 예산(수원시 100억 원, 이 중 80억 원은 마을 시설 개선에 사용)을 투입했어요. 한정된 예산을 자동차 도로 정비 같은 데 못 쓰니까 주민 반발과 민원도 심했고요. 그래서 골목마다 다니면서 모든 과정을 설명하고 설득했어요. 덕분에 차 없는 거리를 실시한 9월 1일 자정부터 동네에 차가 하나도 없었어요. 차가 없을 때 도시의 경관이 어떻게 바뀔지 보여주기 위해서 지역의 자치, 예술 등 여러 그룹들이 공간을 활용해서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어요. 

해외에는 보행 도시를 만들기 위한 기본 계획이 있는 곳이 많아요. 어떻게 하면 자동차가 아니라 사람이 우선이 될 수 있는지, 사람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을지 제도 구상에 반영해야 하죠. '스쿨존'처럼 '홈존'을 지정할 수도 있고요. 시속 10km 이하여야 소음 피해가 줄어들고, 4 km 이하여야 안전한 자전거 이용과 보행이 가능해져요.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일상의 어려움을 나눌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그룹이 활성화돼야 해요. 아파트 한 단지만 해도 여러 그룹이 있는데, 이런 그룹들이 우리 생태를 새로운 눈으로 보고 논의할 수 있어야 하죠. 어렵다고만 생각하지 말고 소통할 수 있는, 의사결정권한을 가진 그룹이 있는지 확인하고, 정책결정자들을 어떻게 도울지 생각하고 물어보는 시민이 많아진다면 변화가 가능해요. 

그리고 행궁동에는 고령 인구가 많은데요. 옛 시대를 지난 어른이자 기득권층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한 번 한 약속은 지키려는 마음, 필요한 곳에는 후하게 지원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셔서 힘을 모아주셨어요."    

🚢우린 오폐수 없어 
HD현대삼호가 조선소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100% 재이용한대요. 작업에 쓰인 오염수, 폐수를 하수도로 배출하지 않고 전부 다시 쓰는 건 조선업계 최초. 덕분에 하루 최대 3400톤까지 재사용해서 환경오염도 막고 생산용수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게 됐대요. 

🐕‍🦺해변으로 출동하는 댕댕이들 
서울 성동구의 반려견 순찰대 '호두'를 아시나요? 몰라도 사는 덴 지장 없지만 시간 나면 꼭 검색해봐요 귀여우니깐...근데 요즘엔 댕댕이들이 해변 정화에도 출동한대요. 울진의 '댕댕이 가족봉사단'이 바로 그 사례. 울진 사는 반려인 용사님이라면 꼬옥 신청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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