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F 다이어리에서 나눈 지난 이야기 📄 2020.06.10│주라주라 마음도 좀 살펴주라 [Ep.5] 📄 2020.06.03│재택근무하다 3차원 다녀온 후기😎[Ep.4] 📄 2020.05.27│코로나19와 일곱 개의 시선👀[Ep.3] 월드 스타들의 ‘재택 라이브’와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화상 합주’, 아이돌 그룹의 온라인 콘서트, 그리고 각자의 공간에서 무대를 보기 위해 접속을 준비하는 사람들. 모두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새로운 풍경입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관람객은 물론 아티스트, 기획·제작자까지 겪어본 적 없는 경험을 하고 있는데요. 문화·예술계를 넘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이 변화하는 지금, 공개 방송·문화 콘서트·포럼 등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과 이벤트로 시청자들과 접점을 만들어 온 방송사도 고민이 적지 않습니다. SDF 여섯 번째 다이어리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 가장 먼저 랜선 관객이라는 새로운 포맷을 만들어 실험에 앞장서고 있는 SBS 예능본부 <트롯신이 떴다>의 곽승영 CP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국내 최정상 트로트 가수들이 랜선 관객과 만난 '트로트 랜선킹' 공연이 화제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상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응이 돋보인 공연이었다는 호평이 나옵니다. 곽승영 CP : 처음엔 저희 가수들이 공연을 해야 하는데, 공연장에선 익숙했을 그런 함성소리를 못 듣잖아요. 그래서 만들어낸 포맷인데, 생각하지도 못한 일들이 벌어졌어요. 출연하는 가수 분들의 경력을 모두 더하면 220년이거든요. 살면서 수천, 수만 번의 콘서트를 한 분들인데 이 분들도 처음 겪는 특이한 일이라고 하세요. 관객들의 눈빛, 표정이 하나하나 보이는 거예요. 저 사람이 방금 핸드폰으로 어떤 응원 문구를 썼고, 아, 저 사람이 지금 내 노래에 웃기 시작했구나, 우는구나... 객석과 가수 간 감정 교류가 훨씬 직접적이기 때문에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하는 무대다. 눈빛, 표정들을 쫓아가다보면 한순간에 아차, 하고 가사를 잊어버린다고 하세요. Q. 연출하는 입장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많았을 것 같아요. 곽승영 CP : 객석이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가수들이 준비하는 동안 대기 시간이 있잖아요, 10분 정도? 그 시간에 수백 명 정도 되는 관객들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우리 눈치게임 할래요?’ 이러면서 ‘1!’, ‘2!’. 미국 워싱턴에 있는 사람과 서울, 충북에 사는 사람이 서로 눈치를 살피고 게임을 하는데 이 모든 게 즉석에서 이뤄지는 거예요. 언택트(Untact)가 만들어낸 새로운 컨택트(Contact)라고 할까요. 저도 매번 우리 가수가 아니라, 관객들이 어떻게 더 발전해 있을까? 이번엔 또 어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까? 기대가 되고. 기존 콘서트에선 아티스트 역할이 90이고 객석이 10이었다면 랜선 콘서트는 아티스트와 객석의 역할이 50 대 50이라고 봐요. Q. 해외에서도 이런 포맷의 공연이 소개된 적 있는지요. 곽승영 CP : 이렇게 집단으로, 수백 명의 관객을 화상으로 연결하는 시도는 해외에서도 아직 못 들어본 것 같아요. 실제 저희가 첫 녹화를 한 바로 다음날 SM 측에서 저희와 같이 작업한 화상 채팅업체에 연락을 했다고 해요. 소속 아티스트들의 온라인 콘서트 같이 할 수 있겠느냐고. 저희랑 비슷한 방식으로 시작했더라고요. Q. 기술적인 부분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도조차 어려운 분야였을 텐데요. 곽승영 CP : 평균적으로 3시간 공연을 하면 두 번 정도는 튕겨나가서 다시 대화방을 개설해서 들어오시게 하고. 오디오도 가끔씩 끊기거든요. 이런 게 제일 관건이죠. 아직은 저희도 불안해서 수백 명 정도로 가고 있지만, IT 쪽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되면 이론상으로는 수천 명도 충분히 가능해요. 관객들에게 어떻게 하면 현장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죠. AR이나 홀로그램 같은 기술이 접목되면 좋을 것 같은데 현장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관건일 것 같아요. Q. SBS나 SM 같이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금과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는 곳에서만 이런 종류의 실험을 이어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곽승영 CP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요즘은 소형 카메라 몇 대만으로 충분히 중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LED 모니터로 100~200명 정도 입장한 사람들을 보여줄 수도 있고요. 저희는 방송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기술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있었지만 오프라인에서 공연하시는 분들은 이런 식으로 시도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아요. 문제는, 저희도 그렇고 아직은 이게 무료잖아요. 그런데 이걸 유료화한다, 했을 때엔 관객들이 이 정도의 퀄리티를 보고 지불할 만 했다고 만족스러워 하실지. 새로운 공연 문화로 자리 잡으려면 결국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장감을 어떻게 확보할 건지가 관건일 거예요. Q. 새로운 가능성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비대면이 강제되는 비상 상황에서 자구책으로 나온 측면이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난 상황에서도 이런 형태의 공연이 이어질 것인가. 수요가 있을 것인가. 곽승영 CP : 틈새시장으로 존재하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저희 콘서트 관객 중 상당수가 평소라면 오실 수 없었던 분들이에요. 코로나 이전에도 사람이 많은 곳을 갈 수 없었거나, 몸이 불편하셨던 분들. 희귀병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 바깥에 나갈 수 없었던 분들... 아내를 위해 신청하신 분이 있었는데, 부부가 모두 입양아 위탁 일을 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을 봐야 하니까 트로트를 그렇게 좋아하시면서 콘서트는 한 번도 가본 적 없으셨대요.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평소에 소외되셨던 분들에겐 이런 형태의 공연이 필요한 거예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비대면이 일상화된 세상이라면 더더욱요. 무엇보다, 이 모든 것들을 관객들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처럼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이야 계속 현장감, 라이브의 느낌, 이런 걸 강조하지만 이것도 결국 기존 오프라인 공연 프레임에 갇혀있는 거거든요. 관객들은 언택트 시대에 즐길 수 있는 현장감이 무엇인지 찾았고, 이미 즐기고 있는데 저희가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고민을 붙잡고 있는 것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저희가 진짜 해야 하는 일은,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부터 하루 빨리 벗어나서 관객들의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니즈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그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곽승영 CP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를 계기로 시작된 실험이지만, 어쩌면 기존에는 무대 위의 주인공에게만 비춰졌던 관심이, 이제는 참가자 한 명 한 명 모두에게 주어질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면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기존에는 없는 새로운 포맷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2004년부터 15년 내내 현장에서 직접 관객을 만나왔던 SDF도 위드 코로나 시대,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 여러분을 더 가까이 만나려 합니다. 10월 30일 DDP로 예정했던 포럼 무대를, 상암동 SBS프리즘타워로 옮겨 참가자 한 명 한 명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랜선 포럼’을 진행합니다. 세계적 명사들도 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 스튜디오 무대에서 이전에는 시도해본 적 없는 다양한 방식으로 생생한 강연을 펼칠 예정인데요. SDF2020은 SBS <트롯신이 떴다>가 개발한 기술시스템을 포럼에 최적화한 형식으로 발전시켜 관객과 연사가 보다 원활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관객 모집 방법 등 더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지 드리겠습니다. 포럼의 미래를 여는 SDF 2020의 담대한 도전을 함께해 주세요! 🙏 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 SBS SDF sdf@sbs.co.kr 서울시 양천구 목동서로 161 SBS방송센터 보도본부 논설위원실 SDF팀 수신거부 Unsubscribe Copyright © 2020 SBS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