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을 소개합니다.

Main Act

👏🏻👏🏻 오늘의 메인 연주는 지네트 느뵈가 연주하는 

라벨(Ravel)의 "치간느(Tzigane)"였습니다!

1919년에 태어나 30살로 짧은 생을 마감한 지네트 느뵈는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로 남아있습니다. 그는 특히 무대를 압도하는 파워풀한 연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음악을 배운 느뵈는 역시나 어려서부터 바이올린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7살에 부르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대중 앞에서 연주하고, 11살에 파리 음악원에 입학했을 정도로 말이죠.

그러나 이듬해 참가한 빈 국제 콩쿠르에서 4위를 하면서 정체기를 겪습니다. 이때부터 지네트 느뵈와 칼 플레쉬의 인연이 시작되는데요. 칼 플레쉬는 당시 콩쿠르의 심사위원이자, 바이올린계의 유명한 코치였습니다. 느뵈의 재능을 알아본 그는 느뵈에게 무료 레슨을 제안했고, 그의 가르침을 쏙쏙 흡수한 느뵈는 이후 16세의 나이에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자리를 증명해 냅니다😎

💡 하나 더! 폴란드의 작곡가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비에니아프스키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1935년 처음 열린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오늘날 '바이올리니스트 등용문'으로 불리는 이 콩쿠르가 이토록 명성을 지니게 된 데에는 지네트 느뵈의 영향이 큽니다. 느뵈가 바로 콩쿠르 제1회의 초대 우승자거든요. 이 어린 소녀에 밀려 2위에 그친 바이올리니스트는 그보다 11살 연상의 🔗다비드 오이스트라흐였습니다. 첫 회부터 전설적인 두 명의 연주자를 배출해 낸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정말 대단하죠?

다라니와 느뵈;

이 콩쿠르를 위해 느뵈가 준비한 곡이 바로 라벨의 "치간느(Tzigane)"였습니다. 이후 느뵈를 대표하는 곡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이 곡은 그의 강렬함을 엿볼 수 있는 곡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치간느(Tzigane)’는 프랑스어로 ‘집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a.k.a. 엄청난 연주 스킬이 필요하도록) 작곡된 이 곡은 그 창작 계기도 흥미롭습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런던을 찾은 라벨은 헝가리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옐리 다라니(Jelly d'Arányi)의 공연을 관람합니다. 그리고 이날의 프로그램을 채운 헝가리 음악에 매료된 라벨은 그로부터 2년 후, 이 곡을 완성해 내죠. 다라니 또한 강렬한 연주로 유명한 만큼, 비슷한 결을 가진 느뵈에게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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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ussy: Violin Sonata in G minor

강렬한 연주로 관중에게 선명하게 남아있는 만큼, 느뵈의 죽음은 많은 음악 애호가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냈어요. 지네트 느뵈는 30세였던 1949년 10월, 파리에서의 공연을 끝내고 뉴욕으로 가는 에어프랑스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는 뉴욕에 도착하지 못하고, 중간에 추락하고 마는데요😰 이 사고로 탑승객 48명이 모두 숨지게 됩니다. 그중에는 판화가 베르나르 부테 드 몽벨와 샹송 가수인 에디트 피아프의 연인이었던 복싱 선수 마르셀 세르당도 있었다고 해요.

당시 지네트 느뵈는 그의 오빠인 장 느뵈, 그리고 매우 아끼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과 함께 비행기에 탑승했어요. 이때 장이 이 비행기에 탄 이유는 바로 그가 지네트의 반주자로 활동했기 때문입니다. 피아노 연주자였던 장 느뵈는 지네트 느뵈의 전담 반주자로 활동했고, 늘 동생의 연주에 동반했어요. 오늘은 이 남매의 연주로 뉴스레터를 끝맺음하려고 합니다. 문득 이들이 조금 더 오래 살았다면 어떤 연주를 남겼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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