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숏폼을 보던 에디터의 귀와 눈을 사로잡은 영상이 하나 있어요. 바로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5번 2악장을 재즈풍으로 연주한 위 영상입니다. 호른이 연주하던 주선율을 기타로 연주한 게 예상보다 훨씬 잘 어울리더라고요. 배경음에 옅게 들리는 드럼 소리와 건반 선율, 그리고 이에 대조되듯 무겁게 흐르는 현까지. 딱 가을에 어울리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두고 흔히 '센티멘탈리즘'의 정수라고 하는데요. 이때 '센티멘탈리즘'이란 어떤 가상의 이미지에서 임의의 대리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내가 경험한 적이 없는 슬픔과 고뇌, 고독이 느껴진다고 하여 붙여진 별명이 아닐까 싶어요. 동성애자였던 그는 여성과 결혼했으나 곧 이혼했고,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시도까지 했을 정도로 평생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싸워야 했습니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의 차이콥스키는 유명세의 절정에 있었음에도 우울증으로 힘들어했어요. 그는 자신의 노트에 이 곡의 1악장 서주에 대해 “운명, 알 수 없는 신의 섭리에 대한 완전한 복종"이라고 적었습니다. 이 곡에서 반복하여 등장하는 라이트 모티브인 제1악장 서두의 클라리넷 부분이 '운명의 동기'라고 불리는 까닭도 이것 때문이에요. 그는 운명에 대한 고뇌를 담은 이 곡을 자신의 초연으로 세상에 발표했으나, 여러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게 됩니다😿 차이콥스키 스스로도 이 곡은 장황하고, 너무 과하다고 표현했다고 하죠. 그럼에도 이 곡은 센티멘탈리즘의 핵심으로서 후대의 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을 주게 되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