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UAM #예타 #트위터
2022.4.27 (수)
어렸을 적 ‘미래 도시’를 상상해 그려보라고 하면 누군가는 꼭 그렸던 그림들이 있습니다. 우주의 모습이나 바다 밑의 해저 도시를 그리는 아이들이 많았는데요, 이런 상상과 함께 자주 눈에 띄었던 것이 ‘하늘을 나는 자동차(Flying Car)’였어요. 아마 아주 먼 미래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에서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플라잉 카’ 시대가 곧 펼쳐질 수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어요. 앞으로 3~4년이면 서울 하늘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고요. 아직 어디에서도 구경해보지 못한 것 같은데, 영화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난다는 걸까요?

3년 뒤면 ‘플라잉카’가 뜬다고?
사실 언론에서 ‘플라잉 카’라고 표현하는 건 도심 항공 교통(UAM, Urban Air Mobility)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엄밀하게 따지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아니죠. 플라잉 카라고 부르려면 땅에서도 달리고 하늘에서도 날아야 하는데, UAM은 일단 하늘길만 사용할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거든요.

도심 항공 교통(UAM)은 말 그대로 도심에서 이용하는 항공 교통수단이라는 뜻이에요. 기존 항공기와 다른 점은 서울이나 뉴욕 같은 복잡한 도심 내에서 이동할 때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죠. 사실상 자동차처럼 4~6명 정도의 적은 인원이 탑승할 수 있는 개인용 비행기(PAV, Personal Air Vehicle)라고 보시면 돼요.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수직 이착륙 비행체.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KAI, 한화시스템.
몇 년 전부터 이런 개인용 비행기가 미래 교통수단으로 등장할 거라는 뉴스는 가끔 전해졌는데요, 최근에는 여러 나라가 본격적으로 상용화 준비에 나서고 있어서 다시 주목받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꽤 적극적이에요. 차기 정부의 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그저께(25일) UAM 상용화를 국정과제로 반영해 중점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어요. 2025년까지 서울 하늘에 UAM을 띄우겠다는 건데요, 이쯤 되면 정말 몇 년 안에 서울 하늘에서 UAM을 자주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UAM, 비행기랑 뭐가 다른 거야?
UAM은 수직으로 이륙하거나 착륙할 수 있는 개인 항공기라고 보시면 돼요. 보통 항공기와 다른 건 크기가 작다는 점과 수직으로 이착륙해서 활주로가 필요 없다는 점, 450m 정도 높이의 저고도로 비행한다는 점, 석유가 아닌 전기를 쓴다는 점 정도죠.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헬기와도 차이점이 많아요. 일단 연료 효율이 높고 속도가 빠르지만, 전기를 써서 기름을 쓰는 헬기보다 경제적이에요. 헬기처럼 시끄럽지 않아서 서울 같은 복잡한 도심 하늘에서 조용히 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해요. 크기가 작으니까 헬기보다 더 좁은 공간에 착륙할 수 있고요. 안전성에도 차이가 있어요. 보통 우리가 ‘프로펠러’라고 부르는 ‘로터’가 여러 개 장착되기 때문에 이 중 하나가 파손되더라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고 해요.

좋은 건 알겠는데...왜 만드는 거야?
UAM은 서울이나 뉴욕, 도쿄 같은 복잡한 도심에서도 교통 체증을 극복할 수 있는 미래 교통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어요. 특히 최근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메가시티화(Mega-Urbanization: 인구 1,000만 명이 넘는 거대 도시가 형성되는 현상)’가 일어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줬어요.

인구 1,000만 명 이상 도시에선 차량들의 평균 주행 속도가 대부분 시속 30km를 넘어서지 않아요. 지난해 기준 서울에서 자동차들이 달린 평균 속도는 시속 23km에 불과했어요. 이런 상황이니까 ‘하늘길’을 써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최고 시속이 300km를 넘는 빠른 속도로 여러 거점을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서 교통 혼잡을 극복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각국 정부도 UAM 개발을 장려하고 있어요.

서울은 2025, 미국은 2024, 중국은 내년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UAM 시대’를 먼 미래의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사실 주요국의 계획들을 살펴보면 코앞까지 다가온 모습이에요. 한국은 2025년에 상용화의 첫발을 뗀다는 목표를 잡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선 이 시점을 2024년으로 잡았고, 심지어 중국은 내년부터 당장 UAM을 하늘에 띄우겠다는 계획을 세웠거든요. 
일상적으로 UAM을 타는 대중화 시점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이때부턴 하늘에서 가끔 새로운 교통수단을 목격할 수 있게 된다는 거죠. 우리나라는 UAM을 2025년까지 띄우기 위해 ‘UAM 팀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드림팀’까지 꾸렸어요. 항공기 개발, 통신, 관제, 교통 시스템 등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한 민간 기업들과 공공기관, 정부가 함께 협업하기 위해서예요.

물론 UAM을 직접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기업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요.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 중 UAM 개발에 뛰어든 곳으로는 현대자동차,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있어요.

그거 아무 데서나 탈 수 있어?
그럼 2025년에 서울 하늘에서 날아다니는 UAM을 타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수 있을까요? 너무 비싸거나 탈 수 있는 곳이 적으면 사실 큰 의미가 없잖아요.

UAM은 하늘을 나는 택시라고 해서 ‘에어 택시’로 부르기도 하는데요, 택시라고 해도 비행기를 우리 집 앞으로 부를 수는 없어요. 마치 지하철역처럼 정해진 곳으로 가서 타야 하죠. 이 거점들은 ‘버티포트(Vertiport·수직 이착륙 비행장)’라고 불러요.
현대차가 구상한 UAM 이미지/자료=현대차
버티포트는 당연히 버스 정류장처럼 많이 만들 순 없어요. 그래도 여러 국가들과 기업들은 머리를 짜내고 있죠. 넓은 면적의 대형 주차장 건물이 많은 미국은 이 건물 옥상에 버티포트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래요. 한 기업이 이런 주차장 건물을 수천 개씩 가지고 있기도 해서, 기업 간 협의를 잘하면 버티포트 확보가 비교적 수월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이런 방식을 쓰기가 힘들겠죠. 그래서 서울의 잠실 운동장이나 여의도 공원처럼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곳부터 활용할 가능성이 커요. 물론 규모가 큰 건물 옥상에 버티포트를 확보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어요.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건설할 예정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사옥 상층부에 UAM 이착륙장을 여러 개 마련할 계획이래요. GBC는 초고층 빌딩 3개로 건설될 예정인데 이곳에 UAM 거점을 만들겠다는 거죠. 서울 강남구도 한강공원, 수서역, 강남세브란스 병원 등에 버티포트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해요.
GBC에 조성될 UAM 이착륙장 가상도/자료=현대차
많은 수의 버티포트를 미리 확보하려는 이런 시도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서울역 인근의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을 허물고 새로 짓는 건물 옥상에도 UAM용 이착륙장을 짓기로 했대요.

얼마 내면 탈 수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 나오지 않은 데다 국가별로 상황도 달라서 정확한 요금을 예상하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일부 기업이 서비스 예상 가격을 공개하기는 했는데요, 미국의 전기항공기 업체인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이 밝힌 요금은 2026년을 기준으로 1마일(약 1.6㎞)당 3달러(약 3760원)예요.

서울 삼성동 GBC에서 김포공항까지의 직선거리가 약 24km니까 UAM을 타고 이 거리를 날아갈 때 약 45달러(약 5만6000원) 정도 내야 한다는 거죠. 항공기라도 꼭 최단 거리로만 비행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6~7만원쯤 될 텐데요, 이 거리는 택시를 타도 약 3만5000원 정도 요금이 나와요. 차로 이동하면 조금만 막혀도 1시간 반쯤은 걸리는 거리를 10여분 만에 갈 수 있으니까 아주 비싸지는 않은 셈이에요.
실제로 초기부터 이런 가격에 이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몰라요. 미국 회사가 책정했다는 요금도 현실성을 따져보기 힘든 게 사실이니까요. 일단 'UAM 팀코리아'의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경우 2025년에 상용화를 시작해 2030년부터는 노선 수가 많이 늘어나고 비용이 점점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했어요. 그리고 2035년쯤엔 필수적인 대중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어요.

20년 동안 200배 성장할 산업?
UAM은 세계적으로 향후 20년 동안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줄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세계 3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2020년 약 8조7000억원 수준이었던 UAM 시장 규모가 2040년이면 1840조원 이상에 달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어요. 20년 동안 200배 성장할 거라는 과감한 예측이죠. 물론 이보다 낮은 성장률을 예상하는 기관도 존재해요.
자료=모건스탠리
서울 하늘에서 에어 택시를 보게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이제는 새롭게 열릴 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정비하고, 수직 이착륙 항공기가 안전하게 날아다닐 기반 시설들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네요. 과연 UAM은 혁신적인 미래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요?
★ 3줄 요약 ★
①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심 항공 교통(UAM)은 몇 년 안에 상용화를 시작할 전망. 주요국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은 2025년을 목표 시기로 설정했음. 차기 정부에서도 중점 사업으로 선정.

② UAM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소형 항공기로, 대형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 기존 비행체들과 비교하면 도심에서 비행할 수 있는 여러 장점을 갖추고 있음. 도심 곳곳에 수직 이착륙 비행장(버티포트)을 마련하면 대도시 교통 혼잡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③ 전 세계 UAM 시장은 20년 동안 약 20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을 만큼 유망함. 한국은 정부와 민간 기업, 공공기관이 협업하기 위한 'UAM 팀코리아'를 결성하고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음. 2035년쯤엔 필수적인 대중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음.

파랑새는 머스크 품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를 인수해요. 트위터는 회사 지분 전량을 440억달러(약 55조원)에 머스크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했어요. 그동안 머스크는 표현의 자유를 지지해왔는데요. 그는 트위터를 민주주의를 위한 디지털 광장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해요. 이에 따라 트위터의 게시물 검열 정책이 완화될 것으로 보여요. 그동안 트위터는 허위 정보 또는 부적절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일부 계정을 정지해왔죠. 하지만 검열 완화가 트위터를 유해 콘텐츠 유통 창구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육아휴직자 처음으로 감소했어요
2001년 제도 도입 이후 매년 늘어나던 육아휴직자 수가 작년에 처음으로 줄어들었어요. 지난해 육아휴직자는 재작년보다 1.3% 줄어든 11만555명이었는데요. 재작년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학교와 유치원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서 육아휴직 수요가 워낙 많았기 때문이래요. 전체 육아휴직자는 줄었지만, 남성 육아휴직자는 늘었어요. 작년 남성 육아휴직자는 재작년보다 5.9% 증가한 2만9041명이었어요.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은 2018년 17.8%에서 작년엔 26.3%까지 높아졌어요.

‘콜 몰아주기’ 카카오 택시 제재받아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승객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제재할 예정이에요.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 택시(카카오T블루)에 승객 호출을 몰아주는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데요. 택시 단체들은 승객이 카카오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비가맹 택시보다 먼 거리에 있는 가맹 택시가 먼저 배정된다고 주장해왔죠. 이에 대해 공정위는 조사를 진행했고, 카카오모빌리티가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어요.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해명을 듣고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래요.

부산에 신공항 들어선대요
정부가 부산에 가덕도신공항을 건설하기로 했어요. 국내 최초 해상공항이라는데요. 공사비는 총 13조7000억원이 들고, 2025년에 공사를 시작해 2035년 완공할 예정이래요. 정부는 매년 23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공항 건설 비용에 비해 경제적 효과가 낮을 수 있다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국회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특별법을 만들어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어요.
*예비 타당성 조사가 뭐야?
예비 타당성 조사는 대규모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계획할 때, 그 사업을 추진해도 될지 미리 조사해보는 절차예요. 경제성이 없는 사업을 선심성으로 진행했다가 세금이 낭비되는 걸 막기 위한 거죠.

  • 조사 대상
    총 5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고 국가 예산으로 300억원 이상을 지원하는 사업이 대상이에요. 보통 철도, 도로, 공항 건설 사업이나 통신망 구축, 대규모 연구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받게 돼요. 정부가 의뢰하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를 담당해요. 조사 기간은 6개월이고요.

  • 평가 기준
    예비 타당성 조사는 경제성, 정책적 타당성, 지역 균형 발전 등을 평가해요.

    ① 경제성 : 사업의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큰지, 사업 자금은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요.
    ② 정책성 : 기존 정책과 일관성이 있는지, 고용 유발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평가해요.
    ③ 지역 균형 발전 : 낙후 지역 개선 효과가 있는지, 지역 경제 파급효과는 있는지를 살펴봐요.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결론을 내리는데요. 예를 들어 비용 대비 경제적 효과는 작아도 지역 경제 파급효과가 아주 크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거죠.

  • 장단점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해 경제성이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걸 막고, 중도에 사업이 취소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하지만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사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어요.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조사 비용도 들어요. 

  • 조사 제외 대상
    교육시설이나 문화재 복원사업,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업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요. 도로나 상수도 등 기존의 시설을 단순 개량하거나 보수하는 사업도 조사를 받지 않아요. 또 법령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도 조사 대상에서 빠지죠. 그래서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주기 위해 특별법을 만드는 경우도 있어요.

  • 타당성 조사?
    예비 타당성 조사가 끝나면 보통 타당성 조사로 넘어가요. 예비 타당성 조사는 정부의 의뢰로 경제적 타당성을 주로 조사하는데요. 이와 달리 타당성 조사는 사업을 시행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직접 담당해요. 이 과정에선 사업을 추진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타당한지를 주로 조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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