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4일 오픈했습니다.
💌 오픈 71일차 💌

구독자님, 어서오세요. 

공연장 옆 잡화점 둥점원입니다.


구독자님은 요새 가장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ChatGPT(챗지피티)를 아시나요?

공개 단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는 ChatGPT는, OpenAI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인데요. 왕년에 심심이와 대화를 좀 나눠봤던 둥점원은 당연히 조금 더 매끄러워진 심심이 정도를 상상했는데 말이죠. 직접 확인해보니 놀라움의 연속, 상상 그 이상이었습니다 😮 번역은 당연하고, 코딩, 작사·작곡, 논문 작성 등등 광범위한 분야의 데이터 인식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대화 진행 능력에 이전의 대화를 기억해 답변에 활용하는 능력까지! 마치 감정을 읽는 듯한 AI를 보며 기술의 발전에 경이롭다가도 따라잡기 버거운 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 조금 씁쓸한 기분이 공존했어요.


이런 기분은 저뿐만이 아니었는지 현재 인공지능 챗봇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습니다. 특히 인간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문화예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죠. 클래식 비평가인 마이클 안도 브르더는 워싱턴포스트의 칼럼을 통해 AI와 클래식 음악의 미래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을 드러냈습니다. AI는 예술적인 목표나 창의적인 정신을 표현해낼수 없다고 이야기하는데요.


구독자님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과연 예술과 AI는 어디까지 공존할 수 있을까요?


창작자의 예술혼이 담긴 작품과 이를 보고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우리의 교감은 그 어떤 변화가 찾아와도 영원하길 바라며, 71번째 잡화점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지난 잡화점 42호60호에서 본업과 부업 모두 잘하는 음악가들을 짧게 소개해드린 적이 있었죠. 그중에서도 오늘은 N잡러계의 끝판왕, 필리프 헤레베허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1947년 벨기에 겐트에서 태어난 헤레베허는 의사였던 아버지와 음악가였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의학과 음악을 모두 공부했습니다. 어머니는 헤레베허의 첫 피아노 선생님이었다고 하죠. 의대에서 공부를 하면서도 1970년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하였고, 정신과 의사가 된 이후에도 밤에는 지휘 활동을 하는 등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갔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헤레베허는 의학 공부에 대한 목적을 찾지 못해 흥미를 잃는 반면, 그의 음악 활동은 더 많은 주목을 받으며 삶의 전부가 됩니다. 이 시기 고음악의 거장인 아르농쿠르와 레온하르트를 사사한 것을 계기로 시대악기로 연주하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등 여러 원전 연주단체를 창단해 활동을 이어나갑니다.


정신과 의사라는 그의 출신 배경 때문인지 헤레베허의 음악은 작품에 흡사 진단을 내리는 듯한 통찰력이 돋보인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비록 본인은 “정신과 의사로서의 경험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에 조금 더 도움이 될 수 있었기도 하겠지만 제가 좋은 지휘자가 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었습니다.” 라고 말했지만요.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의 경험과 배경이 음악가의 음악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두 가지 이상의 분야에 족적을 남긴 음악인들은 헤레베허 말고도 꽤 많이 있습니다. 

프로이센의 국왕이었던 프리드리히 2세(1712~1786)는 정사를 돌보는 틈틈히 작곡을 했으며, 동시에 뛰어난 플루티스트기도 해서 본인이 쓴 곡을 궁정 연주회에서 직접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왈츠의 왕’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동생인 요제프 슈트라우스는 작곡가이기 이전에 엔지니어이자 발명가로서의 본업을 더욱 사랑했습니다. 대중의 주목을 받는 것을 싫어했지만 형인 요한이 건강상 문제로 공연에 설 수 없을 때 대신 지휘를 하기도 했다고요. 철학자 장 자크 루소니체도 여러 작품을 작곡한 작곡가였으며, 헤레베허처럼 본업이 의사인 슈바이처는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이자 음악학자였죠. 천왕성을 발견하고 대형 망원경을 제작한 천문학자 허셜은 음악 신동으로, 오보에, 바이올린, 하프시코드, 오르간까지 연주할 수 있었으며 음악 선생님, 연주자, 성가대지휘자, 작곡가로 활동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독자적인 미국 음악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작곡가 찰스 아이브스는 음악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작곡 공부를 하였지만, 보험회사 직원으로서 커리어를 시작해 나중에는 보험회사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키워낸 사업가이기도 했죠. 


한 가지 분야에서 성공하기도 쉽지 않은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 N가지의 일을 멋지게 해내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이제 다시 오늘의 주인공, 헤레베허로 돌아와 이야기를 마무리해보려 합니다. 구독자님, 오늘 전해드린 소식을 통해 헤레베허와 한 뼘 더 가까워진 것 같지 않으신가요? 


무대 위에서는 대단히 정교하고, 논리적이며, 철학적이고 이지적인 음악가. 무대 뒤에서는 친절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열심히 한국어 멘트를 연습하던 할아버지. 필리프 헤레베허가 2017년 이후로 6년 만에 내한하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걸작을 한국 관객에게 선보인다고 하는데요. 곧 있을 헤레베허와의 만남이 저 혬점원에게뿐만이 아니라 구독자님께도 설레고 기다려지는 순간이기를 바라 봅니다.

“안녕하세요. 크로스오버 가수이자 불타는.. (웃음) 가수 손태진입니다.”로 시작된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의 미드나잇 인 파리 공연. 이날은 연주자, 스탭, 관객들 모두 여느 때보다 더 들뜬 모습이었습니다. 공연 당일 새벽 손태진님이 <불타는 트롯맨>(MBN) 1대 1위 트롯맨이 된 운명의 날 우리 모두 같은 공간, 순간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었을 텐데요. 


🎤<팬텀싱어>(JTBC) 1대 1위팀 멤버에 이어, 🔥<불타는 트롯맨>도 1대 1위라니! 로또 1등에 연이어 당첨될 확률보다도 더 어려운 일을 해낸 손태진님은 아직은 실감 나지 않는다는 말씀을 주시더라구요. 트롯맨 직후 첫 공연으로 클래식 전용 공연장에서 열리는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공연에서 ‘샹송’을 부른다는 즐거운 아이러니도 믿기 힘드시다고요. 


방송이 끝나고 새벽까지 촬영이 이어져 2시간 밖에 자지 못해 조금은 힘든 모습이었지만, 무대 리허설은 한 곡도 빠짐없이 순차적으로 진행되었고, 객석 1,2층을 둘러보며 사운드 체크도 꼼꼼하게 챙기고, 관객들에게 기분 좋을 경험이 될 샹송 노래 교실 아이디어도 내고,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셨답니다. 

이날 테너 존노가 콘텐츠 촬영으로 1일 홍보 인턴으로 현장에 함께 참여했는데요. 존 인턴을 복도에서 발견한 손태진님이 한달음 달려가 반갑게 맞아주시고. 셀카 찍을 때 필터도 안 쓰는 홍보 인턴을 기분 좋게 구박(?)도 해주시고, 소중한 인터뷰도 응해주셨답니다. 존노에게 “오늘 널 봐서 깜짝 놀랐는데, 네가 옆에 있으니 힘이 되었다”는 말씀도 잊지 않으시더라구요. (세상 따뜻😍) 덕분에 촬영 분량을 한껏 쌓은 존노 인턴도 즐겁게 칼퇴를 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무대를 샹송으로 가득 채운 프로그램 사이사이 라디오 DJ답게 부드럽고 유려한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8시 공연(T.M.I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은 하루에 2번, 2시와 8시 공연을 합니다)에서 공동 프로듀서 대니 구와의 토크 시간, 대니의 “다양한 장르를 오가는데, 음악을 함에 있어 본인만의 신념, 혹은 원칙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음.. 신념. 포기하지 않는 것이요. 도전하지 않으면 내가 모르는 일이 세상에 차고 넘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라는 말이 이날 모두의 가슴에 콕 박혔을 것 같아요. 도전하며 살아요, 우리!


8시 공연까지 마치고, ‘퇴근길’ 진행을 위해 공연장을 나서면서 “우린 또 자주 만날 거잖아요.”라는 따뜻한 인사를 남기며 떠나가신 불타는 가수님! 손태진님의 운명의 날에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현장 구매의 열기마저 불타오른 3월의 크클클은 행복 그 자체! 이 행복한 기분 그대로 이어서 우리는 크레디아 클래식 클럽 4월 공연에서 만나요~ 

by. 객원 앤점원

지난 3월 2일 고음악단체 콜레기움 보칼레·무지쿰 서울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공연하여 큰 박수를 받았는데요. 바흐의 마태수난곡은 3시간이 넘는 대곡으로, 자주 연주되기 어렵지만 고난주간(4/5~8)과 부활절(4/9)을 앞두고 3월(사순절 기간)이 되면 전세계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곡입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앙역에서는 코로나 이후 3월 한달간 마태수난곡을 노래하는 서프라이즈 콘서트를 열고 있고요, 지휘자 얍 판 츠베덴 또한 뉴욕필과 3월 23일~25일 마태수난곡을 연주한다고 해요.


마태수난곡(St. Matthew Passion BWV. 244)은 마태복음 26-27장의 텍스트를 토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고난을 그린 대표적인 수난곡입니다. 종교적인 의미를 떠나 바흐의 모든 음악적 형식을 집대성한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오늘은 구독자님께 교회음악의 최고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수난곡’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바흐 마태수난곡 BWV. 244 (1727)


바흐의 역작으로 여겨지지만, 이 곡을 대중들 앞으로 다시 끄집어낸 것은 멘델스존이었습니다. 영화 <바흐 이전의 침묵>에서는 멘델스존이 고기를 포장한 종이에서 마태수난곡의 악보를 발견한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할머니로부터 사본을 전달받았다고 해요. 멘델스존이 2년의 리허설을 거쳐 1829년 3월 11일에 공개한 바흐의 마태수난곡은 큰 성공을 거두었고, 3월 21일 바흐의 생일에 두 번째 공연을, 그리고 4월 8일 성금요일에 세 번째 공연까지 이끌며, ‘완벽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 ‘멘델스존은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어떻게 부활시켰는가’) 아마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곡은 전곡 중 제39곡인 ‘불쌍히 여기소서’일텐데요. 오늘은 전곡에 도전해 보시면 어때요? 고음악의 대가 필리프 헤레베허가 지휘한 콜레기움 보칼레겐트의 이 음반은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카운터테너 안드레아스 숄 등 스타 성악가들이 참여했구요, 바흐의 마태수난곡 음반으로 늘 추천되는 명연이랍니다. 

쉬츠 마태수난곡 SWV. 479 (1666)


구독자님은 혹시 쉬츠의 마태수난곡을 들어보셨나요? 

바흐보다 딱 100년 전에 태어난 하인리히 쉬츠는 ‘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는 바흐 이전에 ‘독일 음악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쉬츠는 독일 바로크 음악의 기초를 만들었던 작곡가입니다. 그러니까 바흐보다 훨씬 이전인 1600년대에 쉬츠는 마태, 요한, 누가 세 개의 수난곡을 작곡했는데요. 이 작품들은 특이하게 악기반주가 없습니다. 당시 사순절 기간에는 교회에서 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전통에 따라 무반주로 작곡된 작품들입니다. (출처: 슈만과클라라) 무반주라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사람의 목소리만으로도 아름답고 풍성한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바흐의 마태수난곡과 비교해서 들어봐도 좋을 것 같은데요, 바흐의 음악이 새삼 화려하게 느껴지더군요. 쉬츠의 수난곡이 조금 더 엄격한 느낌이 들지만 섬세한 아름다움에 빠지게 될지도 모릅니다. 쉬츠는 드레스덴에서 세상을 떠났는데요. 드레스덴 십자가 합창단의 음반으로 쉬츠의 마태수난곡을 소개합니다.

고음악의 대가와 위대한 걸작의 만남✨ <필리프 헤레베허 &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의 티켓이 오픈되었습니다. 혁신적이고 논리적인 해석을 보여주는 필리프 헤레베허가 이번에 선택한 음악은 모차르트 ‘주피터’와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인데요. 6년 만에 내한하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공연, 기대해도 좋아요! 

🎉경축🎉 소프라노 박혜상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 <Songs of Her>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여성 역사의 달’을 맞이해 뜻깊은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무대였는데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차세대 디바 박혜상. 그녀가 세계로 향하는 여정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세요! 

아름다운 존노의 목소리에 홀딱 빠져보는 시간!🧡🐻 테너 존노가 <아름다운 열정 The Tenors>(3/20-21) 무대에 오릅니다. 테너 김성호, 박승주와 함께 오페라 아리아부터 가곡, 크로스오버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는데요. 황홀한 선율이 가득한 여긴 그야말로 #뮤직파라다이스 💫

인모니니가 연주하는 버르토크 협주곡🎻 3/22(수),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경기필하모닉과 버르토크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연주합니다. 양인모가 만들어내는 섬세한 음색에 주목해 보세요.

첼리스트 문태국이 최초로 한국을 방문하는 브레멘 필하모닉과 협연합니다.🎶 브람스가 사랑한 브레멘 필과 선보이는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4/25(화) 예술의전당에서 만나요!

지난 3년간 크레디아와 함께해 온 첼리스트 홍진호의 매니지먼트 계약이 종료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연주로 위로를 전해준 홍진호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의 눈부신 앞날을 잡화점이 응원합니다!
<공연장 옆 잡화점> 은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오픈합니다.
잡화점 운영하는 사람들: 
묘점원, 혬점원, 둥점원, 현점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