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을 소개합니다.

존 노 - NSQG 3 : 그리움(Sehnsucht)

Main Act

👏🏻👏🏻 오늘의 메인 연주는 말러의 가곡 모음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였습니다!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는 독일의 두 시인, 아르님과 브렌타노가 공동 제작한 독일 민요시 모음집이에요. 이 작품이 만들어졌을 때 독일에서는 나폴레옹에 대항한 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었습니다🇩🇪 애국심을 고취하고, 독일 전통 신화와 민요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이야기가 주목받았죠. 이 민요집 안에도 사랑과 이별, 독일의 전설, 혁명, 전쟁, 죽음 등 아주 다양한 소재가 들어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인 하이네는 “독일인을 이해하려면 이 시집을 읽어야 한다.”라고 말했고, 괴테 역시 "집집마다 있어야 할 책"이라며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고 하죠🤓

민중시인 데다가 전설, 사랑, 죽음과 같은 직관적인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시의 내용을 살펴보면 말 그대로 "이상하다..."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약간 과격한 부분도 있고요. 시의 일부를 발췌해 보여드릴게요.

“엄마, 아 엄마, 저 많이 배고파요.

저에게 빵을 주시지 않으면 죽을지도 몰라요!”

“기다려라, 잠자코 기다려라 아가야! 내일 빵을 구울 거란다.”

그리고 빵이 다 구워졌지만, 아이는 이미 죽어 관에 누워 있네.

- Das irdische leben (지상에서의 삶) 중

“혹시 군것질을 좋아하시나요? 제 주머니에 있는 음식을 좀 드세요!

네? 부디 드셔주세요”

“바보 같은 아가씨, 나는 먹고 싶지 않다니까요!”

- Verlorne Müh (헛수고) 중

그럼에도 이 시집을 너~무 좋아했던 말러는 이를 바탕으로 무려 몇십 곡이 넘는 작품을 작곡했고, 그의 작품 시기 중 특히 강하게 영향을 받았던 시기를 통틀어 '뿔피리 시대'라고 하기도 해요🐚 그중 오늘 메인 연주에서 소개할 말러의 가곡 모음집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는 총 14곡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피에르 불레즈가 모음곡으로 묶어낸 12곡이에요. 그래서 위의 연주 영상 또한 불레즈 말년에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와 연주한 것으로 가지고 온 것이고요. 그냥 민중시에 곡을 붙인 것이기 때문에 정해진 순서도 없고, 꼭 12곡이나 14곡 전체를 다 연주해야 할 필요도 없어요.

이상하지만 매력적인 소재 ;

이 시집은 전국적인 인기는 물론, 독일 예술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오늘의 작곡가 말러뿐 아니라 브람스, 슈만, 쇤베르크 등 우리가 아는 작곡가들도 이 시집을 가사로 활용하여 음악을 만들었죠. 이중 브람스의 곡은 소프라노, 테너, 알토, 베이스의 음성이 한데 어우러져 한층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주는데요🏔️ 가사에 충실한 연기로 극 음악같은 느낌을 주는 말러의 곡과 다소 상반되는 모습입니다. 브람스는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를 자신의 “7개의 노래(Sieben Lieder Op.62)” 에도 활용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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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 Ich ging mit Lust durch einen grünen Wald

말러가 이 시집에 큰 영향을 받은 이유를 그의 유년 시절에서 찾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말러의 아버지는 유대인이었지만, 유대교보다는 카톨릭 신자에 가까운 사람이었대요. 아버지는 말러가 독일 문화에 동화되기를 바라며 이를 교육에도 투영했어요. 이 때문에 말러가 독일 문화를 특히 친숙하게 여기고 그 민족주의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 하는 것이 학자들의 주장이고요✍🏻

말러의 대표 장르라고 할 수 있는 교향곡에도 이 '뿔피리'의 영향이 미쳤습니다. 메인 연주에서 소개한 가곡 모음집중 "Es sungen drei Engel"이 교향곡 2번 3악장에 활용되었고, "Ulicht"는 교향곡 2번의 4악장에 거의 통째로 활용되었어요. 이처럼 뿔피리 가곡들이 주로 활용된 교향곡 2번, 3번, 4번을 "뿔피리 교향곡"이라고도 부른다고 하니, 말러에게서 뿔피리는 절대 떼놓을 수 없겠죠?

오늘 <More...>의 연주에서는 말러가 또! 뿔피리 시집을 소재로 하여 쓴 모음곡집 중 한곡인 "Ich ging mit Lust durch einen grünen Wald"을 가지고 왔어요😻 앞서 소개한 가곡 모음집에는 포함되진 않지만, 선율이 아름다워 피아노 독주곡으로도, 성악곡으로도 사랑 받는 곡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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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교향곡 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