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레터에 이어 오늘도 '누군가가 그리워진 순간'이라는 주제로 찾아온 방구석 문화생활입니다! 오늘 레터를 소개하기 전에, 혹시 지난 레터를 놓쳤다면 여기를 눌러 누군가가 그리워진 순간에 함께하면 좋은 뮤지컬과 드라마를 먼저 만나보세요!
오늘은 영화 에디터 씨네벳과 책 에디터 영글의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씨네벳은 '떠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영글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기획자 헨젤과 그레텔이 소개하는 이번 주 국내외 문화예술 이슈, 방구석 밖 이야기도 준비되어 있.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밥 아저씨 그림의 근황(?)도 전해 드리니 오늘 레터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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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에디터 씨네벳 🐱
아무래도 그리워한다는 것은, 지금은 그 대상과 나 사이에 거리가 있다는 뜻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그리워진 순간’이라는 주제를 받고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떠난 이들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떠난 사람’이라는 이야기에 들어맞는 영화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다음 영화를 소개해 보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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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 <러덜리스> 스틸컷
<러덜리스>는 상실로 영화를 시작합니다.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총기 난사 사건, 그 참사에서 아들을 잃은 샘(빌리 크루덥)은 상실감에 빠져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클럽에서 청년 쿠엔틴(안톤 옐친)의 목소리를 듣고 밴드 활동을 제안하게 됩니다. 떠난 아들이 작곡했던 곡들을 가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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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 <러덜리스> 스틸컷
비교적 무거운 사건으로 이야기를 열어젖히지만, <러덜리스>에는 즐겁고 유쾌한 순간들도 많습니다. 특히 밴드 활동을 시작하고 샘이 마음을 열면서 관객들을 흥겹게 만드는 노래도 많죠. 감동적인 노래들도 있구요. 게다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결말을 종잡을 수 없게 하며, 영화는 점점 관객을 흔들기 시작합니다. 예상 못 할 순간들을 지나서 과연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음악 영화를 경유해 죄, 상처, 그리고 치유에 관해 이야기하는 <러덜리스>는 관객을 감정의 풍랑 가운데로 초대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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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영화 / <스타트렉 다크니스> 스틸컷, 영화 속 안톤 옐친의 모습
슬프게도 쿠엔틴을 맡은 배우, 안톤 옐친이 지난 2016년에 27세의 젊은 나이에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러덜리스>는 작품 바깥에서도 ‘떠난 사람’의 영화가 됐습니다. 환한 미소가 아름답고, 싱그러운 에너지가 참 좋은 배우였는데 당시 소식을 듣고 받았던 충격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저는 <러덜리스>를 그의 사후에 봤던지라, 영화를 볼 때마다 더 감정적인 것 같아요. 꾸석이들에게도 안톤 옐친이란 배우가 기억되길 바라며 <러덜리스>의 OST 속 가사로 마무리해봅니다.
“잃어버린 것은 회복될 수 있어
떠난 것도 잊히지 않아
네가 여기 곁에서 함께 노래할 수 있다면”
🎞️영화 <러덜리스>는 왓챠, 티빙, 웨이브,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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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에디터 영글 🐾
무릎을 베고 누우면 이야기가 솔솔,
어른을 위한 그림책 모음
님, <무지개 물고기>, <괴물들이 사는 나라>,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같이 유명한 그림책 중 좋아했던 책이 있나요? 지금은 제목이나 일러스트만 어렴풋하게 기억나지만, 그때 읽은 책들이 지금 우리의 밑바탕이 되었겠지요.😊 어른이 되어 그림책은 이제 졸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 갔을 때 좋은 그림책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어른의 마음에도 울림을 주는 그림책 세 권을 소개하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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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츨처] 씨드북
🥣이자벨 카리에의 <아나톨의 작은 냄비>
올해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이 책을 펼쳤다가 눈물이 핑 돌았어요. 주인공 아나톨은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냄비를 맞은 뒤로, 그 냄비를 끌고 다녀야만 하는 아이입니다. 달그락거리는 냄비 탓에 달리기도 느리고 친구들에게 놀림받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아나톨을 이해해주고, 냄비를 잘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가방을 만들어 선물해주죠. 작가가 다운 증후군 자녀를 생각하며 그린 책이라고 해요. 모두들 장애뿐 아니라 각자의 독특한 부분들을 잘 끌어안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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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츨처] 움직씨
🌈브라네 모제티치의 <첫사랑>
이건 제가 작년 도서전에서 구매했던 책인데요. 처음으로 만난 퀴어 그림책입니다. 퀴어인 작가가 어린 시절을 돌아보며 쓴 이야기예요. 유치원에서 만나 친해진 두 아이의 이야기는 *‘난 그애를 사랑했어. 그 애도 아마 그랬을 거야.’*라는 문장으로 끝나는데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애정이 무엇인지, 아이들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어떻게 지켜봐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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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츨처] 사계절
🌿김성라의 <고사리 가방>
한국 그림책이 빠지면 섭하겠죠? 우리말로 된 책은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어 또다른 재미가 있는데요. 특히 이 책은 작가가 고향인 제주를 배경으로 쓴 이야기인 만큼 제주 방언을 만나볼 수 있어요!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 어머니와 함께 고사리 따러 가는 단순한 줄거리지만, 앞서 소개했던 마스다 미리의 만화처럼 가벼우면서도 따스한 울림을 주는 이야기랍니다. 아름다운 제주 풍경 속에 잠시 쉬어 가세요.
어른이 되어 다시 그림책을 보니,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짧고 단순한 문장으로 이런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어릴 때 우리 부모님도 ‘좋은 이야기를 읽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신중히 책을 고르셨겠지요? 그 따뜻한 마음을 기억하면서 오늘은 스스로를 위해 좋은 그림책을 골라보아요.
📖 YES24, 알라딘 등에서 전자책 구매 가능한 <첫사랑> 외 두 권은 종이책으로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그림과 가까워져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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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Bob Ross / A Walk in the Woods (Season 1 Episode 1)
꾸석이들 "밥 아저씨"로 불린 밥 로스를 아시나요? 방송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The Joy of Painting)'에서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그림을 쉽게 그린 후 "참 쉽죠?"라고 말하는 것으로 유명한 화가인데요.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 1화에서 무려 30분 만에 완성한 <숲속의 산책(A Walk in the Woods)>이 한화 약 131억 원에 판매됩니다.
이 작품의 최초 구매자는 방송국에서 일한 자원봉사자로, 자선 모금 행사에서 100달러(한화 약 13만 원) 미만을 주고 그림을 샀다고 해요. 올해 초 미국의 갤러리가 소유하게 되었고, 이번 경매에 내놓은 것이죠.
로스가 그림 그리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한국어 더빙 영상을 시청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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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르완다 대량 학살 희생자 추모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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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PA연합뉴스 / 키갈리 기념관의 대학살 희생자 유해들
1994년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벌어진 대량 학살의 아픔을 기리는 유적지 4곳(기소지, 냐마타, 무람비, 비세로 기념관)이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르완다에서는 1994년 후투족 출신인 쥐베날 하비아리마나 대통령이 여객기 추락으로 사망하자, 대통령 경호부대가 소수파 투치족을 배후로 지목하고 투치족을 학살해 약 80만 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2004년 영화 ‘호텔 르완다’를 통해 널리 알려졌죠.
기념관 중 가장 규모가 큰 기소지의 키갈리 기념관에는 약 25만명의 희생자가 묻혀 있는데요. 이곳에는 희생자 유해뿐 아니라 창, 곤봉, 칼날이 달린 무기 등 후투족 극단주의 세력이 100일간 벌인 학살의 물증도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는 대량 학살의 아픔을 기리며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담은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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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방송사에 인수되는 ‘스튜디오 지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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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인수됩니다.
스튜디오 지브리를 이끌어가는 두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프로듀서 스즈키 도시오 대표가 고령이라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후계자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는데요. 지브리의 기업 경영권은 일본 민영 방송사인 닛폰 TV 네트워크로 넘어갈 예정입니다.
지브리를 인수하는 닛폰 TV 네트워크는 대형 신문사 요미우리에서 운영하는 회사로, 1985년 TV에서 처음으로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방영하면서 지브리와 연을 맺었습니다. 이후로도 지브리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등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왔죠.
닛폰 TV는 앞으로 지브리가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으로도 지브리만의 개성이 담긴 작품들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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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디의 ‘사계’가 카이스트 학생들의 손에서 재탄생했습니다.
“미래의 ‘사계’를 인공지능이 음악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2050년 대전의 기후 예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데요. 기존의 사계와 달리, 전체적으로 음산하고 불안정한 느낌을 전달합니다. 특히, 봄의 경우 ‘봄의 생명력’을 강조하기보다는 줄어든 새소리로 생물 다양성 감소를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죠. 원곡과 비교해서 들으면 이러한 차이가 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후 위기’를 음악적으로 풀어낸 ‘사계 2050’! 꾸석이 여러분들은 이러한 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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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이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즐기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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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문화생활은 씨네벳🐱, 세진🍃, 윌비🎶, 벨🌟, 영글🐾, 규나👾,
수이🦋, 여니🎀, 찐이🐸 그리고 헨젤🧁과 그레텔🍑이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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