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과 음악을 소개합니다.

첫눈으로 하얗게 물들었던 지난주, 아마 수도권에 거주하는 글리터라면 다소 힘든 출근길/등교길을 경험하셨을 텐데요. 뉴스에서는 경기도에 스키를 타고 출근하신 분이 있다고도 하더라고요. 편도 4시간 버스를 타고 출근한 에디터 S는 '차라리 스키가 빨랐을걸...' 이라는 생각을 했다네요😇

미국의 작곡가 리로이 앤더슨은 스키 대신 썰매를 음악으로 녹여냈습니다. 캐롤 모음에서 빈번히 들을 수 있는 "Sleigh Ride"는 의외로 더운 여름날 작곡됐는데요. 더위를 잊기 위해 썰매 타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 곡을 썼다고 하죠. 그래서 이 곡에는 썰매를 끄는 말에 달린 'Sleigh Bell(슬레이 벨)'을 비롯한 말발굽 소리, 말 울음소리 등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빙 크로스비와 엘라 피츠제럴드를 비롯한 재즈 뮤지션은 물론, 보컬그룹 더 로네츠(The Ronettes)에 의해서도 커버되어 세대를 거듭할수록 사랑받은 이 곡. 이 정도면 감히 클래식 캐롤이라고 불려도 될 것 같죠? 오프닝에서는 엘라 피츠제럴드의 목소리로 들어봅니다❄️

Main Act

Ella Fitzgerald: Misty

현존하는 재즈 뮤지션에게 교과서 같은 존재, 엘라 피츠제럴드. 1917년에 태어나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낸 그는 비록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진 못했지만, 어릴 적부터 교회에서 가스펠을 자주 듣고 부르며 음악을 가까이했어요. 언젠가 춤을 추러 간 무대에서 갑자기 맘을 바꿔 노래를 불렀고,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었던 그는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관객들이 자신에게 사랑을 보내준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1934년, 할렘 르네상스를 일으킨 장소로 잘 알려진 '아폴로 극장' 주최, '아마추어의 밤(Amateur Night)'에서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된 그는 그다음 해에 드러머이자 밴드 리더인 칙 웹(Chick Webb)을 만나면서 칙 웹 오케스트라의 여성 보컬로 본격적으로 재즈계에 입성합니다. 웹 사망 후에는 이 밴드를 '엘라 피츠제럴드와 그의 유명한 밴드(Ella Fitzgerald and Her Famous Band)'라는 이름으로 3년간 이끌었답니다🤝🏻

그런 그가 대중에게 각인 된 것은 <Cole Porter Song Book>이 대히트를 치면서부터였습니다. Song Book(송 북)이란 아티스트를 위해 만들어진 컴필레이션반으로, 예컨대 Cole Porter Song Book은 콜 포터의 인기곡으로만 구성된 모음집이에요. 이렇게 송북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엘라 피츠제럴드는 이후 조지 거슈윈, 듀크 엘링턴 등 총 8개의 송북을 발매했습니다💁🏻‍♀️ 덕분에 엘라 피츠제럴드는 재즈 스탠다드 곡 중 커버하지 않은 음악이 거의 없을 정도의 탄탄한 커리어와 음반을 가지게 되었죠.

그중 엘라 피츠제럴드를 대표하는 “Misty”는 미국의 재즈 음악가 애롤 가너의 곡으로, 비행기로 덴버에서 내렸을 때 본 무지개와 창문에 보이는 안개를 보고 만든 곡이에요🌫️ 가너는 피츠제럴드에게 이 곡을 주었고, 안개로 가득한 동화 속 나라를 탐험하는 듯한 선율과 서정적인 목소리가 매우 잘 어울린답니다. 어느덧 재즈 스탠다드가 되어 재즈 싱어들은 물론 피아니스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곡이지만, 역시 원곡자를 이기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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