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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5일

오늘의 절기 : 경칩(驚蟄)

단장확인 [🐸]

오늘은 24절기의 세 번째 절기, 경칩이에요. 경칩은 원래 열릴 계(啓)와 숨을 칩(蟄)을 써서 땅속에 숨은 벌레가 깨어난다는 뜻을 가진 절기예요. 우수에는 얼었던 강물이 풀리고 단단했던 땅이 녹았다면, 경칩에는 천둥과 번개에 땅속에서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이 기지개를 켠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나요? 한자음대로 읽으면 '계칩'으로 불러야 하는데, 우리는 왜 경칩이라고 부를까요? 옛날 왕의 이름을 피해서 한자를 썼던 것처럼(피휘(避諱)라고 하죠) 한나라의 황제, 경제(景帝)의 이름이 계(啓)였기 때문에 이를 피해서 계가 아닌 놀랄 경(驚)을 썼다고 해요. 그래서 동물들이 일어나기도 전에 깜짝 놀라게 된 것이랍니다. 경칩 무렵부터는 날씨가 많이 풀려서 봄을 실감하기도 하지만, 여전한 꽃샘추위로 철모르는 새싹들은 쉽게 죽을 수 있어요. 모종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할 때랍니다. 또 조상들은 음양오행의 규칙에 따라 경칩에는 흙일을 하면 탈이 나지 않는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흙담을 보수하거나 벽을 바르는 작업을 했어요. 농사일로 바빠지기 전에 집 안팎을 정비하는 거죠.

단원님, 분주한 경칩 보내고 계신가요?

눈이 내리는 풍경을 보면, 봄 같지 않을 때도 있지만, 지난주 가족들과 길을 걷다 봄을 성큼 느꼈어요. 왕벚나무 가지를 보고요. 분명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겨울눈이 작았는데, 어느 순간 고양이 발톱 자라듯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고, 기세를 떨치고 있더라고요. 산수유는 꽃망울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고요. 뒤돌아서면 봄이 성큼 다가와 있을 것 같아 바쁘더라도 틈틈이 눈에 담아보려고 땅바닥과 하늘만 보고 걸었답니다.

이번 경칩 식물알림장은 경칩에 깨어나지 않는 개구리에 관한 이야기와 토종 씨앗에 대한 정보를 정리했고, 탐조책방에서는 노랑지빠귀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중간고사 기간에 피지 않는 벚꽃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참! 제비꽃의 세계를 알려줄 줌 수업은 아직 여석이 남았으니까요! 망설였던 분들은 신청해주세요. 쉽게 들을 수 있는 수업이 아니니까요!

그럼, 오늘도 즐겁게 시작해 볼까요?

지난 알림장 보기

📝경칩 절기 미션 : 흙일하기, 꽃 친구 만들기

알림장마다 절기를 즐기기 위한 작은 미션을 드려요. 제철 과일을 먹고, 새 소리도 들으면서요! 혼자 하면 민망할 수 있지만, 전국에 있는 단원님들과 함께하면 우리들만의 재밌는 작당이 될 테니까요.

이번 미션은 ‘흙일하기'와 '꽃 친구 만들기'입니다. 1) 경칩에는 흙일을 하면 탈이 나지 않는다고 믿었어요. 그래서 흙담을 보수하거나 벽을 바르는 작업을 했어요. 요즘 우리는 흙담이 있는 집에 살지 않으니까요, 미루어 두었던 분갈이를 하는 건 어떨까요? 분갈이하며 포슬거리는 봄의 토양에 손가락을 폭 넣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흙의 감촉은 언제나 좋으니까요.

2) 우수와 경칩 사이에 김신지 작가님의 ‘제철 행복’을 읽었는데요, 식물알림장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이 있어서 즐거웠어요. 책에서 정약용의 ‘죽란시사’ 모임에 영감을 받아 꽃과 친구를 연결해 보라는 미션을 보고 재밌어서 공유해요.

‘죽란시사’ 규약

살구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복숭아꽃이 처음 피면 한 번 모인다

한여름에 참외가 익으면 한 번 모인다

가을이 되면 서쪽 연못에 연꽃을 구경하러 한 번 모인다.

국화꽃이 피면 한 번 모인다

겨울이 되어 큰 눈이 내리면 한 번 모인다

세모에 화분에 심은 매화가 꽃을 피우면 한 번 모인다.

빙고 속 식물을 찾을 겸 특정 식물과 친구를 엮어서 약속을 잡아보면 어때요? 우리 냉이꽃 보일 때 한번 보자! 하고 말이죠. 프로 도망러인 저 같은 동물을 막기 위해서는, 냉이 꽃 필 때가 아니라 '냉이꽃을 처음 봤을 때 약속을 픽스하자' 같은 세칙도 필요할 것 같아요.ㅎㅎ 올해 저는 개나리, 자목련, 감자 모임은 만들었어요. 점차 다른 식물들도 만들어 보려고요!

#1 경칩이 아니라 1월에 깬 개구리

#2 토종 씨앗의 세계

#3 노랑지빠귀를 찾아보세요

#4 벚꽃의 꽃말은 개강?

#5 경칩와 춘분 사이 식물 빙고

절기 이야기

🐸경칩이 아니라 1월에 깬 개구리

경칩은 우리에게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깨어나는 절기로 유명해요. 하지만 오늘날은 기후변화로 이미 잠에서 깨어나 짝을 찾아서 산란까지 마쳤어요. 개구리 중에서도 잠에서 가장 먼저 깨어나는 큰산개구리(북방산개구리)는 올해 1월 말경에 산란한 관찰 기록이 있더라고요.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먹듯 일찍 깬 개구리가 벌레를 먹을 수 있지 않느냐고요? 개구리가 너무 일찍 겨울잠에서 깨면 오히려 먹이 곤충이 적어서 생존하기 어렵고, 물웅덩이에 낳은 알이 얼어버릴 수 있어요. 갑작스러운 추위에 얼어 죽기도 하고요. 이렇게 개구리의 개체 수가 적어지면 개구리가 먹거나 개구리를 먹이로 하는 동물에게도 영향이 가면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당장 몇 마리의 개구리가 죽는 게 심각한 일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올해로 5번째 경칩 뉴스레터를 쓰며, 1월의 관찰 기록이 당연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렇게 장기적으로 점차 많은 개구리가 일찍 깨어난다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질 수 있을 것 같아요.

🐻 : 경칩은 개구리가 깨어나는 것으로 알려진 절기답게 개구리 울음소리로 점을 치는 풍습이 있어요. 개구리가 울 때 서 있다면 그 해는 농사일이 많아서 힘들 것이고, 누워 있다면 편하게 농사를 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고 해요. 오늘날 대부분 도시에 사는 우리는 누워서 개구리 소리를 듣기는 힘들 것 같은데... 개구리 울음점... 꽤 정확할지도 몰라요.

봄에 울어서 짝을 찾고 번식하는 큰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같은 종도 있고, 여름철에 울어서 번식하는 맹꽁이, 수원청개구리, 청개구리 같은 종도 있어요. 그러니 경칩의 개구리 울음점은 큰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울음점이라고 봐야 정확할 것 같아요!

식물 이야기

🌱토종 씨앗의 세계

씨앗은 제가 아끼는 주제이니 빼놓을 수 없죠. 지난 입춘, 우수 식물알림장에서 땅을 구하고, 정원과 텃밭을 공유하고, 훔쳤으니(게릴라 가드닝) 이제 씨앗을 구해야겠죠? 올해도 토종 씨앗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토종씨앗의 정의부터 구할 수 있는 곳까지 알아보아요.

1) 토종 식물의 고향은 모두 한국이다? No!

토종 씨앗에 대한 많은 오해 중 하나는 원산지의 개념과 혼동하는 거예요. 토종이라는 이름 때문에 우리 땅이 원산지(고향)인 식물일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런데 토종 씨앗을 살펴보면 해바라기, 삼거리파, 고추 등 원산지(고향)가 남아메리카, 유럽 등 외국에 뿌리를 두는 식물도 모두 토종 씨앗이 있어요. 어찌 된 일일까요? 토종 씨앗의 정의를 차근히 살펴보면 금방 답을 찾을 수 있어요. 토종 씨앗은 오랫동안 우리 땅에서 키워서 씨앗을 받았기 때문에 자란 땅과 기후에 적응한 씨앗을 부르는 말이에요. 그러니 원산지가 미국, 유럽, 남아메리카 어디든 우리나라에서 오랜 기간 씨앗을 받으며 키워서 우리 땅에 적응한 식물이라면 토종 씨앗이 있는 것이죠. 원산지까지 우리나라인 식물을 토종 씨앗이라고 정의한다면, 콩 종류만 토종 씨앗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고추는 삼국시대에, 배추는 고려 시대에, 옥수수는 조선 시대에 들어왔거든요. 모두 원산지는 외국인 작물이죠.

2) 토종 씨앗은 왜 중요할까?

전국에 숨겨진 토종 씨앗을 발굴하고 나누는 운동이 퍼지고 있는데요, 왜 토종 씨앗이 중요하다고 하는 걸까요? 우리 것이 좋은 거니까요? 그 뜻을 자세히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토종 씨앗은 우리가 시중에서 파는 씨앗과 가장 큰 차이점이 있어요. 바로 키운 식물에서 똑같은 씨앗을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무슨 소리야. 식물을 키우면 씨앗을 수확하는 건 당연하잖아?‘ 라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 씨앗을 심어서 씨앗을 받는 게 당연한 시대는 지나간 지 오래랍니다. 생각해 보세요. 내가 씨앗을 판매하는 회사라면, 판매한 씨앗에서 똑같은 품질의 씨앗을 수확하도록 내버려둘까요? 아무런 장치가 없다면 한 번 판매한 씨앗은 다시 판매할 수 없어질 거예요. 모든 농부가 씨앗을 다시 받아서 쓸 테니까요. 그래서 육종 회사는 꾀를 냈어요. 키운 식물에서 채집한 씨앗은 다시 심어도 처음 봤던 예쁜 식물이 자라지 않도록 말이에요. 그래서 농부는 매년 씨앗을 사야 하는 거죠. 이렇게 씨앗을 받아도 처음 키운 식물의 형질이 유지되지 않는 씨앗을 전공 용어로 F1 종자라고 해요. 이 F1 종자에서 나온 F2 종자는 모양이 삐뚤빼뚤 맛이 없을 확률이 높아요. (종묘 회사에서 판매하는 모든 식물이 F1 종자는 아니에요. 하지만 상품성이 높은 대부분 채소, 원예 식물은 F1 종자랍니다. (파프리카, 배추, 고추 등등) ( 또 다른 말로 터미네이터 종자라고도 해요)

종자 회사에서 육종을 하고, 이득을 취하는 걸 비난할 수는 없어요. 식물을 육종하는 건 많은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거든요. 좋은 품종 하나를 육종하기 위해서는 (작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10년 이상 소요된다고 해요. 이런 긴 시간이 필요한 식물 육종은 자본이 있는 국가와 기업에서 가능한 사업이에요. 하지만 문제는 농부의 가장 중요한 자원을 특정 국가와 회사가 쥐고 있고, 이것은 농부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 그리고 이런 회사와 기업이 우리나라 것이 아니라는 점이에요. 우리나라에 있던 대부분의 종묘 회사는 IMF에 외국 회사로 팔렸거든요. 우리나라 식량을 책임지는 씨앗을 좌지우지하는 기업이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이라는 점은 더욱 큰 문제죠. 만약 외국 회사가 외교 문제로 우리나라에 더 이상 채소 씨앗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면 우리 식탁은 난리가 날 거예요. (+흥농종묘는 IMF 때 외국에 인수되었지만, 돈이 되지 않아서 다시 돌아왔다고 해요. 하지만 유용 작물인 청양고추와 배추의 로열티는 여전히 해외 기업이 가지고 있어서 아직도 우리는 로열티를 내고 있어요.)

하지만 토종 씨앗은 씨앗을 받아서 다시 심어도, 다음 대에도 그 모양과 맛이 유지되는 씨앗이에요. 그래서 농부들의 주권과 식량 안보를 이야기할 때, 토종 씨앗은 빠지지 않아요. 기업의 자본주의에 농부들이 좌지우지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나라의 식량 주권을 위해서 다양한 유전자원이 들어있는 토종 씨앗의 명맥을 유지하는 건 중요해요. 새로운 품종을 육종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땅에 맞게 자라온 다양한 토종 씨앗은 중요한 자원이거든요. 문제는 씨앗은 컴퓨터 데이터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이기 때문에 누군가 계속 심고, 다시 씨앗을 받는 과정을 계속해야 수명을 연장할 수 있어요. 변하는 기후에 적합한 씨앗으로 적응할 수도 있고요. 아무리 좋은 기술을 써서 보관한다고 해도 건강한 씨앗으로 평생 보관하는 방법은 없답니다.

그래서 토종 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농부님들을 응원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거랍니다. 토종 씨앗은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씨앗이지만, 육종회사에서 판매하는 씨앗과 상품성에서는 경쟁이 되지 않아요. 게다가 농부들은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기보다 농협 같은 기관에 한꺼번에 작물을 판매하는데, 토종 작물은 농협에서 구매하지 않아서 농부는 씨앗이 아무리 비싸고 마진이 적어도 육종 회사의 씨앗을 구매해야만 하는 구조가 되죠. 분명 육종회사에서 판매하는 고르고, 커다란 열매를 맺는 작물을 선택한다면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런 농부님들은 토종 씨앗을 지키기 위해서 농사를 짓는 거랍니다. 토종 작물을 사는 건 우리가 평소에 맛보지 못하는 다양한 맛과 식감의 작물을 먹을 기회이기도 하지만, 이런 농부님들의 행보를 응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아는 토종작물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합니다.

3) 토종 씨앗은 어떻게 구하나요?

토종 씨앗은 원하는 때에 돈을 주고 사는 시스템으로 구할 수 없어요. 자본주의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농부의 주권을 위한 씨앗이기 때문에 나눔 혹은 소정의 책임 비용을 내고 구할 수 있어요. 토종 씨앗을 지키려는 소농들이 씨앗을 직접 증식시키고, 나누기 때문이죠. 이렇게 받은 씨앗을 우리가 심어서 증식시켜서, 내년에 다시 심고, 주변에도 나눌 수 있겠죠? 씨앗을 구할 수 있는 공간과 장터를 소개합니다.

[서울] 마르쉐 @목동_씨앗 (3.9) → 농부님의 씨앗을 나눔 혹은 책임 비용을 받음
[전국] 토종씨드림 → 후원자 대상, 혹은 행사 참가자 대상으로 나눔 진행
[전국] 전국 씨앗 도서관 (홍성, 광명, 수원, 안양, 춘천, 포항, 공주, 예산, 강동)
→ 씨앗을 빌려주고, 키운 식물에서 다시 씨앗을 받아 반납하는 도서관

참! 씨앗 보관법은 알고 계시죠? 파종하고 남은 씨앗은 물에 닿지 않게 잘 건조한 상태에서 밀봉해서 냉장고(2~4°C)에 넣어 보관하시면 돼요. 종자의 수명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종자 내부의 함수량을 유지하면서도 물질대사를 낮추는 게 핵심이에요.

우리가 먹는 오이와 씨앗을 먹기 위해 완숙한 오이(=노각) ⓒ 임해규

4) 씨앗을 받는 농사법은 무엇이 다르나요?

우리가 먹는 채소를 수확하는 방법과 씨앗을 수확하는 방법은 꽤 달라요.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아는 초록색 오이는 씨앗이 덜 익은 상태에서 수확해요. 그래서 오이를 먹을 때 씨앗이 씹히지 않죠. 그래서 씨앗을 얻기 위한 오이는 씨앗이 성장할 때까지 오래 두어 노각이 되고 나서야 수확해야 해요. 위의 사진처럼요.

열매 채소가 아닌 잎, 꽃, 뿌리 채소는 더더욱 수확 방법이 다르죠. 무나 당근처럼 겨울을 보내야 꽃을 피우는 작물의 경우에는 겨우내에도 관리를 해줘야 해요. (냉장고에 뿌리를 보관했다가 봄에 심는 방법도 있어요) 그래서 일반 텃밭 가이드북에는 씨앗 채종에 대한 정보는 많이 빠져있답니다. 그런 의미에서 씨앗을 받는 농사법에 대한 책을 소개해요.

토종씨앗 토종농사

씨앗 받는 농사 매뉴얼

동물 이야기

노랑지빠귀를 찾아보세요

글 : 박임자 (아파트탐조단 단장, 탐조책방 대표)
그림 : 맹순씨 (팔순 새그림 작가)

탐조책방 : https://www.instagram.com/_bird_books/

요즘 아파트에도 냉이와 꽃다지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 무렵이면 만날 수 있는 새가 있어요. 노랑지빠귀라는 새인데요, 참새보다는 크고, 비둘기보다는 작은 노랑지빠귀는 겨울이 되면 월동을 하러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철새예요. 몰려다니기보다는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중부지역 아파트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어요.

10월 말쯤 도착해 4월까지 머물며 곤충이나 열매 등을 주로 먹는데 아파트에서는 바닥에서 혼자 먹이활동을 하거나 쉬다가 사람이 오면 슬쩍 피했다가 지나가면 다시 나오는데, 활동하는 곳이 일정해 발견되었던 곳에서 다시 찾아보면 만날 가능성이 높아요. 개똥지빠귀라는 생김새가 비슷한 새가 있는데 노랑지빠귀는 가슴과 옆구리가 적갈색이며, 꼬리 가장자리깃은 적갈색이 뚜렷하고, 눈썹 선은 연한 적갈색이에요.

다음 달까지는 만날 수 있으니 한번 도전해 보세요^^

식물 이야기

벚꽃의 꽃말은 개강?

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은 단연 벚꽃이에요. 벚꽃은 일반적으로 4월 중순에 핀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그래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인 게 공공연한 사실이었죠. 하지만 기후변화로 벚꽃 개화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다가 2023년에는 이상 고온으로 3월 중순에 중부지방의 벚꽃이 만개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어요.

요즘 검색창에 벚꽃 개화 시기를 검색하면 3월 말에서 4월 초라는 말이 나와요. 물론 한 해의 날씨, 작년의 날씨에 따라 계속 앞으로 뒤로 오르락 내리락 바뀌고 있어서, 올해 개화가 작년보다 무조건 빨라지는 건 아니겠지만, 큰 흐름으로 보았을 때… 특히 벚꽃을 보며 체감하지 않으시나요? 이러다 벚꽃이 꽃말이 중간고사가 아니라 개강이 될지도 몰라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부터 우리 집 주변에 벚꽃이 언제 피는지 기록해 볼까요? 올해는 웅의 에너지 이슈로 <도전! 출근길 식물탐험대>를 따로 모집하지는 않지만, 작년에 기록했던 나무를 올해도 기록해 보고, 봄꽃 나들이도 갈 겸 네이처링에 기록해서 연구자들을 위한 데이터로 남겨주세요! (관찰 방법에 대한 자료는 다음에 공유드릴게요)

+ 올해도 산림청과 여러 식물원 수목원의 데이터를 이용해 벚꽃, 진달래, 생강나무 개화를 예측하는 지도가 나왔어요. 모니터링과 꽃놀이 갈 때 참고하셔요!

출근길 식물탐험대 구경하기

식물 이야기

경칩과 춘분 사이 식물 빙고

이 계절에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하나만 설명하는 게 아쉬워서 식물 빙고를 만들었어요. 빙고 속 식물이 내 주변에 있는지 등굣길, 출근길에 유심히 살펴보세요! 이 빙고판은 웅의 사진과 <출발! 출근길 식물 탐험대>의 사진을 빌려왔습니다.

노루귀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로 잎이 완전히 펼쳐지기 전의 모습이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노루귀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외국에서는 잎의 모양이 간을 닮았다고 해서 라틴어로 Hepatica라는 속명으로 부른답니다. 잎이 나오기 전에 꽃줄기가 먼저 나오는데, 앙증맞은 크기라 산에서 보시면 저절로 감탄이 나오는 귀여움을 가지고 있어요.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의 색의 꽃이 피어요. 그리고 꽃잎처럼 보이는 화려한 기관은 사실 꽃받침이랍니다. 변산바람꽃도 마찬가지고요! 이른 봄에 곤충을 부르기 위한 선택이죠.

크로커스

크로커스는 이른 봄의 정원에 앙증맞게 피는 원예 식물 중 하나랍니다. 수선화 튤립처럼 알뿌리 식물이죠. 보라색, 노란색, 흰색 등 다양한 색감의 품종들이 있답니다. 크로커스 중에서 붉은 암술머리를 고급 향신료에 쓰는 품종이 있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샤프란이랍니다. 샤프란은 음식에 넣었을 때 황금색 혹은 노란색을 내기 때문에 중앙아시아의 요리나 전통 과자, 술 등에 들어간다고 해요.

히아신스

히아신스는 정원보다는 이르면 한겨울부터 꽃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알뿌리 식물이에요. 수선화와 마찬가지로 알뿌리에 독이 있기 때문에 먹으면 안 돼요. 지중해 원산의 히아신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인 '히아킨토스'의 이름에서 유래했어요. 꽃은 방 전체를 메울 정도로 향이 강해요. 그래서 후각에 예민한 분들은 히아신스를 좁은 방에 두면 감당하기 어려울 거예요. 환기가 되는 넓은 공간에 두셔야 해요.

프리지어

프리지어는 정원이나 분화가 아니라 절화로 보이는 식물이에요. 남아메리카 원산으로 크로커스와 마찬가지로 붓꽃과의 식물이랍니다. 알뿌리 식물이죠. 꽃차례가 굽어서, 한 줄로 꽃이 피는 점이 특징이에요. 우리나라에서는 노란색, 청색 계열의 프리지어를 쉽게 볼 수 있어요. 졸업식이나 입학식 꽃다발에서 프리지어를 쉽게 볼 수 있는데, 꽃말이 '새로운 시작을 응원합니다'이기 때문일 거예요.

💬 공지글

💌친구에게 샐연을 소개할때 이걸 쓰세요!

지인에게 샐러드연맹을 홍보할 때 난감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식물 알려주는 곳이야' 하고 얼버무리기에는 아쉬운 감이 있죠. 그래서 샐러드연맹을 소개하는 노션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이제 친구를 영업할 때 이 초대장(링크)을 써주세요!😆

초대장 만들었웅!🐻

🐻💜 : 여러분, 제비꽃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제비꽃의 열매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여름철에 크게 자란 제비꽃의 잎을 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보라색 꽃을 피우는 호제비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는 약 40종의 다양한 제비꽃이 자라고 있어요. 노란색 꽃을 피우는 노랑제비꽃, 하트 모양의 잎을 가진 고깔제비꽃, 줄기가 있는 콩제비꽃 등도 있죠. 제비꽃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종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또한, 매우 흥미로운 번식 전략을 가지고 있답니다.

제가 속했던 실험실에서 박사과정 친구가 제비꽃속(Viola) 식물을 연구하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이제 곧 다양한 제비꽃이 만개하는 봄이 다가오는데요, 미리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을 위해 특별히 30분짜리 강연을 준비했어요! 익숙하지만 잘 몰랐던 제비꽃 종류 식물의 매력적인 세계가 궁금하시다면, 지금 신청해 주세요!

💜강연 제목 : 제비꽃속(Viola)의 세계
💜진행자 : 성신여대 식물분자계통학연구실 석박사통합과정 문현지
💜일시 : 3월 15일 (19:00~19:40)
💜장소 : 온라인 zoom
💜참가비 5,000원 (선착순 20명)

💜강의내용
- 우리가 잘 모르는 제비꽃속 이야기
- 제비꽃속의 다양한 형태적 특징
- 한국의 제비꽃속 소개 및 구분 방법

수업 신청하기

세상에서 가장 먼 마트, <냉이마트> 마무리

지난 3월 1일, 벗밭과 함께 고양 찬우물농장에서 두 번째 냉이마트를 진행했어요. 번개로 소소하게 냉이를 캤던 것까지 합치면 세 번째고요. 성원에 힘입어 열다섯 분 꽉 채워서 진행할 수 있었어요.

밭에 있는 여러 로제트 식물들을 구분하고, 호미를 들고, 흙 내음 잔뜩 맡으며 냉이를 캤는데요. 캘 때마다 진하게 퍼지는 냉이향에, 모두들 봄이 온 것 같다며 상기된 표정을 지었어요. 잔뜩 냉이를 캐고 난 다음엔 다같이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어요. 벗밭이 만든 쑥버무리와, 십시일반 나눈 반찬 덕분에 더욱 풍성한 식탁이 되었답니다. 경칩이 가까웠음에도 땅이 덜 녹아서 온전한 냉이 캐는게 쉽지 않았지만, 즐거운 시간이었답니다. 활동 사진이 궁금하면 클릭해주세요!

🐻 : 올해 가장 긴 냉이 뿌리는 무려 22.1cm였어요! 십여 분간 열심히 사투를 벌인 끝에 온전한 냉이를 캐셨답니다.

🐻 : 식물 & 생태 & 먹거리 분야 정보망을 만들어보려해요

식물 & 생태 & 먹거리 분야 정보망을 만들어보려 해요. 제가 접하는 정보의 풀이 희미하게 보이는데, 관련된 기관 & 커뮤니티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사이트는 왜 없을까, 진짜 없다면 우리가 정리해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러다 올해 수도권에 반딧불이를 볼 수 있는 곳을 추천해 달라는 메일을 받고 결심했어요. 올해 안에 시도해 보자고요! 혼자서라면 무리겠지만, 단원님들을 모아 함께한다면 유의미한 정보망이 나오지 않을까요? (수도권 위주의 정보망에서 탈피하고 싶기도 하고요) (사이트 구축은 Notion에 하려고요!)

그래서 우선 함께할 단원님을 모집하기 앞서서 단원님들의 궁금증을 먼저 모으고 싶어요. 어떤 분야의 어떤 정보가 궁금한지요.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이라도 정보의 불균형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관심사, 가치관, 가까운 이들의 관심사, 전공, 활동 지역, 근무 경험, 관련 자격증 과정을 수료 등에 따라 서로 예측하지 못했던 세계와 정보들이 있을 테니까요! 알림장은 미약하게나마 그 정보들을 가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저도 제 알을 깨기 위해서, 제가 아는 모든 정보를 정리하면서 모두의 정보를 모으고 싶어요! 같이 알을 깨봐요!

지금까지 모인 궁금증들

1. 생태 탐방

- 함께 탐조나 동물 볼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해요!

- 특정 자연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 추천

ex. 반딧불이, 단풍나무가 많은 곳, 벚나무가 많은 곳과 벚꽃 피는 시기, 자기 동네 주변에 특정, 식물이 군식된 곳과 아름다워지는 시기

2. 먹거리

- 완숙된 과일/채소(더 맛이 진해요) 살 수 있는 곳 특히 토마토

- '심플'한 조리법에 '건강한' 재료로 만드는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요.

3. 관련 분야 일자리

비전공자가 식물/생태 분야로 연구 및 취업할 수 있는 루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4. 환경 문제

- 분리수거, 쓰레기에 관심이 많아요

- 생태계 일원으로 다양한 생물종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 : 원래 1월부터 시도하려 했지만, 에너지가 부족해서 3월부터 차근차근 만들어가보려고요. 천천히 지켜봐주세요!

어떤 정보가 궁금한지 웅에게 귀띔하기

식물 통신문 💌

식물 & 생물 행사

[충북]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미호종개 보전 및 복원을 위한 국제심포지엄' (3.15~16)
[충남] 국립생태원 '2025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세밀화 공모전' (~3.14)
[전남] 광주전남귀농운동본부 '광주토종학교 6기 수강생 모집' (3.23~12.7)
[제주] 베케 <2-4월 자생 봄 꽃> 참여자 모집 (3.8, 3.9)

봄 축제

식물 책

[안그라픽스] 식물을 보는 새로운 눈
[돌베개] 한국의 산꽃
[수오서재] 공씨아저씨네, 차별 없는 과일가게
[가지] 자연으로 향하는 삶
1. 식물을 연구하는 태도 (이소영)
2. 새를 그리는 시간 (이우만)
3. 생각하는 대로 살아가기 (최원형)
4. 그렇게 죽는 건 아니잖아요 (희복)

📢=3 어떻게 되었나

알림장을 마치며..

오늘 인사말은 작은 다짐으로 마무리하려 해요.

샐러드연맹 웅은 식물 사랑을 전파하는 곰이지만, 탈 속에는 식물을 업으로 삼고 있는 본캐가 있어요. 4년 넘게 알림장을 연재하며, 두 페르소나는 초창기보다 많이 섞인 채로 활동하고 있고요. 요즘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애정하는 마음으로 홍보해 주시거나, 기특하게 보셔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알려주고 계셔요. 칭찬은 마감에 찌든 곰도 춤추게 하기 때문에 늘 감사히 여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다만, 저의 탈 속 알맹이를 아시는 분들이 많아질수록, 부족한 글을 쓸까 봐 걱정하는 마음과 비례해서 근간이 흔들릴 것 같다는 염려가 들었어요. 저는 단원님들과 즐겁게 식물 작당을 하고, 해야 할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싶어요. 저는 누군가 보기에는 젊은 가드너이고, 신참 연구자이고, 작가이고, 경계의 활동가입니다. 어떻게 저를 바라봐주셔도 좋지만, 실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제 안에서 솟아 나오는 마땅한 무언가를 하고 있을 뿐이에요. 분명한 건 4년간 식물알림장을 쓰면서 저는 변화했어요. 식물, 생태 공부를 하고, 환경문제에 기민해지고, 절기 속 자연 변화를 알게 되었어요. 제가 쓰는 글보다 못나고 싶지 않아서 부지런히 나아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분명 변화할 것이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이 부분을 기대해 주신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단원님들과 24절기 식물 작당을 시도하고, 이해관계를 떠나 몸 담은 곳이라도 탄소 흡수량이 적은 싸리나무가 쓸모없다고 말하면 아니라고 반박할 것이고, 사심 가득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제가 알아가는 즐거운 식물의 세계를 나누고 싶어요. 발칙하지만, 당돌한 패기를 높게 사 즐거이 보아주셨으면 해요. 저도 숙고하고, 즐기며 쓰겠습니다. 물론 건강도 챙기고요!

분명 기쁘게 봐주시리라 믿으며,

우리는 다음 절기에 만나요! ‘알면 맛있다!

단원들의 이야기 💬

🐸단원님 : 고로쇠나무 수액 궁금하긴한데, 나무의 건강에는 괜찮나요? 궁금해요!

🐻's 답장 : 좋은 질문 감사해요! 궁금한 분들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분명 나무에게 상처를 내서 체관에 있는 수액을 빼는 거라 나무에게 좋은건 아녜요. 다만 예전처럼 도끼로 크게 상처를 내기보다 작은 구멍을 내는 방식으로 상처를 최소화하고, 구멍으로 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으려고 도포제를 발라준다고 해요. 그리고 수액 채취는 온도 조건이 맞는 특정 시기에만 채집할 수 있어서 과도한 채집이 어렵기도 하고요.

🐼단원님 : 웅이님! 항상 식물알림장 잘 보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추운 겨울 지나가는 것 같아서 너무 기분이 좋네요!! 저는 작년에 서울시 친환경 텃밭에 참여했는데, 그때 가족들이랑 정말 즐겁게 텃밭 생활을 했어요. 다 좋았지만 한 가지, 농번기 시즌 때는 하루에 두 번은 차로 왔다 갔다 해야 했어서 집 근처로 주말농장을 알아보았는데요. 아무래도 운영하시는 분들이나 참여하시는 분들이 연령대가 있으셔서 그런가...계약서나 그런건 없고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계좌이체 하더라고요(사실 주말농장 중에 네이버 지도에도 등록이 안된 곳도 많더라고요. 지도는 등록되어있지만~ 전화번호 없는 곳도 많고요.). 1년 임대 비용이 그렇게 부담스러운 돈은 아니지만 돈을 떠나 이 시기를 놓치면 텃밭을 구하기가 힘들어서ㅠㅠㅋㅋㅋ 조심스럽더라고요. 혹시 계약서 있으세요? 라고 물어보면, 유난인 사람 될까봐 시도도 못하고 그냥 암묵적인 규칙을 따르기로 했답니다. 다른 곳은 어떤지 궁금해요!

🐻's 답장 : 감사합니다:) 많이 당혹스러우셨을 것 같은데, 저도 많은 농장을 아는건 아니라서, 몇 몇 분들께 여쭤봤는데, 대부분 계약서를 쓰지만, 말씀하신대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곳도 간혹 있는 것 같더라고요. (주말농장을 계약하신 고수 단원님들~~ 경험을 들려주세요!!)

+ 웅에게 하고 싶은 말, 오늘의 알림장에 대한 감상 등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래 버튼을 통해서 이야기주세요! 언제나 환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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