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초과이익환수제 #용적률 #재건축
2022.3.14 (월)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중이신가요? 아이폰 사용자라면 아마 매달 14000원을 내고 있으실 텐데요. 근데 사실 구독료를 10450원만 내면 되는 거 알고 계신가요? 복잡한 과정도 필요 없어요. 그냥 스마트폰이든 컴퓨터든 인터넷에 접속해서 유튜브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시 결제하면 됩니다.
왜 가격이 다른 거냐고요? 바로 ‘인앱 결제’라는 애플의 결제 시스템 때문인데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도 비슷한 상황이에요.

인앱 결제가 뭐야?
인앱(in-app) 결제는 말 그대로 앱 안에서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인데요. 스마트폰으로 하는 결제 중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스마트폰 카카오톡 앱을 실행하고 이모티콘을 구매하는 것도 인앱 결제죠.

다만 음식을 배달시켜 먹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는 등 실물 상품을 구매할 때는 해당되지 않아요. 이모티콘이나 게임 아이템, 콘텐츠 구독료 같은 디지털 상품을 구매할 때만 해당되죠. 아무튼 우리가 이모티콘을 구매했다면 이때 앱 개발사인 카카오는 우리한테 받은 결제 금액의 최고 30%를 애플이나 구글에게 수수료로 내야 해요. 애플과 구글이 앱마켓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죠.

애플과 구글이 만든 고급 백화점
앱마켓은 말 그대로 앱을 파는 마켓이에요. 애플은 ‘앱스토어’, 구글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만들었죠. 여러분도 앱을 다운받을 때 들어가 본 적 있으실 거예요.

애플은 2008년에 처음으로 이 ‘앱스토어’란 걸 만들었어요. 누구나 직접 앱을 개발해 팔 수 있게 한 거죠. 보통 이 앱마켓을 백화점에 많이 비유하는데요. 애플이 앱스토어 라는 일종의 백화점을 만들고 누구든 여기서 장사를 할 수 있게 만든 거예요. 마치 입지도 좋고 인테리어도 좋고 손님들도 많이 찾는 백화점처럼 이것저것 팔기에 좋았죠. 그래서 많은 상인(카카오 같은 앱 개발사)들이 참여했고요.
그럼 애플은 어떻게 수수료를 받을까요? 직접 만든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만 결제를 할 수 있게 만들고, 그중 일부를 수수료로 떼 가는 거죠. 백화점 안에서는 우리가 만든 카드결제기만 쓰라고 하면서 이 카드결제기에서 결제되는 금액의 일부를 가져가는 겁니다.

넷플릭스 : 앱 밖에서 결제하면 되는데~♬
그런데 넷플릭스는 우회 방법을 이용해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있었어요. 넷플릭스 앱을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려 해도 앱 안에서 구독료 결제는 할 수 없게 만들어 놨죠. 대신 넷플릭스 홈페이지에 직접 가야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이 방법으로 넷플릭스는 애플에 수수료를 내지 않았어요.

비유하자면 애플이 만든 카드결제기를 쓰지 않고 손님한테 본인 계좌번호를 알려주면서 여기로 직접 돈을 넣어달라고 한 겁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가격이 다른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우회 방식은 사실상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대형 업체만 가능한 ‘특혜’라는 의견도 있어요. 영세 업체들이 이런 방법을 쓰면 애플이나 구글이 각종 수단을 동원해 보복을 한다는 얘기도 나왔죠.

구글 : 이제 우리도 돈 받을 거야!
애플에 비해 후발주자인 구글은 처음엔 게임 앱을 제외하곤 수수료를 받지 않았어요. 근데 2020년에 갑자기 앞으로 게임 외에도 수수료를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 넷플릭스처럼 소비자를 앱 외부로 유인해서 결제하게 만들어 수수료를 피하는 방법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무조건 인앱 결제만 하라는 거죠.
당연히 앱 개발사와 소비자는 반발했습니다. 이제 좀 크니까 돈을 받느냐는 거죠. 이렇게 되면 앱 개발사 입장에선 당장 이익이 줄어들고, 결국 소비자들의 이용료까지 인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수수료 논란은 애플까지 확대됐어요. 2020년에 미국의 한 게임회사가 게임 앱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제 다른 회사에서 만든 카드 결제기도 쓴다는 거죠. 이에 애플은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며 해당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습니다. 게임 회사도 애플에 소송을 걸며 맞대응했죠. 같은 내용으로 구글에 대한 소송도 이어졌습니다.

논란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애플이나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지 못하게 아예 법으로 정했어요. 앱 개발사들의 수수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겠다는 거죠. 

구글 : 알겠어...근데 수수료는 계속 받을래
이에 구글은 한발 물러나 앞으로 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했죠. 하지만 수수료는 계속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른 회사에서 만든 카드결제기를 쓸 순 있지만, 결국 우리 백화점 안에서 쓴 거니까 우리한테도 일정 부분 수수료는 내야 한다는 거죠. 다만 구글에서 만든 카드결제기는 안 쓰는 거니까 수수료를 조금 깎아주겠다고는 했어요.

수수료를 좀 깎아준다 해도 앱 개발사 입장에선 오히려 손해일 수 있어요. 수수료를 두 곳에 내야 하니까요. 먼저 구글 백화점에 수수료를 내고, 다른 회사의 카드결제기를 써야 하니까 여기에도 수수료를 또 내야 하는 거죠. 이러면 오히려 수수료 총액은 늘어날 수도 있어요.
애플은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아마 구글과 유사한 방식을 사용할 걸로 예상돼요.

한국 정부 : 이래도?
이처럼 실효성 논란이 나오면서 최근 한국 정부는 법의 세부 기준을 마련했어요. 내일(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요. 내용을 보면 특정 결제방식을 사실상 유도하는 경우에도 법 위반으로 볼 거라고 해요. 일단 법 시행 이후 흘러가는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앞서 말했듯 앱 개발사가 내야 하는 수수료 총액이 늘어나게 만들어 사실상 기존 방식을 강요하는 경우에도 문제를 삼겠다는 것으로 보여요. 구글과 애플은 아직까지 별다른 추가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애플-구글만의 문제는 아닌데
사실 이건 구글과 애플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등 국내 플랫폼 기업도 각자의 사업 분야에서 수수료를 받고 있잖아요. 카카오는 택시 승차 앱으로, 네이버와 쿠팡은 인터넷 쇼핑몰로, 배달의민족은 배달 앱으로 각각 입점 업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받고 있죠. 이 기업들은 애플과 구글엔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동시에 수수료로 수익을 거두고 있어요.

사실 최근 잘나가는 플랫폼 기업들은 대부분 무료 서비스 등을 내세워 시장 지배력을 높인 뒤 조금씩 이용 가격과 수수료를 높여 가는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물론 이 플랫폼 업체들이 소비자의 생활을 보다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투자한 노력이나 비용을 수수료를 통해 보상받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플랫폼 수수료가 오르면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도 전가될 수밖에 없죠. 기업 간의 수수료 문제에 정부까지 나선 것도 이 때문이에요.

세부 기준까지 새로 만들었지만 여전히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어요.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죠. 이들이 또 다른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겠다 해도 앱 개발사가 거부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과연 구글과 애플은 어떤 수수료 정책을 들고 나올까요?
★ 3줄 요약 ★
애플과 구글은 앱마켓을 만들고 앱 개발사들이 여기서 디지털 상품을 팔 때 가격의 최고 30%를 수수료로 받아왔음.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결제금액의 일부를 수수료로 가져간 것.

② 하지만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고 우회 방법을 사용하는 기업도 등장. 이 때문에 동일한 상품인데도 결제 방법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는 상황까지 발생.

③ 문제가 커지면서 한국에선 앱 개발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앱 결제’를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법까지 등장. 하지만 애플과 구글의 영향력이 막대해 실효성이 없을 거란 우려도 나옴.

인기였던 청년희망적금, 곧 갈아타야해?
최근 짧은 기간에 290만명이 가입하며 인기를 끌었던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이 상품 가입자들이 대거 '갈아타기'를 하게 될 것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놨던 금융 상품인 '청년도약계좌'와 유사하기 때문이에요. 윤 당선인의 1호 금융 상품인 청년도약계좌는 정부 지원 혜택이 10년간 최대 5745만원에 달하는데요, 원래는 다른 정부 지원 상품과 중복가입이 불가능하다고 명시했지만, 청년희망적금 가입자는 청년도약계좌로 갈아타기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해요.

미국 물가 또 40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어요
미국에서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어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과 비교하면 7.9% 올랐는데요,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7.8%를 조금 넘긴 것은 물론 1982년 1월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래요. 그런데 2월 통계에는 최근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 때문에 급등한 휘발유 가격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 3월 이후에도 계속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우리나라 경제 성장 기대치 낮아졌네요
미국 유명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4%포인트 낮춘 2.8%로 다시 제시했어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거시경제 위험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이유로 꼽았어요. 반면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망치는 기존보다 0.6%포인트 올려 3.6%로 수정했어요.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경우 한국은행이 올해 3분기와 4분기에 0.25%포인트씩 두 차례 올릴 것으로 예상했어요.

대선 끝나니 재건축 기대감이 솔솔?
대선이 끝난 뒤 아파트 재건축이 수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관련 아파트 매물이 줄어들기 시작했어요. 대선 직후 서울에서 자치구별로 2~3%대 감소율을 보였고,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매물이 적어졌다고 해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재건축 추진을 어렵게 하는 대표적 규제로 거론되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규제를 완화하는 공약을 지속적으로 언급해 왔어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뭐야?
재건축이란 아파트 같은 공동의 건물과 토지를 소유한 사람들이 조합을 결성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을 말해요. 보통은 오래된 아파트 단지 사람들이 합의를 통해 새로운 아파트를 짓는 방식을 재건축이라고 부르죠.

아파트를 완전히 허물고 다시 짓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법적으로 거쳐야 할 절차도 많고, 비용도 꽤 들죠. 그런데도 아마 주변이나 뉴스에서는 재건축을 원하는 반응을 많이 접하셨을 거예요. 비용과 시간이 들더라도 헌 아파트 대신 새 아파트를 갖게 되면서 재산상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에요. 이때 얻는 이익 중 일부를 정부가 가져가는 제도가 바로 '초과이익 환수제'예요.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이 평균 3000만원 이상 이익을 얻으면 금액에 따라 이 중 10~50%를 정부가 부담금으로 거둬가요. 재건축을 처음 추진한 시기부터 새 아파트가 완공돼 입주하는 시기까지 얻은 시세 차익을 계산한 다음, 평균적인 집값 상승분, 공사비, 조합운영비 등을 뺀 금액이 '재건축 이익'이에요. 주변 집값을 생각하면 당연히 올랐을 법한 금액은 빼주고, 실제로 재건축 과정에서 들어간 돈까지 뺀 금액을 재건축 이익으로 보는 거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2006년에 처음 도입됐는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지면서 2012년부턴 시행을 유예했고 2018년부터 다시 부활했어요. 대선 공약을 고려할 때 차기 정부에선 이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디그>를 만들고 있는 디그팀입니다. 많은 분들이 뉴스레터를 읽어주시고 더 좋은 레터 만들 수 있도록 의견도 남겨주시는데, 한번도 감사 인사를 드리지 못했어요. 이렇게 짧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디그>를 보낸지 이제 딱 한달이 되었어요. '아무도 이런 레터에 관심이 없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으로 시작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칭찬도 남겨주시고, 따끔한 조언도 해주셔서 많이 놀랐습니다. 더 좋은 내용이 담긴 편지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신문을 본 적 없는 제가 2-3일치 디그를 보고 벌써 회사 동료들과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너무 신났어요!!
'잘 읽힌다' '친절하다' '이해하기 쉽다' 같은 칭찬을 자주 남겨주셔서 저희가 힘을 많이 얻었습니다. 특히 레터를 읽고 동료와의 대화에 활용하셨다는 의견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앞으로도 "쉽지만 절대 얕지만은 않은!" 편지들을 열심히 쓸게요.

그림이 조금 더 많아지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림을 보면 이해가 빠르더라고요.
그림에 대한 많은 의견이 있었는데요, 글 이해를 돕고자 최대한 많이 그리고 있지만.. 매일 한명이 그리다 보니 조금 부족했나 봅니다😭 성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그려볼게요. 저희 두더지 '두지' 많이 사랑해주세요😆

정치, 세계 같은 분야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다뤄주세요.
디그는 경제 분야가 아니더라도 중요한 소식이 있다면 무엇이든 다룰 거예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태의 배경과 영향에 대해서도 여러 번 정리했는데요, 앞으로도 중요한 뉴스는 꼭 쉽게 풀어내 볼게요!

앱이나 카톡으로 받아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유료 서비스나 프리미엄 서비스는 없나요?
저희는 자발적으로 모인 3명이서 으쌰으쌰 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는 팀이에요.. 그래서 아직 돈도 인력도 없습니다😭 앱이나 카톡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방식이나 유료 서비스는 생각도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많은 독자분들이 꾸준히 지켜봐주시면 언젠가는 꼭 다른 방식으로도 이야기 전할 수 있도록 해볼게요!

<피드백 남겨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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