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앱 개발사와 소비자는 반발했습니다. 이제 좀 크니까 돈을 받느냐는 거죠. 이렇게 되면 앱 개발사 입장에선 당장 이익이 줄어들고, 결국 소비자들의 이용료까지 인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이 수수료 논란은 애플까지 확대됐어요. 2020년에 미국의 한 게임회사가 게임 앱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한 겁니다. 이제 다른 회사에서 만든 카드 결제기도 쓴다는 거죠. 이에 애플은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며 해당 게임을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습니다. 게임 회사도 애플에 소송을 걸며 맞대응했죠. 같은 내용으로 구글에 대한 소송도 이어졌습니다.
논란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애플이나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지 못하게 아예 법으로 정했어요. 앱 개발사들의 수수료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겠다는 거죠.
구글 : 알겠어...근데 수수료는 계속 받을래 이에 구글은 한발 물러나 앞으로 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않겠다고 했죠. 하지만 수수료는 계속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른 회사에서 만든 카드결제기를 쓸 순 있지만, 결국 우리 백화점 안에서 쓴 거니까 우리한테도 일정 부분 수수료는 내야 한다는 거죠. 다만 구글에서 만든 카드결제기는 안 쓰는 거니까 수수료를 조금 깎아주겠다고는 했어요.
수수료를 좀 깎아준다 해도 앱 개발사 입장에선 오히려 손해일 수 있어요. 수수료를 두 곳에 내야 하니까요. 먼저 구글 백화점에 수수료를 내고, 다른 회사의 카드결제기를 써야 하니까 여기에도 수수료를 또 내야 하는 거죠. 이러면 오히려 수수료 총액은 늘어날 수도 있어요.
애플은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아마 구글과 유사한 방식을 사용할 걸로 예상돼요.
한국 정부 : 이래도? 이처럼 실효성 논란이 나오면서 최근 한국 정부는 법의 세부 기준을 마련했어요. 내일(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인데요. 내용을 보면 특정 결제방식을 사실상 유도하는 경우에도 법 위반으로 볼 거라고 해요. 일단 법 시행 이후 흘러가는 상황을 봐야 하겠지만, 앞서 말했듯 앱 개발사가 내야 하는 수수료 총액이 늘어나게 만들어 사실상 기존 방식을 강요하는 경우에도 문제를 삼겠다는 것으로 보여요. 구글과 애플은 아직까지 별다른 추가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애플-구글만의 문제는 아닌데 사실 이건 구글과 애플만의 문제는 아니에요. 카카오와 네이버, 쿠팡, 배달의민족 등 국내 플랫폼 기업도 각자의 사업 분야에서 수수료를 받고 있잖아요. 카카오는 택시 승차 앱으로, 네이버와 쿠팡은 인터넷 쇼핑몰로, 배달의민족은 배달 앱으로 각각 입점 업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받고 있죠. 이 기업들은 애플과 구글엔 수수료를 내고 있지만, 동시에 수수료로 수익을 거두고 있어요.
사실 최근 잘나가는 플랫폼 기업들은 대부분 무료 서비스 등을 내세워 시장 지배력을 높인 뒤 조금씩 이용 가격과 수수료를 높여 가는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어요. 물론 이 플랫폼 업체들이 소비자의 생활을 보다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투자한 노력이나 비용을 수수료를 통해 보상받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플랫폼 수수료가 오르면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도 전가될 수밖에 없죠. 기업 간의 수수료 문제에 정부까지 나선 것도 이 때문이에요.
세부 기준까지 새로 만들었지만 여전히 법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어요. 구글과 애플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이죠. 이들이 또 다른 명목으로 수수료를 받겠다 해도 앱 개발사가 거부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과연 구글과 애플은 어떤 수수료 정책을 들고 나올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