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214 | 2025. 9. 18
벗은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릴 뻔한 경험 있어? 2호😎는 있어. 중학생 때 늦둥이 7살 남동생이 납치될 뻔한 사건이야.

태권도 학원 수업이 끝나고 아파트 앞에 서 있던 동생을 누가 차에 태우려고 했던 거지. 때마침 태권도 관장님이 발견해 동생을 데려왔대. 몇 초만 늦었더라면....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아. 그날 알았어. 유괴는 누구나 언제든 겪을 수 있는 일이란 걸.

2000년대 이후 잠잠한 줄 알았던 아동 유괴 뉴스가 요즘 매일 쏟아져. 최근 보름 사이 알려진 것만 10건, 그중 절반이 학교 근처에서 일어났고. 불안해진 학부모들은 ‘등하교 도우미’를 구하고, 호신용품을 사 모으고 있대.

아동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커지는데, 유괴 미수범에 대한 처벌은 느슨해. 결과적으로 유괴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유괴 ‘시도’ 또한 무겁게 처벌해야 하지 않을까? 반대로 강한 처벌만이 답일까? 왜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괴 범죄는 늘고 있을까? 차근차근 공부해나가 보자.

📣다음 주부터 휘클리 보내는 시간을 둘로 나누려고 해. ①목요일 낮 12시(기존과 동일) ②목요일 오후 2시. 휘클러들은 랜덤으로 둘 중 한 시각에 메일을 받게 될 거야. 더 많은 휘클러가 더 쉽고 편하게 휘클리를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야. 오후 2시에 받는 휘클러는 이전보다 조금 늦게 오더라도 이해해줘.😉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학교밖 아이들이 위험하다
  2. 한 번 물어봤다: 시도조차 못 하게 하려면
  3.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환경 뉴스픽
  4.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학교 밖 아이들이 위험하다

보름간 10명 넘게 잡혀갈 뻔
  • 8월28일부터 9월15일까지 전국 곳곳에서 만 13살 미만, 미성년자 약취💡·유인💡 미수 사건이 10건 잇따라 일어났어. 약취와 유인 모두 아이를 강제로 데려가는 행위란 점에서 둘을 합쳐 보통 유괴라 불러. 여기선 편의상 ‘유괴미수 사건’이라 쓸게.
  • 시작은 8월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초등학교 주변. SUV에 탄 20대 남성 3명이 길 가던 초등학생 2명에게 다가가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말을 걸었어. 도망치는 아이들을 후진해 따라갔고 2차례나 비슷한 시도를 더 했대. 확인된 피해 학생만 4명이야. 경찰은 피의자 중 2명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어.
  • 9월8일, 경기 광명시 한 아파트에선 남자 고등학생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던 8살 여학생의 입을 막고 납치를 시도했어. 피해자가 울며 저항하자 달아났지만, 신고 직후 붙잡혔어. 고등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성범죄를 저지르려 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어. 그의 휴대전화에선 다른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발견되었다고. 11일 전북 전주 한 아파트 엘베이터 앞에서도 20대 남성이 여자 중학생에게 “드라이브 가자”며 유인해 끌고 가려다 실패한 뒤 붙잡혔어.
  • 9일 제주 서귀포에선 30대 남성이 “알바할래?”라며 초등학교 여학생을 차에 태우려고 했지만, 여학생이 거부하고 차량 번호를 확인하려 하자 달아났어. 여학생이 차 번호를 정확히 기억한 덕분에 3시간 남짓 만에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었대.
  • 10일 대구 서구의 한 시장에선 60대 남성이 여자 초등학생의 팔을 끌며 짜장면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가 실패한 사건이 있었어. 피의자는 이날 바로 잡혔는데, 서울 서대문구 사건과 달리 법원이 그제 구속영장을 발부했대.
  💡  Hi-light
약취: 폭행이나 협박 등 물리적 힘을 이용해 사람을 강제로 데려가는 행위
유인: 거짓말이나 속임수로 사람을 스스로 따라오게 유인하는 행위
 최문정 소셜에디터
‘당근’에 뜬 ‘안전 픽업’ 알바
  • 실제 13살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유괴 범죄2013년 84건에서 2023년에는 204건으로 2.5배 가까이 늘었어. 전체 유괴 범죄 중 아동이 대상인 비중은 같은 기간 44.2%→58.5%로 높아졌고.  
  •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 불안은 커지고 있어. 요즘 동네 놀이터가 더 휑하대.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엔 초등학생의 안전한 등·하교를 도와줄 ‘초등학생 안전 픽업 알바’가 등장했고. 11번가에선 최근 열흘간 경보기·스프레이·삼단봉 같은 호신용품 품목의 거래액이 한 달 전보다 2.5배 늘었고. 
  • 9월11일 이재명 대통령도 아동 유괴 범죄에 대해 신속한 수사와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어. 경찰은 5만5000명을 투입해 등하굣길 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학교 주변을 배회하는 등 수상한 사람에 대해서는 검문검색을 적극 실시하기로.

돈 요구는 옛날이야기
  • 미성년자 유괴 범죄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건 1990년대부터야. 1991년 만 9살 이형호군 유괴 살해 사건이 대표적이지. 범인은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에 살았던 이군의 부모에게 돈을 요구했다가 이군을 살해했어.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그놈 목소리’(2007)도 만들어졌지. 34년간 가해자가 잡히지 않은 미제 사건이야. 같은 해 초등학생 5명이 실종됐다 11년여 만에 유골로 발견된 개구리소년 사건도 마찬가지. 1997년 박초롱초롱빛나리양 유괴 살해 사건 등이 이어지면서 충격을 줬어. 
  • 과거엔 주 돈이 목적이었지만, 요즘엔 범행 동기가 다양해. 두드러지는 건 성적 욕구 해소야. 과거엔 주 돈이 목적이었지만, 요즘엔 범행 동기가 다양해. 두드러지는 건 성적 욕구 해소야. 2008년 경기도 안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등교하던 초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을 저지른 조두순 사건이 대표적이지. 끔찍한 성범죄 이력으로 현재 조두순씨 근처에 사는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어. 2018년 딸의 친구를 추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도 범행 동기가 성적 욕구 해소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지.
  •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2023년 기준, 아동유괴 피해자의 62%가 여성이고, 가해자의 73%가 남성이었거든. 최근 일어난 10건의 유괴미수 사건도 피해자가 대부분 여성인 건 마찬가지고. 
  • 단순 장난이나 놀이처럼 유괴를 시도하는 사례도 눈에 띄어. 계획적인 유괴 범죄가 즉흥적이고 충동적으로 변한 거지. 서울 서대문구 사건의 경우에도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가 “초등학생들이 귀엽게 생겨 장난삼아 던진 말인데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고 재밌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해.
가장 약한 사람을 노린다
  • 왜 아동 유괴 사건이 늘어날까? 유력한 원인 중 하나는 비교적 쉬운 범행 상대란 점이야. 성인인 여성이나 노인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통제하기 쉬운 아이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시도하는 거지.
  • 모방 범죄 가능성도 커졌어. SNS·유튜브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범죄 수법을 쉽게 학습할 수 있으니까. 또 아동 유괴 사건에 대한 언론과 여론의 관심이 커질 경우 일부 가해자에겐 범행을 자극하는 촉매가 되기도 해.
  • 다크웹💡 같은 익명성 플랫폼이 아동 대상 유괴를 부추긴단 분석도 있어. 아동 성 착취물을 만들어 판매하기 위해 아동 유괴 시도가 늘어난단 거야. 경찰은 최근 다크웹을 통해 실제 아동 유괴 사건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했지만, 유괴 범죄의 새로운 계기나 목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

솜방망이 처벌과 뒷북 수사
  • 유괴미수 사건을 엄하게 처벌하지 않는 점도 범죄 증가의 원인으로 꼽혀. 현행법(형법 287조)은 미성년자를 약취·유인하면 최대 10년 징역형에 처한다고 돼 있어. 근데 미성년자 약취·유인 미수범에 대해선 ‘처벌한다’(294조)는 조항이 전부야.
  • 그마저도 충분히 적용하지 않는 솜방망이 판결이 많아. 최근 6개월간 판결을 보면 미성년자 유인 미수 4건, 약취 미수 2건이 모두 집행유예였어. 실형은 초등생 4명을 동시에 유괴하려 한 약취 미수 1건(징역 1년 6개월)뿐이야. ‘유괴는 시도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잘못된 신호가 퍼질 수 있는 거지.
  • 안일한 경찰의 태도도 문제야. 서울 서대문구 사건은 8월28일 범행 이후 8월30일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은 “유괴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뭉갰어. 9월2일 추가 신고 뒤 9월4일에서야 피의자를 체포했고. 피해 학생이 다니는 학교가 9월1일 가정통신문에 범죄 사실을 알린 뒤에야 추가 신고를 받고 움직인 거야. 이런 뒷북 대응은 학부모 불안을 키우고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단 점에서 문제가 커. 

엄벌과 CCTV 만으론 부족해
  • 유괴 미수 범죄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미국과 영국, 호주는 ‘유괴 시도’를 별도 범죄로 규정하고, 경우에 따라 유괴범과 같은 수준의 중형을 선고하고 있어. 한국도 유괴 미수범에 대한 법정 형량을 높이거나 실형 선고 등으로 향후 취업 등 불이익을 주는 방법이 대안으로 거론돼.
  • 경찰 순찰과 CCTV 설치로 전국 아동 유괴를 막는 건 한계가 있어. 경찰 인력은 한정돼 있고, CCTV는 범죄 예방보단 사후 검거에 유용한 도구니까. 법에 명확한 지침이 없다 보니 같은 서울시 안에서도 자치구마다 CCTV 수의 격차도 크다고 해. 결국 이웃,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움직여야 해. 정부가 녹색어머니회💡나 자율방범대와도 협업을 강조한 이유기도 하지. 
  • 학부모와 가족·친지·친구들의 관심도 중요하겠지. 아이의 동선을 체크하고 위급한 일이 있을 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점을 아이와 함께 파악해두는 것이 좋아. 수사기관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건 찜찜한 일이지만, 아이의 지문과 얼굴 사진, 보호자 연락처 같은 정보를 미리 경찰 시스템에 등록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
  💡  Hi-light
다크웹: 구글·네이버 등 일반 검색엔진 외 특수 브라우저로만 접속 가능한 인터넷 영역
녹색어머니회: 등하굣길에 교통안전·범죄 예방을 위해 활동하는 학부모 봉사 조직

🎙️요즘 왜 이리 미성년자 유괴미수 사건이 많은 거야?
💬첫째는 모방 범죄야. 아동 유괴와 관련해서 SNS나 유튜브는 물론 언론 보도가 많아지니까, 사람들이 따라 해. 둘째는 신고 증가야. 부모나 아이들이 과거보다 아동 유괴 범죄에 대해 훨씬 예민하고 정보를 많이 알잖아. 그러다 보니, 예전 같으면 안 알려질 미수 사건도 적극적으로 신고되고 알려진 것 같아.


🎙️신고가 늘어난 거다?

💬과거 미수 사건은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고 묻히는 경우가 많았거든. 지금은 시민 의식도 높아지고, “이건 그냥 넘기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생겨서 신고가 늘었지. 또 블랙박스나 CCTV가 많아지다 보니 신고되지 않고 묻히는 암수범죄가 별로 없지. 결과적으로 아동 유괴 미수 건수가 급증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봐. 


🎙️예전엔 돈 때문에 아동을 유괴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어? 지금은 어때? 
💬요즘은 10대 청소년도 성적 충동이나 호기심 때문에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유괴를 시도하는 경우가 있어. 동기가 확실히 달라졌어.


🎙️60대 피의자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일까?

💬노인 인구가 매년 빠르게 늘고 있잖아. 예전보다 신체 건강도 좋아져서 성적인 욕구나 충동도 오래 지속돼. 근데 이걸 해소할 출구는 거의 없지. 결국 유튜브나 술로 푸니까 충동이 더 커지고, 술 먹다 보면 자제력이 무너져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져.


🎙️학교 주변 CCTV도 많잖아. 그런데도 왜 범죄가 줄지 않는 거야?
💬CCTV는 어디까지나 보완재야. 24시간 모든 곳을 지켜볼 순 없어. 사각지대가 있을 수밖에 없지. 근본적으로는 법률 공백이 커. 서울 서대문구 사건처럼 영장이 기각된 게 대표적이야.


🎙️법률 공백? 뭐가 문제야?
💬결론적으로 납치하지도, 아동이 다치지도 않았으니 범죄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보는 거야.


🎙️그게 맞아? 성공했다면 더 끔찍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거잖아. 

💬맞아. 실제 피해는 눈에 보이는 것만 있는 게 아니야. 납치 시도가 있었단 이유 하나만으로 전국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심리적 공포와 불안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신체적으로 다치는 것에 못지않게 심각한 피해거든. 그런데도 ‘실패했으니 피해는 없다’고 너무 가볍게 보는 거지.


🎙️그래서 장난으로 유괴를 시도했단 말이 나오는 건가? 

💬어떤 사람이 특정 행동을 했을 때 보상받는 걸 보면 사람들은 배워서 따라 하잖아. 처벌받으면 배우거나 따라 하지 않겠지. 최근 일어나는 아동 유괴미수 사건은 사람들 관심은 많은데 처벌은 이뤄지지 않잖아? 해봤더니 별거 아니네? 호기심에 한 번 해볼까? 란 모방 범죄가 일어나기 쉽지.


🎙️지금이라도 유괴 미수 범죄의 양형 기준을 높여야 하는 거 아냐? 

💬현재 아동 약취·유인에 대한 처벌 수준은 높은 편이야. 미수의 경우 처벌이 안 돼서 문제지. 나는 유괴 미수 범죄를 테러 미수 범죄 수준으로 놓고 생각해야 한다고 봐. 테러 미수범이 끼친 해악이 뭐야?


🎙️글쎄.

💬테러를 시도해서 사회적인 공포심을 키웠다는 거야. 아동 유괴도 마찬가지야. 이 사건으로 아동과 부모, 나아가 시민들까지 불안해하잖아. 아이들은 놀이터에 나가 놀지 못하고 있고. 이런 부분까지 처벌 기준에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해.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해?

💬우리는 헌법과 형법이 정한 죄형 법정주의를 따르잖아. 범죄와 형벌은 법률에 근거해 정한다는 원칙. 판사가 미수 범죄에 대해 처벌 수위를 높이는 덴 한계가 있어. 그렇기 때문에 형법에 미수범에 대한 처벌 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지.


🎙️다른 나라는 어때?

💬여러 영미권 나라들은 여성과 아동, 장애인, 노인 같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선 모두 가중처벌해. 그중에서도 아동은 가장 약자잖아. 성인은 어느 정도 자기 보호 요령이나 방법을 알지만, 아이들은 그런 판단도 어렵고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할 힘과 능력도 부족하니까. 그래서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경중과 상관없이 엄격하게 다루는 게 원칙이야.


🎙️서울 서대문구 유괴 미수 사건은 어느 정도 처벌이 적당하다고 봐?
💬피의자들이 경찰 조사에서 “장난이었다”고 말했잖아. 20대가 어떻게 그런 장난을 세 번이나 할 수 있겠어. 그건 의도적인 거라고 봐야 하고, 그것만으로도 처벌받아 마땅하지. 적당한 처벌의 수준은 사건 경위, 피해 정도 등에 따라 달라야겠지. 형량을 획일적으로 정하긴 어려워. 다만 “시도만 해도 처벌받는다”는 처벌의 확실성만이라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봐.


🎙️확실성을 심어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인간은 합리적이야. 비용보다 이익이 크고, 고통보다 쾌락이 더 큰 걸 결정하고 선택하지. 범죄도 마찬가지야. 잠재적 범죄자에게 범죄 비용이 이익보다 훨씬 크다면, 범죄를 선택하지 않겠지. 


🎙️유괴 미수범이 범죄로 얻는 이익은 뭔데?

💬아동 유괴를 시도만 했는데 언론과 경찰, 대통령까지 움직이잖아. 범죄자들 입장에선 신나는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 범죄로 인한 쾌감은 확실한 거야. 반면 잡혀도 구속되지 않거나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나니 손해나 비용은 적고. 그러니 범죄를 저지르기 쉽지.


🎙️결국은 실형 선고가 필요하단 거지?
💬징역 10년~20년 형처럼 길진 않더라도 한 달 또는 6개월의 실형도 충분히 경종을 울릴 수 있어.


🎙️너무 짧은 거 아냐?

💬일반 사람들에겐 실형으로 수감한 전과 기록이 남는 것 자체가 엄청난 타격이거든. 공무원이나 교수가 될 수 없고 회사 취직도 어렵지. 취직할 때 전과 여부를 확인하니까. 대학에서 시간 강사만 하려고 해도 성범죄 이력을 떼야 하고. 단기형이라도 실제 수감 경험이 범죄 억제에는 큰 효과가 있다고 봐.

🎙️‘미수’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경우가 있잖아. 특별한 목적 없이 아이에게 뭘 사주고 싶거나 말을 거는 경우와 미수 범죄를 어떻게 구분해?
💬간단하고 분명해. 아동은 우리 사회 전체가 언제나 보호해야 할 대상이야. 아이가 정당한 보호자의 보호 범위를 벗어난 상태에서 누군가가 접근했다면, 실종·유괴·납치 관점으로 보는 게 맞지. 그 상태에서 개입·통제하려는 타인이 나타나면 곧바로 범죄 시도를 의심하고 조사해야 해.

🎙️보호 범위를 벗어난 상태?
💬보호자는 먼저 법률적 보호자인 부모·법정대리인, 또는 위임받은 교사·돌봄 인력이야. 이들 통제를 벗어난 아이가 무방비 상태에 놓인 상태에서 타인이 접근한다면 무조건 범죄를 의심할 필요가 있는 거지.


🎙️의심되면 조사한다? 

💬응. 울산 유괴미수 사건을 예로 들어볼게. 60대 여성이 여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며 접근한 거잖아. 경찰이 그냥 봤을 땐, 60대 여성이 친할머니인지 이모인지, 옆집 이웃인지 모르잖아. 의문이 든다면 조사해서 60대 여성과 아이의 관계를 정확히 확인하면 되지. 신고가 들어왔을 땐 말할 것도 없고.


🎙️서울 서대문구 사건은 경찰이 뒤늦게 수사를 했잖아. 왜 그런 거야? 

💬첫째는 유괴되지 않았다는 안이한 생각 때문이고, 둘째는 아이들이 정확한 정보를 기억하길 기대했단 점이지. ‘최초 아이들 진술 때문에 범죄 차량의 색깔과 차종에 혼선이 있었다’고 했거든.


🎙️피해 아동이 그걸 기억하는 게 가능한가?

💬아이들이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정확히 차종과 번호를 기억할 수 있겠어. 솔직히 어른도 당황하면 지나간 차가 SUV인지 세단인지 구분하기 어렵잖아. 최초 신고가 들어 왔을 때 경찰이 주변 CCTV를 더 철저하게 확인했어야 했다고 봐. 


🎙️다크웹이 아동 유괴 범죄를 부추길 수 있단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봐?

💬영향이 전혀 없을 순 없지. 10·20대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게 소위 새로운 매체, 온라인 플랫폼이잖아. 다크웹 같은 플랫폼에 노출될수록 아동 유괴와 성착취물을 올리는 일을 게임처럼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 올려도 처벌되지 않는 게 학습되면, 죄의식을 느끼는 것도 둔감해질 테고 말야. 


🎙️아이들이 많이 보는 SNS나 유튜브는?
💬맞아. 포털이나 온라인 플랫폼에서 범행 방식 같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니까. 언론과 달리 이런 플랫폼은 방송통신심의위에서 제재하거나 책임을 묻기 어렵잖아. 폭력성이 높고 모방범죄에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 심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봐. 언론도 문제야.


🎙️언론은 왜? 어떤 점이?

💬너무 상세하게 범죄에 대해서 보도하잖아. 심지어 어떤 방송에선 범죄 상황을 재연 배우까지 써서 아주 상세하게 알리더라고? 자세한 수법·재연은 잠재적 범죄자들에겐 ‘범죄 과외’가 돼. 언론의 사회적인 교육 기능을 살리려면 예방 중심으로 보도하는 게 맞지. 


🎙️등하굣길에 경찰을 투입해 순찰을 강화하는 건 효과가 있을까?
💬경찰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그 인력은 어디서 오겠어. 다른 곳에서 구멍이 생기지 않을까? 학교 앞만 지킨다고 돼? 학원은 애들이 안 가? 결국 경찰이 범죄를 모두 잡아내는 건 불가능한 일에 가까워.


🎙️CCTV를 더 많이 설치하는 건? 
💬CCTV는 범죄를 예방하기보단, 주로 사후에 범인 검거율을 높이는 데 쓰이지. 아동 유괴는 사실 골든타임이 엄청 짧아. 24시간도 길지.


🎙️왜?

💬아이들은 잡히면 소리를 지르고 울잖아. 오래 데리고 다니기가 힘들지. 그래서 성인보단 납치된 후 더 빨리 살해되는 경향이 있어. 실시간으로 모든 CCTV를 보고 감시하는 구조가 아니라면,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는 덴 큰 효과가 없다고 봐야 해.


🎙️그럼 어떻게 해야 유괴 범죄를 막을 수 있어?

💬경찰은 아동 보호라는 큰 틀에서 ‘멍석’을 까는 역할이고 그 안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건 학부모 단체와 NGO 같은 지역사회, 커뮤니티야. 이를테면 지역 파출소를 합쳐서 지구대로 개편했잖아. 그러면서 경찰이 상주하지 않는 비어 있는 파출소들이 있거든. 거길 치안센터로 쓰면서 치안의 근거지로 삼으면 좋을 것 같아.


🎙️거기서 구체적으로 뭘 하는 건데?

💬녹색어머니회나 퇴직한 경찰, 해병대 전우회 같은 훌륭한 인력들이 있잖아. 치안센터를 기지로 이분들이 함께 아동 보호에 나서면 좋을 것 같아. 이곳에 모여 있다가 수시로 순찰도 고, 아동들이 위급한 상황에서 멀리 있는 지구대에 가지 않고 가까운 치안센터로 가서 도움을 청하는 거지. 전직 경찰관들은 경험도 살리고 일자리도 주고 일석이조지.


🎙️유괴 예방 교육은 충분하다고 봐?
💬주입식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오래 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막상 피해 상황에 놓일 때 무용지물이 되기도 쉽고. 그래서 실제 유괴 범죄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체험식으로 교육 방법을 바꿔야 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것보다 교육 효과가 오래 지속되겠지.


🎙️호신용품은 도움이 될까?
💬아이들에게 호신용품은 급박한 상황에서 오히려 흉기가 돼서 아이들을 다치게 할 수 있어. 제대로 쓰기가 쉽지 않거든. 또 하나, 잘못하면 오히려 범죄자가 될 수도 있지.


🎙️그게 무슨 말이야? 

💬자칫하다가 호신용품으로 범죄자를 살해할 수도 있잖아. 우리나라는 정당방위에 대한 개념이 좁고 까다롭거든. 자신을 방어하려다 자신이 범죄자가 될 수 있는 위험의 소지가 있다는 걸 명심하고 신중히 써야 해. 


🎙️당장 휘클러들이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결국 목격자나 피해자가 신고하지 않으면 경찰은 범죄 사실조차 알 수 없어. 대부분의 범죄는 경찰이 스스로 인지하기보다 시민의 신고와 제보로 드러나거든. 그래서 예의주시하고 즉시 신고하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야. 물론 경찰의 역할도 중요하지.


🎙️어떤 역할?

💬경찰이 지역사회와 격리돼선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시민이 경찰을 신뢰하지 않으면 신고도, 제보도 줄어들고 결국 범죄 해결도 막히게 돼. 그래서 경찰은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 시민과 함께하는 존재가 돼야 해.

  🖐️  Hi-five
1. 최근 전국에서 아동 유괴미수 사건이 잇따르며 학부모 불안이 커지고 있어.
2. 돈이 목적이던 과거와 달리 범행 동기가 성적 욕구 해소나 장난 등 복잡해졌어.
3. 아동이 범죄에 취약한데 모방범죄 가능성이 커진 환경도 범죄 증가의 원인.
4. 유괴미수 범죄에 대한 경각심 없이 솜방망이 처벌을 하는 것도 문제야.
5. 순찰 인력과 CCTV를 늘리는 것보단 시민의 신고와 지역사회 역할이 중요해.
호주 지리 자연 사진상
🍀무늬의 숲 밤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은 나무? 콜리플라워 산호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야. 자연 속 동물 사진 등 ‘호주 지리 자연 사진상’의 당선작들을 한번 만나봐.

🍀재생 페트병 내년부터 연간 5천톤 이상을 생산하는 음료업체는 페트병을 제조할 때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10%를 사용해야 해. 2030년엔 더 늘릴 계획이야. 
 
🍀가뭄 예외 강릉시청 가뭄으로 강릉시는 저수조 500톤 이상인 곳의 단수를 시행했어. 강릉시청만 빼고. 강릉시청만 고통 분담에서 예외가 된 건 이뿐이 아니야.
🍀새만금 다음 할 일 얼마 전 새만금 공항 건설 기본계획 취소 판결이 있었어. ‘새, 사람 행진단’의 오동필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 공동단장은 이제 수문도 열어야 한대.

🍀15년간 18일 한국 기후변화 지표종 중 하나인 지리산 큰산개구리의 첫 산란 시기가 지난 15년간 18일 정도 앞당겨졌대. 이런 혼란은 먹이사슬도 흔들 수 있어. 

🍀멸종위기종의 무인도 뿔제비갈매기는 세상에 100마리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이야. 이 갈매기가 해상풍력발전단지 예정인 무인도를 새 보금자리로 삼았대. 

지난주 휘클리 Vol.213: 극우셀럽파티 가본 사람, 저요!🖐️에서 전했던 미국 극우 인사 찰리 커크의 죽음 이후로 미국의 ‘매카시즘’ 몰이가 심상찮아. 한국의 트루스포럼은 미국 워싱턴에서 ‘차이나 리’ ‘부정선거’ 외치는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영국에서는 11만명이 모인 극우집회까지 전 세계 극우화가 걱정스러워. 앞으로도 극우화를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아. 휘클러들도 계속 관심을 가져줘🤫 


😕현재 나라에서 극우가 굉장히 위험하게 보였는데 생각보다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이 되면서도 이렇게라도 드러나서 다행이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무튼 내용이 좋았어. 이걸로 인한 한미 관계 및 국제관계에 대해서도 다뤄줬으면 좋겠어.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도 몰랐었는데 새로운 정보들의 연속이었어.

🤕극우셀럽파티에 직접 간 취재가 정말 인상 깊었어. 특히 대상이 10대 청소년과 20대 초반 친구들이라는 게 제일 충격적이야. 그들은 극우의 '미래'를 단단하게 구상하고 있구나 싶어서.... 글을 읽는 내내 담담함과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싶은 걱정이 되었어. 여성에게 더 많은 출산을 강요하는 ‘메이크 모어 베이비스' 같은 운동도 소름 끼쳐. 반대로 그럼 진보 진영에서는 이런 활동을 하지 않는 건가 궁금하기도 하고!

😊찰리 커크 사망 소식과 함께 이 글을 보게 되어 빌드업코리아와 한·미 극우연대 움직임을 자세히 알게 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어. 최대한 중도의 입장에서 글을 쓰려고 노력한 것을 볼 수 있었어. 수고 많았어. 

😤최근에 극우 기독교들이 행하고 있는 왜곡된 역사교육 관련해서 기사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치밀하게 (...) 미래세대도 길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주도하는 극우 인사들도 알게 되어 유익한 레터였어. 이런 극우 음모론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

🤫사실 그간 극우는, 국내 자본주의자들이 더 해먹기 위해 모인 극단 정치적 모임이나, 그 한계가 너무 명확하다고 생각했는데, 미국 극우와 연계가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지. 한계 없이 더 세게 나올 거란 생각하니, 너무 무서워. 덕분에 어떻게 그들이 활동할 수 있는지 생각하고 고심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마워!

😲와 어제 죽은 사람을 다루다니 대박 신속하다! 그냥 이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저러나 싶고.... 무슨 나랑 다른 나라에 사는 사람들 같아. 이런 기사나 가짜뉴스들 보면 ㅎㅎ ㅠㅠ 항상 진실을 파헤치는 팀 휘클리, 한겨레 화이팅!!

🤠바라클라바 당첨자는 👉3143 👉9045 👉5522 👉9887
+
📢이벤트 알림  

아동을 상대로 한 범죄를 보니 화가 치솟지?😡 휘클러들의 혈압을 낮춰줄 귀엽고 무해한 🐬퍼퓸바를 준비했어. 멸종 위기에 놓인 바다 친구들(돌고래·거북이·수달)을 모델로 했는데, 몸에도 환경에도 좋다니 휘클러를 위한 선물로 딱이지? 받침대도 세트야. 3명에게 보낼게. 의견 부탁해.

✔️마감은 다음 주 수요일(9월24일) 낮 12시야 ✔️휴대전화 번호 ✔️레터를 받는 메일주소도 함께 보내줘
팀 휘클리는 늘 답장을 기다리고 있어 🙌
📫 친구의 메일함에도 똑똑한 시사 뉴스레터 휘클리를 넣어주자! 💌
📫 주소록에 weekly@hani.co.kr를 추가하고 휘클리를 스팸함에서 구해줘. 🙏
📫 이 레터는 팀 휘클리 김선식(살몬) | 권지담(2호) | 구둘래(9몬) 기자가 제작했어.
한겨레
weekly@hani.co.kr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 6 1566-9595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