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음악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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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폴란드 하면 어떤 작곡가가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 많은 분이 '쇼팽'을 떠올리실 것 같은데요. 이렇게 폴란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쇼팽은 국가의 위상을 드높인 일등 공신이지만, 한편으로는 폴란드의 다른 작곡가들 위에 드리워진 그림자 같기도 해요🧐 폴란드 음악가를 설명할 때는 늘 쇼팽과 어떤 관계였는지 설명하곤 하니까요.

오늘의 음악가는 짧은 생애 동안 매우 활발하게 활동한 작곡가, 그라지나 바체비치입니다. 이제 쇼팽이라는 그늘에서 빠져나와 바체비치에게만 조명을 켜 볼게요💡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휩쓴 그의 음악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궁금하면 따라오세요~

🔖 글리터 Belle님의 신청곡입니다

그라지나 바체비치 (Grażyna Bacewicz)

©️culture.pl

1909년 폴란드에서 태어난 그라치나 바체비치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바이올린을 배우며 음악에 두각을 나타냈어요. 아버지는 그의 재능을 일찍이 파악하여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도왔죠👍🏻 이후 폴란드의 국립 음악원인 바르샤바 음악원에서 작곡과 바이올린을 공부하게 되고, 졸업 이후에는 장학금을 받아 파리에서 나디아 불랑제에게 음악을 배울 수 있었어요.

참, 글릿 뉴스레터에서 직접 소개하기도 했고, 피아졸라, 아론 코플랜드 등 수많은 음악가의 스승이었던 나디아 불랑제, 다들 기억하시죠? 가물가물하다면 👉🏻클릭!

오늘날 음악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한 콩쿠르 수상 여부는 그라치나 바체비치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토픽입니다. 그는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여러 콩쿠르의 작곡 부문에서 수상하며 작곡가로서의 이름을 떨쳤지만,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수상한 경우도 상당히 많아요. 1935년, 제 1회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콩쿠르의 우승자 역시 바체비치인데요😎 교수로 부임하고 나서부터는 유럽 각지에서 열린 바이올린/작곡 콩쿠르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어요. 뛰어난 연주자이자 작곡가였던 바체비치가 자신의 곡을 연주하는 영상이 있어서 함께 넣어보았습니다.

폴란드의 노래

펜데레츠키©️네이버포스트

17-18세기 중반의 폴란드는 유명한 음악가들을 여럿 만들어내며 국제적으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었습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같은 클래식의 중심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그들만의 독자적인 음악 스타일을 확립해나갔죠. 그러나 19세기에 들어 폴란드 동북부 영토가 러시아 제국의 지배를 받기 시작하며 음악계가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쇼팽, 비에니아프스키 등 유능한 음악가들이 프랑스로 유학을 한 건 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마리아 시마노프스카와 같은 여성 음악가가 선전한 것은 물론이고, 카롤 시마노프스키는 드뷔시와 라벨의 영향을 받은 신비한 화음에 폴란드 민속 리듬의 역동성을 부여한 그만의 음악으로 전 유럽에서 대박을 터뜨렸어요.

전쟁이 끝났지만, 폴란드는 다시 소비에트와 나치 독일의 치하에 들어가게 됩니다. 많은 작곡가가 망명을 택했고, 개중 미에치스와프 바인베르크처럼 유대인 작곡가는 가족과 친척들 모두 나치에게 학살되는 비극을 겪어야만 했죠. 이후 1953년, 비로소 프라하에 봄이 찾아오면서 폴란드 음악계에는 다시 화색이 감돌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펜데레츠키는 1959년 ‘제2회 바르샤바의 가을’ 작곡 콩쿠르에서 1, 2, 3등을 모두 휩쓸며 이른바 전설로 등극하는데요, 여러분이 잘 아실 영화 <엑소시스트>와 <샤이닝>의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죠. 오늘날의 젊은 폴란드 음악인들은 선배들의 기를 받아 부단히 그들의 음악을 만들어 나가고 있답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유모레스크 (Humoresque for violin and piano)

바체비치는 그 자신이 뛰어난 연주자였기 때문에 곡의 대다수가 바이올린을 위한 곡이에요. 오늘의 곡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유모레스크> 또한 그중 하나인데요. 1953년에 작곡된 이 곡은 통통 튀는 듯한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인 곡입니다👀

많은 분에게 '유모레스크'라는 장르는 그리 낯설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재미난 분위기의 곡을 뜻하는 유모레스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슈만의 <유모레스크 작품번호 20>일 것 같아요. 이름에 '유머'라는 말이 들어갈 정도이니, 이 장르가 대충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 가실 거예요. 가볍고 귀여운 곡이니 연주하기도 쉬울 것 같지만, 생각 외로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는 상당한 기교를 요한다고 합니다. 가볍고 빠르게 연주해야 하는 탓에 음악 콩쿠르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장르라고 해요.

아이공(아는만큼 보이는 공연)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음악 전공생이 가장 많이 유학하는 학교는 바로 독일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에디터도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이 참 많은데요. 이는 그만큼 독일이라는 나라가 클래식 음악에서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런 독일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가 약 5년 만에 내한한다고 합니다. 195년의 역사를 가진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있다니, 정말 설레지 않나요?😝 세 번째인 이번 내한은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함께 한다고 해요. 전통과 혁신, 그리고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는 이들의 무대가 궁금하다면 예술의전당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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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2년 7월 8일 19:30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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