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출처: Google Earth

지난호(30호)에 이어서 이번 호에서도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머물고 있는 아프간 난민의 최근 상황을 톺아보고자 합니다.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동아시아의 아프간 난민의 보호실태는 어떠한지 알아볼까요? 👀

먼저, 중앙아시아에는 타지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이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요.

⏺️ 타지키스탄: 아프간 국민의 25%가 타지키스탄계 아프간인일 정도로 타지키스탄과 아프간의 관계가 깊은데요. 탈레반이 아프간을 완전히 점령하기 전, 타지키스탄은 1만 명에서 1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발표했는데, 실제로는 8,500여 명에서 14,000여 명의 난민과 망명신청자를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마저도 지난 해 말부터 최근까지 아프간 난민들의 입국 절차를 중단하고 추방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에 유엔난민기구(UNHCR)의 국제보호국장 엘리자베스 탄(Elizabeth Tan)은 타지키스탄 당국에 “난민들을 억류하고 추방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청했어요. 

⏺️ 우즈베키스탄: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당시 난민 운송 지원을 위해 자국 공항을 제공하고, '일시적으로'만 난민을 받아들이겠다고 했었던 우즈베키스탄은 2021년 말 유엔난민기구가 위임한 12명의 난민만을 수용했어요. 그리고 13,000여 명의 아프간인을 단기비자로 받아들였는데요. 이들은 대개 이미 비자를 소지한 사람들, 정치인들, 우즈벡 소수민족 출신 사람들이었습니다. 정치 분석가이자 인권 운동가인 안바르 나치로프(Anvar Nazirov)는 우즈벡이 “탈레반을 화나게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이 상황에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아프간 난민에 대해 공식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 투르크메니스탄: 난민 이송을 위한 영공 사용만 허용하고, 자국 영토 내 난민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투르크메니스탄은 빠르게 정치적•경제적 노선을 변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프간의 수도 카불이 함락된지 사흘 만에 투르크메니스탄의 영사는 탈레반이 임명한 발크(Balkh) 지방의 수장을 만났고, 같은 날 다른 곳에서는 투르크멘의 외교관들과 탈레반 대표부들이 양국의 무역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나아가 투르크메니스탄이 탈레반 외교관의 존재를 인정하고 최근까지도 경제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의 상황을 알아볼까요❓

✅ 인도네시아: 2021년 이전부터 1만 여명의 아프간 난민이 유입되었던 인도네시아는 난민이 목적지로 가기 위해 경유하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국제난민협약 서명국이 아니고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에 난민 관련 일을 위임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인도네시아에서 난민신청자는 인도네시아 정부에게서 난민지위 심사와 자격 부여를 받지 못하고, 취업과 사회보장이 제한되어 있어요. 도시 밖으로 이동할 수도, 자동차나 오토바이크를 소유할 수도, 대학 진학을 할 수도 없어요. 이런 상황을 벗어나는 길은 제3국으로의 재정착인데요. 재정착 대기 동안 IOM이 생계비를 지원한다고 해요. 인도네시아 체류 난민이 약 13,700명이고 이 중 절 반 이상(7,600명)이 아프간 난민인데, 상당한 수가 10년 이상 체류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재정착 되는 난민이 몇 년 째 전체 난민의 5% 이하로 감소 추세여서 재정착이 장기화된 난민 상태의 영구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어요. 인도네시아를 사실상 난민 장기 체류 국가로 인식하고 재정착이 아닌 다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불확실한 앞날과 불안정한 인도네시아 생활을 견디던 난민들이 UNHCR, IOM 건물 옆에서 침묵시위, 천막 농성 등 불복종 운동을 하기에 이르렀는데요. 작년 말에는 농성자 중 한 아프간 청년 난민이 분신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있었어요. 이 청년 전에도 스물네 명이 넘는 아프간 난민이 인도네시아 정부와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며 분신 시도를 했고 6명이 살아남았다고 하니 처참할 따름입니다. 

✅ 일본: 지난 해, 자국 대사관과 국제협력기구(JICA) 등에서 일한 아프간 직원과 그들의 가족 등 500여 명을 탈출시키기 위해 수송기와 자위대원을 파견했던 일본 정부는 결과적으로 일본인 1명과 미국이 요청한 아프가니스탄인 14명만을 이송하면서 비판을 받았는데요. 올해 8월에는 1년 동안 아프간을 탈출한 133명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했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엄격한 난민 심사 정책과 저조한 수용 기록에 비하면 다수로 보이지만, 대다수가 카불의 일본 대사관에서 일하는 직원과 가족으로 구성된 난민이었어요. 이는 최근 1,600명 이상에게 난민 지위를 인정한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들에 대한 처우와 비교가 됩니다. 

국내 이주민에게 한국어를 교육하고 한국사회와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여러 부처가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 중 법무부가 운영하고 있는  ‘사회통합프로그램(Korea Immigration Integration Program, KIIP)’은 결혼이주, 이주노동자뿐만 아니라 동포, 유학생, 난민 등 여러 이주자들이 듣는 프로그램이에요. 2022 사회통합프로그램 운영지침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이민자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적응·자립하는데 필요한 기본소양을 체계적으로 함양할 수 있도록 마련한 교육”이라고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소개해요. 사회통합프로그램은 2009년 처음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13년 간 꾸준히 시행되고 있어요.🏃‍♀️ 코로나 발생 후 운영기관에 따라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지요.

사회통합프로그램은 난민, 특히 난민신청자와 인도적체류자에게 잘 홍보되지 않고 있는데요. 시민단체나 주변 지인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난민은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도 몰라요. 소수의 난민만이 여러 이주민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어요. 그리고 외국인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의 난민은 교육대상이 되지 않고 있는데요. 이 점을 개선하라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어요. 실제로 KIIP 웹사이트는 외국인등록번호가 없으면 가입이 불가능해요. 그러나 본질은 이 프로그램의 참여 대상을 외국인등록증 또는 거소신고증을 소지한 합법 체류 외국인 및 귀화자로 한정하고 있다는 거예요. 난민신청자 중에 합법 체류 외국인이지만 외국인등록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요. 난민지위심사 신청을 한 시점의 체류상태나 심사를 재신청한 사람들이 그 예입니다.  

한편, 올해 운영지침은 ‘Ⅱ-6-나. 교육 대상에 따른 다양화 조치’ 부분에서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 입소한 재정착난민 및 난민신청자를 대상으로 사회통합프로그램 정규 교육과정(0~5단계) 전체를 이수할 수 있게 하고 있었어요. 단, 이는 일반 사회통합프로그램 운영기관과는 달리 교육 목적에 따라 교육 대상을 특정하여 실시하는 교육이기 때문에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가 직접 운영하고, 사회통합프로그램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지 못해요. 

난민 사회통합이 일반 외국인 사회통합과 통합되어 가야하는가, 재정착 난민의 경우처럼 특수성을 고려하여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하는가,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입소 난민뿐만 아니라 난민 전반을 사회통합 대상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등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MAP과 함께하실 자원활동가님을 찾습니다!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MAP의 네 가지 프로그램에서 활동하실 분을 기다립니다.    

① 대외홍보(PR)

시민단체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다하고 시민과 난민을 향하기 위한 단체의 대외 홍보 활동을 합니다. 미디어 모니터링 및 SNS 소통, 단체 활동 기록 등의 활동이 포함됩니다. 

② 한국어교육 운영 지원

난민 활동가 및 프로그램 참가 난민 대상의 한국어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합니다.

③ 난민 청소년•청년 장학사업 운영 지원

교육을 통해 난민 청소년 및 청년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마련된 장학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합니다.  

④ 코로나19 속 난민의 경험 연구 출판 지원

코로나 19 속 난민의 경험을 연구한 MAP의 <따옴표 와 이음표> 연구 출판을 지원합니다. 기초 연구 자료를 활동가와 검토하고, 연구 결과물을 자료집의 형태로 펴낸 뒤 공유/배포하는 출간 과정을 함께합니다.

[국제이주기구] 인도적 지원에서의 노인과 장애 포괄 웨비나 개최 안내

인도적 위기 발생 시 노인과 장애인은 소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이들이 보다 포괄적인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켜져야 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에서 노인과 장애인이 인도적 지원에 안전하고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대안책에 대해 소개해드리는 <인도적 지원에서의 노인과 장애 포괄 웨비나>를 개최합니다. 인도적 지원 분야 종사자가 아닌 분들도, 해당 주제에 대한 지식이 없는 분들도 참여 가능하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11회 서울이주민예술제가 열립니다. 이주노동자희망상 시상식과 함께 진행되는 개막행사에서는 공연과 영화 개막작 상영이 함께 이루어질 예정이에요. 이주민 토크 <우리 더하기>, 5개의 팀이 참여하는 음악과 퍼포먼스 공연, 10편의 영화 상영 등 오랜 역사에 걸맞게 다채로운 예술이 펼쳐집니다.

예술제의 슬로건은 <예술을 원하는 우리 Art, Life, the Rights of All People>로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당신이 예술을 원한다면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예술을 통해 우리가 되는 시간을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