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서 활동하는 마늘이 집사 선영이에요. 😚 지난 달 뉴스레터는 책임지는 정치인의 자세를 다뤘습니다 👉 <월간국감> 지난 호 보기

국회가 국정을 감시한다면 우리는 국회를 감시하지!

우리는 월.간.국.감.

열네 번째 뉴스레터는 이렇게 구성되었다오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월권일까 아닐까’ 선거법을 계류시킨 국회 법사위원장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후보자만 할 말 있어요? 유권자도 할 말 있거든요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할 말은 할 줄 아는 유권자를 위한 3가지

🧄 이달의 국회의원을 알리오

 - ‘월권일까 아닐까’ 선거법을 계류시킨 국회 법사위원장

2023년 7월 17일, 법사위 제1차 전체회의에 정개특위의 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되었습니다 🚫 선거시기 일반 유권자들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몇몇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법사위원이자 정개특위 위원이기도 한 장동혁 위원이 법안 내용에 이의를 제기했고(정개특위 회의 때 참석을 못했어요), 명쾌한 해답 없이 토론이 지속되었습니다 🗯️ 김도읍 위원장은 정개특위가 대안을 다시 마련해오라며 한 차례 법안을 계류시켰고요.

그리고 2023년 7월 27일, 법사위 제3차 전체회의에 수정되지 않은 정개특위의 선거법 개정안이 다시 상정되었습니다.

• 국민의힘 위원들 “개정 내용이 모호할뿐더러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맞지 않아 보여서 정개특위가 대안을 다시 마련해야 해”  
• 더불어민주당 위원들 “8월 1일부터 해당 조항이 실효돼. 10월에 있을 재·보궐 선거 전 혼란은 막아야 하니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도 빨리 처리하자”

위헌 결정을 받은 조항은 즉시 실효되지만,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조항은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일자까지 국회가 개정해야 합니다. 국회는 2023년 7월 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고쳐야 했지만, 본회의 표결 전 법사위 단계에 머물러 있던 선거법은 두 번째 처리 시도에도 불구하고 법안 처리가 무산되었습니다 💣

• 김도읍 법사위원장 “지금까지 운영해 왔던 법사위 운영 원칙상 대체토론 결과 반대를 명확하게 하는 위원이 있고 설득 안 되면 법을 처리할 수 없어”

정개특위 남인순 위원장은 두 번째 법안 처리가 무산되자, 법사위 김도읍 위원장을 향해 입장을 내놓습니다. 여야 합의로 마련한 선거법의 내용을 문제 삼아 거부한 것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남용했다는 겁니다 👉 체계자구심사권이란? 월간국감 다시 보기

• 남인순 정개특위원장 “정개특위가 의결한 법에 대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만을 갖고 있어. 그런데 정개특위가 여야 합의로 의결한 법안 처리를 법사위원장이 거부한 것은 정개특위의 입법권을 무시한 초법적 행태야!”

아니나 다를까 국민의힘 법사위원들도 이에 대응하는 성명서를 내놓죠 📜

• 국민의힘 법사위원들 “법사위는 조항의 모호성과 법체계의 정합성, 헌재의 위헌 취지 부합 여부를 판단했을 뿐이야. 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못한 책임이 국민의힘과 법사위원장에게만 있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터무니없어!”

그렇게 법사위에서 멈춰 서버린 공직선거법 개정안.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길래 그럴까요? 이 판단에 앞서 오늘 우리는 법안의 내용에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 이달의 국회를 알리오

 - 후보자만 할 말 있어요? 유권자도 할 말 있거든요

현행 선거법은 선거시기 후보자와 정당이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을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권자도 대상이 됩니다. 그래서 내가 후보자가 아니더라도 선거법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하지 말라는 것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

온통 하지 말라는 것투성이인 선거법. 정개특위는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에 따라 적절한 대안을 만들었을까요?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

① 선거기간 중 선거운동을 위한 30인 이상의 모임은 일체 금지

현행 선거법 제103조 제3항은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도록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부분이 지나치게 폭넓은 규제이기 때문에 위헌이라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정개특위의 대안은 30명을 초과하는 그 밖의 집회나 모임을 금지합니다 👥 심지어 조항을 신설해 누구든지 선거기간 중 선거운동을 위해 선거법이 허용한 것을 제외하고 어떤 모임이든 간에 집회나 모임을 개최할 수 없도록 합니다.

문장으로만 보면 ‘선거운동을 위한’이라는 단서가 있으니 명확히 구분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선거운동’이라는 개념이 원체 모호하고 넓기 때문에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선거와 관련된 우리의 말과 행동이 선거운동으로 간주 되어 단속과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

②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가 의원을 징계하는 방법

현행 선거법 제90조와 제93조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 전부터 누구든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추천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인쇄물을 나눠주거나 설치하는 것은 금지합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일반 유권자에 대하여는 광고, 문서·도화도안과 그림을 아울러 이르는 말를 이용하여 정치적 표현을 할 기회를 사실상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이 조항으로 인해 현수막이나 피켓, 전단지 등 인쇄물에 특정 후보자명이나 정당명을 명시하거나, 사진을 붙이거나, 직접 언급하지 않더라도 유추가 가능하면 단속하고 처벌할 수 있었거든요 🤐

그렇기 때문에 ‘6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제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쇄물과 같은 수단 자체를 박탈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결정문이 명시하는데도, 정개특위는 6개월(180일)에서 4개월(120일)로 기간을 줄이는 데에만 그쳤습니다 😓

유권자가 후보자와 정당에 대해 거리낌 없이 말하고, 표현해야 할 선거시기에 볼드모트마냥 말할 수 없도록 하는 이 조항. 그냥 삭제하면 안 될까요? 🔥 정당 현수막의 난립이 걱정이라면, 옥외광고물법으로 규제하면 됩니다. 또한 사용할 수 있는 선거비용의 총액은 정해져 있으니, 후보자와 정당이 선거비용을 그 이상 지출하지 않도록 제대로 감시하면 됩니다.

③ 공약과 정책 비교 평가 가능하지만 순위나 점수 매겨서 서열화하면 금지

현행 선거법 제108조의3은 후보자와 정당의 정책이나 공약은 비교평가할 수 있지만, 후보자별로 순위나 등급을 정해 서열화하는 방법은 금지합니다. 비교평가는 가능한데… 순위나 등급, 점수 매기기로 서열화하면 안 된다고요? 뭔가 이상합니다.

언론도, 시민단체도, 하물며 유권자도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 비교평가를 할 수 없다면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정책선거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제108조의3을 삭제해야 합니다 💯

🧄 이것만 알면 나도 국회 감시 레벨업이오!

 - 할 말은 할 줄 아는 유권자를 위한 3가지

이로 보나 저로 보나 확실한건 정개특위가 마련한 대안이 대안답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정개특위는 법사위에서 법안을 처리해달라 요구할 것이 아니라 회의를 다시 열어 법안을 다시 논의해야겠죠. 그렇다면 앞서 문제 삼은 4가지만 고치면 선거시기에 우리는 마음껏 후보자와 정당에 대해서 정보를 나누고, 평가하고, 공론화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공직선거법의 선거운동 부분 전부가 개정 대상입니다 💢

왜냐하면 현행 선거법 제58조는 선거운동을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애매모호한 정의는 선거시기 유권자의 대부분의 말과 행동을 선거운동으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해외 사례만 보더라도 한국만큼 선거시기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고 처벌하는 나라가 없습니다 🌍 영국, 프랑스, 독일에서는 후보자와 정당에 한해서만 선거법의 규제 대상으로 삼고, 유권자는 일반 시민으로서 일반법을 적용하도록 합니다.

선거법의 처벌 대상이 되고 말고의 문제는 벌금의 액수가 크고 작거나 감옥살이의 기간이 길고 짧은 차원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 유권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박탈로까지 이어질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당장 있을 선거에서 후보자와 정당에 대한 유권자 간 적극적인 정보 공유와 평가까지 위축되어 제대로 된 선택까지 어렵게 만들 겁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국회에 요구합니다 ✨

• 선거운동 개념을 명확히 해서 법 해석에 혼란이 없도록 해!
• 애꿎은 유권자의 입을 막지 말고, 후보자와 정당의 선거운동 중심으로 규제해!
• 선거때도 누구나 후보자와 정당을 말하고, 공약과 정책을 비교평가할 수 있도록 개정해!

🧄 마늘이와 친구들

 - 친구의 생각이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