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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볍게 찍어먹기

변신 프란츠 카프카, 붉은여우 옮김, 지식의 숲
고전/소설/소외


어느 날 그레고르는 잠자는 불길한 꿈에서 깨어난 뒤, 자신이 끔찍한 벌레 한 마리로 변해 있는 것을 침대 속에서 발견했다.


- 변신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장남 ‘그레고르’의 몸이 어느 날 갑자기 벌레로 ‘변신’ 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판타지적 요소에 대한 것은 아니고, 그레고리와 그 가족들의 관계 변화에 대한 서술이 대부분이에요. 처음에는 그레고리를 연민하며 슬퍼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정말 벌레 취급을 하게 되죠😥
 
작품을 읽으며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건 그레고르 시점의 이야기인데도 벌레로 변한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이 별로 묻어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요. 이상할 정도로 자신의 상황에 대해 담담하게 서술해요. 몸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직후에도 ‘이게 어떻게 된 일이고,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며,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아니라, 출장 기차를 타지 못한 것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거든요.
“이처럼 음악 소리에 감동을 느끼는데도, 내가 벌레란 말인가.”
 
그런 담담함에서 느낀 찝찝함이 해소된 것은 그레고르의 이 독백에 다다랐을 때예요. 그의 응축된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거든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뇌하는 그레고르의 모습이 존재의 의미를 잃고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또는 "이익 사회에서 인간의 관계는 오직 이해관계에 따라서만 이루어진다…" 등이 이 작품의 주요 해설인데요.

그런 메시지보다도 제 머리를 맴돌았던 것은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라는 질문이었어요. 그레고르는 몸만 벌레로 변했을 뿐 의식은 사람일 때와 똑같고, 변한 관계에 대한 슬픔도 느끼고, 음악을 들으며 감동도 받는데, 인간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걸까요? 조금 심오한 주제이지만 북플러님도 변신을 읽고 같이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는….

얼마 전 오스트리아 빈 여행을 갔다가 ‘카페 카프카라는 공간에 방문했어요. 혼자서 신문을 읽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었습니다. 빈을 가게 될 일이 생기신다면 꼭 방문해보세요. 책과 글을 사랑하는 북플러라면 좋아할 거라고 확신해요. (아침과 밤의 분위기가 정말 다르니까 두 번 다 가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 에디터 란란🍰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심너울, 안전가옥
소설/단편/일상판타지

근추동과 그에 인접한 동네들은 모든 직장인들에게 악의를 품은 어떤 도시계획 전문가가 한 땀 한 땀 세심히 짜 낸 듯한 난개발의 정수였다. 한 블록 건너마다 있는 교차로의 신호등은 주기가 교묘히 엇갈리도록 조작되어 보행자의 정신을 으깨 버렸고, 1차선에서 5차선까지 변화무쌍한 도로 폭은 운전자의 영혼에 깊게 남을 흉터를 새겼다. 

-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中
북플러님은 10분, 20분씩 주어지는 자투리 시간에 무엇을 하시나요?

저는 가끔 짬이 나면 전자책을 꺼내 읽곤 하는데요. 이럴 때 순간 몰입하기 쉬운 일상적 내용의 단편이 참 잘 읽히더라구요. 그래서 이번 호차에는 자투리 시간에 훅훅 짧은 호흡으로 읽기 좋은 단편집을 소개할게요.

심너울 작가의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는 일상과 판타지를 오가는 다섯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그 중 한 편이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랍니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현대인의 일상과 작가의 상상력이 그려낸 판타지가 아주 독특해요. 또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의 피로한 일상 이야기 중간 중간 엿볼 수 있는 시니컬한 유머는 재미를 더해주죠. 
글쎄요, 너무 많은 슬픔이 모인 곳이라 전파 통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데...사실 뻔한 일이죠.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 통학하는 사람들이 쓰는 노선인데, 부정적 에너지가 넘실거리지 않겠어요.

- 경의중앙선에서 마주치다 中

저는 다섯 편의 이야기 중 <경의중앙선에서 마주치다>를 가장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단편은 오지 않는 경의중앙선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요. 실제 잦은 연착으로 악명 높은 경의중앙선에 질려버린 '경중러'들이 무릎을 탁 치며 공감할 수 있을 포인트들이 많아요. 저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동네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 이야기를 상당히 웃프게 읽었답니다😂 몇분씩 연착되는 열차를 기다리다 지쳤던 마음이 이 이야기로 비로소 위로를 받은 것 같아요...💔

열차가 연착되어 대기 시간이 늘어날 때, 강의를 듣다가 잠시 쉬고 싶을 때, 자기 전 짧은 소설 한 편 읽고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을 때 이 책을 추천해요. 북플러님이 바로 오늘 겪은 일이 소설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는 걸 발견할 수도 있어요!

- 에디터 영원 🌳

🍽 좀 더 깊게 음미하기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황효진, 유유
콘텐츠/잡지/뉴스레터/팟캐스트/실용서
무언가를 기획한다는 것은 결국 그 무언가에 대한 주도권을 내가 갖게 된다는 뜻입니다.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中

북플러님은 특별히 좋아하는 출판사가 있으신가요?😯 

저는 평소 유유출판사 책을 즐겨 읽어요. 내용이 알차면서도 분량이 적당하거든요. 다양한 주제를 읽기 쉽게 다룬 책들이 많아, 관심있는 분야를 더 잘 알고 싶을 때 읽기 좋아요. 북플래터에서도 벌써 세 번째로 유유출판사 책을 소개드리네요. (22호차에서는 '단단한 영어공부'를, 49호차에서는 '책 먹는 법'을 소개드린 적 있어요💝)

이번 호차에서 소개드리는 유유출판사 책은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이에요. 전에 소개드린 책들처럼,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보다는 세부적인 주제를 작가만의 관점으로 다룬 실용서에 가까워요.

기억에 남는 이야기 몇가지를 골라 소개해 드릴게요😋
🔑모든 콘텐츠의 시작은 '왜?'다

왜 이 콘텐츠를 만들까요?
다시 말해서, 이 콘텐츠를 만드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모든 콘텐츠 기획은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中

이 책은 잡지, 팟캐스트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에 몸담는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기획 관련 노하우를 담은 책이에요. (콘텐츠 종류(책/잡지/팟캐스트/뉴스레터)에 따른 기획 과정 및 효과적 기획 방법, 콘텐츠 창작이나 감상에 필요한 자세 등) 저자가 가장 강조한 내용은 콘텐츠 기획의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기획하는 콘텐츠가 '북플래터'라면, '책에 관심있는 구독자들에게 읽을만한 책을 알리고 관련 인사이트를 전하는 것'이 기획의 목적인 것이죠. 
🧑‍🤝‍🧑감상자의 몫을 잊지 말 것!

콘텐츠 만드는 법에 관해 쭉 이야기했지만, 저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나 생산자가 되는 것 만큼이나 좋은 감상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콘텐츠를 성실하게 보고, 기획자나 창작자가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좋은 것에 관해 더 크게 이야기하고, 그 안에 누군가를 혐오하거나 배제하는 내용은 없는지 확인하고 지적할 수 있는 감상자라면 어떨까요.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中

이 책이 유익했던 이유는 콘텐츠 기획 방법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바라보는 저자만의 관점이 담겨있기 때문인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콘텐츠 기획이 아닌 감상의 중요성에 관한 언급이었어요.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를 성실하게 감상하고 평하는 것 역시 새로운 콘텐츠를 열심히 만드는 것 못지 않게 좋은 콘텐츠 제작을 위한 기본 바탕이겠죠. (에디터 민트의 깨알 적용: 북레터 제작자로서, 책 관련 뉴스레터들을 정기적으로 구독하고 꼼꼼히 읽는 걸 더욱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어요,,👀)

🚀모든 콘텐츠人들에게 용기를

콘텐츠 기획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려운 일도 아니고,
연습을 통해 더 잘 해낼 수 있는 일입니다.

- 나만의 콘텐츠 만드는 법 中

뉴스레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기획중인 요즘, 이 문장이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몰라요.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좋은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거든요.

저자는 콘텐츠 기획이 엄청난 상상력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요. 오히려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콘텐츠의 목적을 끊임없이 탐구하며 점점 더 잘 해낼 수 있는 일이라고 하죠. 콘텐츠 기획 분야를 궁금해하거나 관련 경험을 쌓고 싶어하시는 북플러들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드려요. 새로운 콘텐츠 기획을 앞두고 막막하셨다면,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북플래터를 읽어주시는 북플러님도 저희의 든든한 감상자이신데요. 북플러님만의 고유한 시선으로 감상하실 때, 북플래터가 비로소 유의미한 콘텐츠로 완성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북플러님과 소통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와 포부를 갖고, 앞으로도 꾸준히 나아갈게요!

- 에디터 민트🌱
💌 북플러 피드백 급구 💌

예전부터 꾸준히 있어온 분량 관련 피드백을 반영해,
이번 호차는 알차면서도, 소화하기 좋도록 가볍게 만들어봤어요.

어떻게 읽어보셨나요?
북플러님의 생각이 궁금해요! 
언제나 그렇듯, 북플래터는 여기에서 북플러님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 ღ'ᴗ'ღ )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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