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명의 요제프 수크, 누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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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ing Act

*매주 에디터들이 꼽은 주목할만한 앨범을 소개합니다.

Philip Glass : 피아노 독주집 (Solo Piano)[블랙 앤 화이트 마블 컬러 LP]

어느덧 가을이 찾아왔어요.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진 날씨에 에디터도 겉옷을 꺼내 입었는데요. 가장 빨리 지나가는 계절인 만큼, 즐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빠르게 즐겨보려고 합니다🍂 가을옷, 그리고 음악까지요. 그런 의미에서 10월 한 달간 'Opening Act'에서 에디터 W가 '가을에 들으면 좋은 음반'을 선별하여 소개하려고 해요. 오늘 소개할 첫 주자는 바로 필립 글래스의 피아노 음반입니다.

흔히 가을 탄다고 하죠, 가을에만 느껴지는 쓸쓸한 감정은 여름까지 만발했던 생명의 짐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필립 글래스의 미니멀리즘 음악은 단순하지만 결코 얕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를 통해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감상을 받곤 해요. 어찌되었든 모든 것은 피고 지니까요. 필립 글래스가 쓴 다양한 형태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나를 꿰뚫어 보는 듯한 감상은 피아노 음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이 음반과 함께 짧은 가을을 제대로 즐겨보는 건 어떠세요?🤎

Main Act

Josef Suk: Serenade for Strings Op. 6

👏🏻👏🏻 오늘의 메인 연주는 요제프 수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작품번호 6"이었습니다!

체코 출신 작곡가 요제프 수크는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지는 못했지만, 체코 내에서는 명성 있는 음악가 집안의 뿌리가 되는 작곡가입니다. 프라하 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작곡을 배운 수크는 그중 작곡 선생님이었던 드보르자크와 사제 간을 넘어 옹서지간, 즉 장인과 사위 사이로 거듭나게 됩니다👬🏻 졸업 후 현악 4중주단을 만들어 바이올린 주자로 활동하던 그가 작곡에 전념하게 된 계기도 어떻게 보면 결혼에 있습니다. 드보르자크와 가족 간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며 장인이자 스승이었던 그의 주문에 따라 계속 음악을 작곡했거든요. 오늘 소개할 <현을 위한 세레나데> 또한 그리하여 탄생한 작품이랍니다.

💡 하나 더! 세 명의 요제프 수크
서양문화권에서는 아들이 아버지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제프 수크 집안은 무려 세 명이 같은 이름을 사용했는데요. 오늘 소개한 작곡가 요제프 수크의 아들과 손자는 모두 동명입니다.그중 1929년생의 손자 요제프 수크는 체코를 넘어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손꼽히기도 한답니다🎻 'More...'에 손자 수크의 연주도 남겨 놓을 테니 감상해 보세요!

🎧 에드워드 엘가, 현을 위한 세레나데

익숙한 제목, 현을 위한 세레나데 ;

"현을 위한 세레나데", 제목이 눈에 익는다면 당신은 열혈 글리터! 사실 드보르자크, 엘가, 차이콥스키 모두 동명의 곡을 작곡한 바 있어요. 특히 드보르자크는 1875년에 <현을 위한 세레나데>라는 곡으로 인기를 얻었는데요. 그가 처음으로 아들을 얻고 아주 행복했을 때 작곡했다고 전해진 이 곡. 드보르자크는 줄곧 우울하고 무거운 곡만 쓰던 요제프 수크에게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음악을 가르치기 위해 세레나데를 써볼 것을 권유합니다✍🏻 사랑을 말하는 음악인 만큼, 서정적인 느낌이 가득 풍기거든요. 요제프 수크는 이 곡을 기점으로 조금 더 밝고 낭만적인 곡을 작곡할 수 있게 되었고, 후대까지도 그의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총 4악장으로 구성된 이 세레나데의 마지막 악장은 가을에 완성되었다고 해요. 그러니 끝까지 들어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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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ín Dvorák: Violin Concerto A minor Op 53

체코의 클래식 음악은 흔히 서유럽이라 불리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처럼 대중적인 명성이 높진 않지만, 아주 알차고 유서 깊은 역사가 있습니다.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빈 필이나 베를린 필과 같은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일 거예요. 그중에서도 체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바이올린입니다🎻

체코가 위치한 보헤미아 지방, 그곳에 세워졌던 체코의 전신이 되는 국가가 바로 보헤미아 왕국이었습니다. 보헤미아 지방은 바이올린 제작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한 19세기, 바이올린 제작의 중심지 중 하나로 부상했는데요👏🏻 제작뿐 아니라 연주에서도 특유의 애상을 표출하며 일명 '보헤미아 악파'라는 것이 생겨나게 됩니다.

이 악파의 기반을 다진 음악가가 바로 🔗오타카르 셰프치크예요. 연주자로서의 명성 대신 제자 양성에 집중했던 그는 바이올린 연주에서 사용할 만한 다양한 기교를 모아 교본과 훈련법을 만들었고, 이를 계승한 제자들과 연주자들이 보헤미아 악파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죠.

앞서 소개했던 요제프 수크의 손자 요제프 수크 또한 보헤미아 악파의 계승자로서 명맥을 이어 나갔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얀 쿠벨리크, 헨릭 셰링 등 다양한 연주자가 보헤미아 악파로 활동했습니다👀 오늘 레터는 요제프 수크의 손자 요제프 수크가 연주하는 고조할아버지 드보르자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마무리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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