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미국의 3대 지수가 -10% 이상 하락하며 조정장에 진입한 가운데, 화상회의 플랫폼 업체 줌(ZM)은 2월 한 달간 20% 상승했습니다. 심지어 다우지수가 역대 최대 낙폭(-1190.95포인트)을 기록했던 2월 27일에도 상승해서 화제가 되었죠.

실내 운동기구 업체 펠로톤(PTON)은 폭락장이었던 지난주에 8% 상승했습니다. 피자 배달업체 도미노피자(DPZ)는 2월 한 달간 20% 상승했어요. 업무용 모바일 메신저 슬랙(WORK)은 2월 주가 상승률이 30%입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런 종목들을 ‘stay at home’ stocks라고 부르며 리스트를 작성하는 등 또 다른 수혜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전 세계적인 폭락장 속에서 코로나19 관련주가 상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 산업 구조의 변화를 파악하고 그에 대처하는 사람이 수익을 얻는다는 건 전 세계적으로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일 겁니다.

최근 뉴스에서 마스크 매점매석 업체를 적발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죠? 

경제학이 왜, 뭘 싫어한다는 건지. 또 매점매석은 뭔지 이제부터 말씀드릴게요.

국내·외에서 마스크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 논리에 따라 마스크 제조회사가 늘어났습니다. 지난 3년간 식약처에서 마스크 품질 검사기관을 1개에서 7개로 늘리면서 마스크 신규허가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됐죠.

그런데 공급이 쭉쭉 늘고 있는 데다, 정부 차원에서 이렇게까지 관리하는데 마스크가 부족하다니? 2월에 마스크 국내 재고가 3천만 장이었다던데, 이게 대체 무슨 얘기일까요?

이 중 ③은 소비자 설문조사를 해야 하고, ④는 증명하기 어렵고, ⑤는 장기적인 문제니까 

먼저 이 문장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업뿐만 아니라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모두가 이익을 추구하죠. 손해 보면서 장사를 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품귀현상이 벌어지기 전, 마스크 가격은 평균적으로 600원~1,000원 정도였습니다. 1천 원짜리 마스크를 2천 원에만 팔아도 엄청난 거죠. 3천 원에 팔린다면, 2천 원에 사서 되팔아도 이득이고요. 이런 식으로 최대 6천 원 대까지 올라간 건데요.

다른 나라에서 한국산 마스크를 사겠다며 ‘무조건 두 배’를 부르고 있습니다.

이 말을 거절할 기업이 있을까요? 더 많이 쳐준다는데, 두 배에 수출하면 안 되는 걸까요? '기업' 입장에서는 훨씬 이익이 훨씬 많이 나는데 말이죠.

심지어 두 배 가격에 수출하면 이익은 두 배보다 큽니다. 원가 500원에 생산해서 1천 원에 팔면 이익은 500원이에요. 그런데 두 배인 2천 원에 팔면 이익은 1천 500원으로, 세 배가 됩니다. 생산 원가는 변하지 않는데 이익 가격이 커지면 네 배, 다섯 배…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거예요.

불법도 아닌데 평소의 몇 배나 벌 수 있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그쪽에 팔겠죠? 그게 합리적인 의사결정입니다.

우리나라 마스크가 품질이 엄청나게 좋다고 하니, 중국이며 일본이며 미국이며 이탈리아며… 다들 한국 마스크를 사고 싶다고 안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출을 제한하지 않으면 마스크는 모조리 다른 나라에 팔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시장이 돌아가는 방식인걸요.

아니나 다를까, 전문가들은 마스크가 모자랐던 가장 큰 이유는 수출이었다고 합니다. 며칠 전까지 전체 생산량의 70%가 수출되고 있었다는데요.

2월 26일 기준, 마스크 수출이 전체 생산량의 10% 이내로 제한됐습니다. 더 빨리 제한했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수출제한조치를 포함한 '코로나 3법'이 통과하는 데까지 한 달이 걸렸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반시장적 행위입니다. 비싸게 주는 데다 파는 게 시장이죠. 그래도 사회를 시장 논리만으로 운영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국내 업체들이 매점매석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경제학은 매점매석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경제학원론 첫 장을 펴면 나오는 공급·수요 곡선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물건을 바로바로 사고판다는 걸 전제로 합니다. 이를테면 경매 같은 거예요.

이렇게 반응이 척척 맞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매점매석은... 시장에 물건이 모자라서 소비자가 발을 동동 구를 때까지 물건을 묶어놓습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경제학에서 말하는 시장의 기본 가정은 깨지는 거예요.

그러다 매점매석을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의 시장을 모니터링해서, 상대방보다 더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가격에 내놓게 됩니다.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너무 당연해 보이는 말이 경제학에서조차 항상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드리려고 하는 거랍니다. 경제학에서는 매점매석이나 가격담합을 아주 강렬하게, 불꽃처럼 싫어한답니다.

왜 싫어하냐고요? 소비자와 판매자가 정상적으로 합의한 가격이 아니니까요. 경제학에서 말하는 시장은 공급자와 소비자, 양측이 정상적으로 합의한 가격에 최대한 가까운 가격으로 물건이 거래되는 곳이랍니다.

매점매석이나 담합으로 굴러가다간 결국 전체 시장이 쪼그라들거든요. 경제학은 시장을 아주 좋아해서, 전체 시장이 최대한 커지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지금 매점매석 업체들이 적발되고 있는데, 혹시라도 ‘자유경쟁시장을 따랐을 뿐이다!’라는 논리로 매점매석업체를 옹호하는 기사가 나오거든 경제학적 관점에서만큼은 절대로 그게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마스크 매점매석이 지속됐을 때 미치는 영향입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매점매석을 잘 잡는다는 전제하에, 이제부터는 마스크 가격과 공급이 해결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