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른다, 오른다 하는 게 2가지 있습니다. 물가와 기준금리. 물가가 하도 오르다 보니, 이를 잡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도 이어지는 건데요.

최근,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도 통 큰 결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미국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렸다고. 보통은 0.25%p씩만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이번에는 3단계를 뛰어버린 거에요. 한 번에 세 발자국을 걸어간 만큼, 자이언트 스텝이라 불린다는 이번 행보. 1994년 이후, 28년 만의 가장 높은 폭의 인상이래요. 

맞습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5월 물가상승률이 *8.6%에 달했거든요. 약 40년 만에 나온 최고 수준이라고. (참고로, 국내 물가 상승률이 4~5% 수준입니다.) 그런데, 그거 아세요? 이번 스텝은 단지 준비운동에 불과했답니다.

*FOMC 위원들은 저마다 생각하는 미래 금리 수준이 달라요. 그렇기에, 이들의 생각을 가장 잘 나타내는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점도표이죠. 각자의 생각 속 금리 기대치를 점으로 찍어 나타낸 표인데요. 올해 말 금리 기대치에 대한 이 표의 평균을 보니 3.4%에 육박했다고 합니다. 이대로 그들의 생각이 유지되면, 3.4% 수준의 미국 기준금리를 연말에 볼 수도 있다는 것.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올리면서,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1.75%로, 이미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같아졌죠.

머지않아 미국이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제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이에, 국내 원화 자산 투자자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진대요. 미국의 금리가 더 높아질 경우, 달러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이득일 수 있거든요. 보다 높은 이자율 + 국가 신뢰도가 뒷받침되니까요. 쉽게 말해, 원화 자산 수요가 떨어짐에 따라 -> 원화 자산의 가치가 내려갈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며, 국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이야기도 점점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기획재정부 장관 + 한국은행 총재 +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금융감독원장 +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이 한 자리에 모였던 어제(16일) 회의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해당 회의 내용

다만 이런 상황에도, 한국은행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중입니다. 어제(16일), 한은 총재가 말하길 6월 임시 *금통위 개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거든요.  

한은의 금리 인상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로는, 커질대로 커진 가계부채가 꼽히는데요. 국제금융협회(IIF)에서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전 세계 36개 나라 중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이었다고. 104.3%로, 유일하게 GDP를 넘어섰죠. #관련 기사

특히 국내 가계부채는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70%에 이르는지라, 금리 인상에 따른 타격을 강하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너무 몰아치면 이 거대한 부채가 붕괴할 수 있기에, 한은 입장에서도 선택이 어려워진거에요. 정리하자면, 물가를 잡기 위해 국내 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지고 있지만 👉 미국에 준하는 속도로 올리기는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