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우울해서 샴페인 샀어...

#141 샴페인 마시고 행복해진 뉴술레터

우울해서 샴페인을 샀다는 친구의 말에 뭐라고 대답하시겠어요? “어떤 샴페인?” 이냐고 물으면 T이고 “왜 우울해?”라고 물으면 F래요.🤷‍♀️ 10월 넷째 주 금요일인 '샴페인의 날'을 맞아 제철 레드 킹크랩과 함께 즐겨봤어요. 또 근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샴페인 추천까지 해볼게요.

그럼 잔을 부딪치며 뉴술레터 시작해 볼까요 짠!🍷

✍️ 이번 주의 술

킹크랩 사면 샴페인 반값!

이면 좋겠지만... 그렇진 않고 🦀 킹크랩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는 소식입니다. 샴페인과 함께하면 딱일 것 같죠? 오랜만에 멤버들이 모두 모여 두 개의 샴페인을 비교 시음하고, 킹크랩과 페어링해봤어요.

📍킹크랩은 가락시장 여수나라, 샴페인은 새마을구판장

🥂 루이 로드레 크리스탈 2013

50만 원대

🎓★★★★★ 낯선 샴페인에서 아는 향기를 느꼈다... 근데 그게 청국장이라면? 리치하고 화려한데 응축감 있는 맛. 디캔팅도 해보고 잔도 바꿔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서 더 좋았어.

🍏★★★ 이름 모를 이국의 꽃이 빼곡한 꽃다발 같달까? 열대과일과 꿀의 아로마까지 더해서 달콤하고 화려한 아로마가 느껴져. 그렇지만 이 섬세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내공이 없다면(나 포함) 굳이 이 가격을 주고 마셔보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아.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것이 맛알못의 감상.

🐠★★★★ 처음 향을 맡았을 때 '이 파우더리함 뭐지?' 라고 생각했어. 파우더 팩트 있잖아! 그런 향이 와인에서 마구 올라오더라고. 근데 그게 시간이 지날수록 입자가 쪼개지면서 과실, 꽃으로 바뀌더라. 사과, 시트러스, 꿀, 약간의 치즈가 함께 느껴지는 복합미가 좋았고 여운이 정말 길었어.

👩🏻★★★★★ 영롱한 골드 컬러부터 눈을 사로잡는 바로 그 샴페인. 처음엔 조금 쿰쿰한 향 때문에 놀랐는데 시간이 지나니 시트러스의 상큼한 뉘앙스와 미네랄리티의 밸런스가 너무 좋았어.

🤖★★★ 풋풋한 사과와 구수한 인삼 사이를 오가는 다채로운 향이 느껴졌어. 꿀과 꽃향기가 섬세하고 우아한데 처음 마셨을 때 생각보다 산도가 두드러지더라. 나는 산미가 튀는걸 즐기지는 않아서 기대만큼 좋지는 않았어.

🥂 찰스하이직 브뤼 리저브

10만 원대

🎓★★★ 호박씨, 피스타치오와 같은 녹색 견과류 향에 크래커처럼 바삭한 질감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여운. 영국 드라마 속 포시(Posh) 악센트를 쓰는 상류층 신사가 떠올라.

🍏★★★★ 장발장이 빵을 훔쳤을 때 빵집에서 이런 냄새가 나지 않았을까? 갓 구워낸 사우어도우 같은 구수한 향기가 피어올라. 팔레트가 화려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샴페인의 정석다운 우직함이 마음에 들어. 정신 없는 파티 자리보다는 격식 있는 자리에서, 맛을 충분히 음미하는 것이 더 잘 어울리는 샴페인.

🐠★★★ 달콤한 바게트의 향이 진하게 나더라. 밤이나 구황작물의 구수한 냄새도 나고. 그 군고구마 먹을 때 껍질에 진득한 부분 있잖아. 그런 게 생각났어. 맛은 산미가 좋고 여운은 짧은 편. 크리스탈보다 킹크랩과 마시기에는 찰스가 좋았어.

👩🏻★★★★ 살구, 복숭아 향이 은은하게 퍼지면서 갓 구운 빵에서 느껴지는 토스티함이 좋았어. 높은 산도와 촘촘한 탄산감이 인상적이더라고. 단독으로 마셔도 충분히 매력적이야.

🤖★★★★ 삶은 밤을 반으로 쪼갰을 때 껍질에서 나는 구수한 냄새 알아? 딱 그런 향이 나. 바게뜨나 깜빠뉴처럼 단단한 빵에서 나는 토스티한 풍미가 좋았어. 그러면서도 맛은 레몬, 자몽같은 신선한 시트러스가 느껴지는 반전 매력!

킹크랩을 먹었으면 밥도 볶아먹고 라면도 끓여야 한다는 👩🏻 똑단발님의 화려한 요리 실력. 아 물론 와인도 2병 더 마신 디너였답니다...🫶

✍️ 이번 주의 술추천

데일리 샴페인 스펙 봐줘

너무나 많은 샴페인 종류! 가격대도 좋고 근처에서 구하기 쉬운 다섯 병을 추천할게요.

1.빌까르 살몽 엑스트라 브뤼 '샴페인 명가'를 이야기할 때 빌까르 살몽은 빼놓을 수가 없는 이름이에요. 1881년부터 샴페인을 생산한 유서 깊은 와이너리죠. 이 와인은 피노 뮈니에르, 피노누아, 샤르도네를 블렌딩한 샴페인으로, 청사과나 레몬의 신선함이 밀려와요. 상큼한 산미가 비스킷의 고소함과 조화를 이뤄서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죠. 전문 주류샵 10만 원대

2.샤를르 드 까자노브 브뤼 주요 항공사 비즈니스석에서 제공되는 샴페인 리스트에 있을 만큼 유명하고 가성비 넘치는 샴페인이에요. 20군데 넘는 밭 구획에서 선별한 포도만 사용하며 뀌베만으로 양조한다고 해요. 밝은 황금색과 섬세하고도 조밀한 기포가 특징이고 꿀, 레몬, 오렌지 등 시트러스 계열의 상큼한 뉘앙스와 깔끔한 피니쉬가 인상적이죠. 고소한 풍미의 고등어, 광어 회나 치즈 요리랑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대형마트 3만 원대

3.뵈브 클리코 브뤼 옐로우 라벨 샛노란 라벨을 상징으로 150여 년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담 클리코의 역작. 랭스 지역의 60개 크뤼에서 난 피노 누아, 샤르도네, 피노 뮈니에를 모두 사용하고, 최소 45%의 리저브 와인을 베이스로 블렌딩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합니다. 적당한 산도와 청량감, 이어 바삭하고 담백한 페이스트리 아로마, 기분 좋은 목 넘김은 특히 샴페인 초심자가 마시기에 적당해요. 전문 주류샵 7만 원대

4.떼땅져 프레스티지 로제 브뤼 에어 프랑스를 비롯해 주요 항공사 상위 클래스에 제공되고 있는 샴페인, 떼땅져입니다. 피노누아, 샤르도네, 피노뮈니에가 블렌딩되었고 야생의 붉은 과실인 체리, 블랙 커런트 등이 풍부하게 향으로 느껴져요. 로제 브뤼의 크리미한 버블에 잘 어울리는 음식은 해산물이나 생선요리를 추천해요. 코스트코 89,900원

5.도츠 브뤼 클래식 팝스타 마돈나가 어디를 가든 한 병씩은 꼭 가져간다는 샴페인 아모르 도츠를 만든 바로 그 하우스의 엔트리급 샴페인. 한국의 마돈나 엄정화가 유튜브에서 소개하기도 했었죠. 샤르도네, 피노누아, 피노 뫼니에를 같은 비율로 블렌딩해 만든 이 샴페인은 균형감과 적당한 무게감이 특징이에요. 잘 익은 사과와 구운 배, 토스티한 향과 신선한 과실, 브리오슈 풍미로 해산물, 닭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려요. 대형 마트 및 편의점 7만 원대

👋 지난 뉴술레터에서 소개했던 샴페인 & 스파클링

93호 일단 샴페인을 마시면 축하할 일이 생긴다

52호 뉴술레터가 1년 동안 마신 술은 몇 병일까?
35호 우리 모두가 금메달! 축배의 스파클링 와인

4호 올해의 마지막은 샴페인으로 퐁!

✍️ 이번 주의 술교양

샴페인 알아보기

🎓지난 뉴술레터 35호에서는 스파클링 와인과 샴페인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았어요. 샴페인은 오직 프랑스 샹파뉴에서 전통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만을 부르는 이름이라는 점 기억하시죠? 그렇다면 이번 호에서는 샴페인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해요.

Q.샴페인은 왜 대부분 NV(논빈티지) 인가요?

샹파뉴 지역의 포도 작황에 따라 샴페인의 양과 질이 결정되거든요. 일반적으로는 여러 해 동안 수확한 포도 원액을 섞어 일정한 품질의 샴페인을 만듭니다. 물론 농사가 잘 된 해의 포도만을 사용해 해당 연도를 붙인 빈티지 샴페인도 있어요. 프랑스어로 밀레짐이라고도 표기해요.

Q.퀴베가 뭔가요?

수확한 포도의 즙을 큰 통에 담는데 이 통의 이름이 퀴베에요. 이 즙은 포도끼리 눌려 자연스럽게 추출된답니다. 어떤 퀴베를 사용하는지가 샴페인 양조에 있어 매우 중요해요. 그런가 하면 샴페인 하우스마다의 특별함을 뽐낼 때 스페셜 퀴베(특별한 통), 프레스티지 퀴베(고급진 통)와 같이 무슨 무슨 판(版, edition)의 의미로도 사용하지요.

Q.샴페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해요

손 수확->압착->1차 발효->블렌딩->2차 발효->효모 자가 발효 및 숙성->병 돌리기(리들링)->침전물 제거(데고르주망)->당 첨가(도사주)->포장 및 병 숙성

Q.샴페인은 모두 드라이한가요?

물론 복합적인 뉘앙스를 위해 효모가 당을 모두 소진한 드라이한 샴페인이 가장 인기가 많지만, 음식과의 페어링 또는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당도를 조절한답니다. 리터당 잔당을 측정해 정해지는 명칭을 참고하세요. 같은 브뤼여도 5g/L와 10g/L는 향과 맛에서 크게 차이가 나죠.

브뤼 나뛰르(Brut Nature) : 3g/L
엑스트라 브뤼(Extra Brut) : 0~6g/L
브뤼(Brut) : 0~12g/L
엑스트라 섹(Extra Sec) : 12~17g/L
섹(Sec) : 17~32g/L
드미 섹(Demi Sec) : 32~50g/L
두(Doux) : 50g~/L
제로 도사쥬: 도사쥬 시 당 첨가를 하지 않음
브뤼 오리진: 도사쥬 시 당 첨가량이 10g/L

Q.빵이나 과일 뉘앙스의 샴페인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구매 전 샴페인의 성격을 예상해 보려면 생산자와 생산 방법을 자세히 알아야 해요. 예를 들어 레드 품종으로 만들어 과실의 느낌이 강한 블랑 드 누아보다는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로만 만드는 블랑 드 블랑이 좀 더 섬세할 것이고, 효모 접촉 기간이나 어떤 오크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도 토스티한 정도가 다르겠죠. 하지만 반드시 성립하는 공식은 아니에요. 같은 포도를 사용하더라도 변주를 줄 수 있는 요인은 너무나 많으니까요. 오픈 후에는 코르크 모양을 보고 숙성 정도를 알 수도 있답니다. 값비싼 술이니만큼 수입사나 판매처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적극 활용하고, 소믈리에 또는 이미 마셔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해요.

Q.NM은 뭐고 RM은 뭔가요?

네고시앙 마니퓰랑(Négociant-Manipulant, NM) : 퀴베 등을 구입해 샴페인을 만드는 기업형 생산자
레꼴땅 마니퓰랑(Récoltant-Manipulant, RM) : 직접 재배한 포도로 샴페인을 만드는 생산자

샴페인이 비싼 이유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고, 양조 과정이 복잡하고 오래 걸리며 품이 많이 들어서인데요. 한정된 재료로 양과 질을 맞추려면 퀴베의 구매력과 표준화된 레시피가 관건이랍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형 샴페인 브랜드들이 대부분 NM에 해당하며 생산된 샴페인은 거의 수출용이에요. 이에 비해 RM은 작황에 따라 생산량이 일정치 않지만, 떼루아의 특성이나 생산자의 개성이 그대로 반영되는 특징이 있죠.

Q.샴페인 종류 너무 많은데 어떻게 입문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는 포도 품종이 골고루 섞인 NM 샴페인으로 시작해서 블랑 드 블랑과 블랑 드 누아를 비교해 보는 것을 추천해요. 부티크형 RM 샴페인 하우스들을 하나하나 마셔보며 그들의 역사와 특별한 양조 방식을 배워보는 것도 재미있고요.

Q. 좋은 샴페인은 어떻게 고르나요?

외관상으로는 잔에 따랐을 때 거품의 입자가 작을수록, 끊임없이 오래 솟을수록 좀 더 좋은 샴페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나아가 개성, 복합미, 가성비, 희귀성 등이 있지만 다른 술처럼 결국 내 맘에 드는 샴페인이 가장 좋은 샴페인이 아닐까요?

✍️ 이번 주의 술일상

우리들의 일상음주

🐠 가을은 지리산이 생각나는 계절

1.더찹샵 피쉬 투어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11명이서 지리산 여행을 하게 되었어요. 가벼운 산행을 한 뒤, 숙소에 짐을 풀고 시작한 일정은 바로 소시지 만들기 체험. 직접 소시지를 만들고 그릴에 구워 핫도그를 만들어 먹었고요. 더찹샵 와인바로 이동하여 샤퀴테리에 가져온 와인을 함께 마셨답니다. 다들 이 샤퀴테리에 감탄했는데요. 지리산 흑돼지 버크셔K로 만든 하몽을 잘 숙성하여 바로바로 썰어주시는데 맛이 없을 수가 없잖아요… 멜론이 없는데 메론향이 나던 하몽. 가서 먹는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 웹사이트에서 주문도 가능하답니다. 저는 종종 홈파티를 위해 시켜먹어요. 📍전북 남원시

2.현식당 부산에서 너무 하드코어한 추어탕을 보고 자라서… 추어탕의 맛을 몰랐는데요. 이번 여행에서 느꼈습니다. 이래서 먹는구나! 미꾸라지를 전부 갈아서 만든 남원식 추어탕이었는데요. 앉자마자 빠르게 음식이 나오고 먹고 있으면 국물이나 반찬을 계속 채워주십니다. 시래기가 진짜 부드럽고 고소하고 맛있더라고요. 뚝배기를 깨끗하게 비웠어요. 남원에 가신다면 무조건 가야 할 추어탕 집! 해장하러 꼭 또 가고 싶어요.📍전북 남원시

🎓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1.천태만상 동해점 올해 첫 과메기 스타트를 끊어 보았습니다. 주민들에게는 20년째 과메기 맛집으로 정평이 난 곳. 사장님이 잘 아는 포항 덕장에서 고정으로 공수해 온다고 해요. 덕분에 철보다 일찍 때깔 좋은 최상급 과메기를 맛보게 되었어요. 배춧잎 위에 깻잎, 그 위에 막 미역, 그 위에 김, 거기에 자른 파 서너 개, 마늘과 고추 한 조각씩만. 초장 듬뿍 찍은 과메기를 얹어서 한입에 넣어요. 쫀득하고 고소하고... 바다 내음이 가득 감도네요. 이날은 소맥을 마셨지만, 동해시 송정양조장에서 생산하는 송정 막걸리와 함께하면 감칠맛이 배가 된답니다. 📍강원 동해시

2.폴 존 피티드 클래식 셀렉트 캐스크 지난 뉴월드 위스키 특집에서 인도 위스키인 폴 존을 소개했었는데요. 하나같이 매력적인 라인업 중에서도 아일라 처돌이의 심장을 뛰게 하는 바로 그 이름, 피티드를 마셔보았습니다. 버번 배럴에서 숙성하고 칠 필터를 하지 않은 55%로 원액의 맛과 향을 보존했어요. 입에 가져갈 때마다 화려한 이탄 향이 몸을 감싸고요? 남국의 이름 모를 꽃, 대만에서 마셔본 흑설탕 생강차, 금박 포장의 엑설런트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이 떠오르네요. 단짠거리며 박력 있게 다가오는 꽤 멋진 친구예요. 📍경기 수원시

✍️ 이번 주의 술소식

NEWSOOL을 소개합니다

테라 맥주
싱글몰트 에디션 한정판

하이트진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테라 싱글몰트 에디션을 한정 출시했어요. 맥주는 호주 대표 청정 지역인 태즈메이니아섬에서 자란 보리와 홉만을 사용했어요. 단일 품종의 몰트(맥아)를 원료로 했다는 점에서 싱글몰트 에디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요. 27일부터 전국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통해 구입할 수 있어요.

CU
캔 칵테일 2종 출시

CU는 소코바의 손석호 바텐더가 레시피를 개발한 프리미엄 캔 칵테일을 출시했어요. 위스키와 레몬, 진저에일에 캐러멜 향을 더한 '소코바 위스키 쿨러', 위스키와 스위트 버무스, 체리, 초콜릿, 시나몬 향이 어우러진 '소코바 맨해튼'까지 2종을 선보입니다. 대중적인 맛을 구현하기 위해 4달 만에 레시피를 완성 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