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랩레터 #019. 선거 판세를 바꿀 비장의 카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책·공약마당 웹페이지    

안녕하세요. 수요랩레터의 윤형중입니다. 


'선거 판세를 바꿀 비장의 카드'라는 메일 제목과 달리,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단어가 '판세', '비장의 카드' 등입니다. 우리 정치에서 정책보다 늘 '권력과 주도권 다툼'이 핵심 이슈였고, 선거에선 공약보단 '판세'와 '인물'이 조명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선거에서 비장의 카드도 누군가의 영입, 등판, 퇴장 등등의 이벤트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죠.


제 비장의 카드는 다릅니다. 바로 '정책'입니다. 저를 오래 봐온 분들이라면 "너 또 그 얘기냐"고 할 것 같네요. 하지만 진짜 비장의 카드입니다. 이번 선거에선 정말 정책으로 판세를 바꿀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들어보시죠. 


많은 분들이 이번 총선을 보며 '이렇게까지 정책이 안 보이는 선거는 처음'이라는 인상을 받았을 겁니다. 지금껏 어느 선거도 정책 의제가 주류가 된 적은 없었으나, 이번처럼 공약이 안 보이는 선거는 또 없었죠. 지금이 모든 부문에서 평온하고, 별 문제가 없는 시대라면 이런 선거도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유례 없는 저출생 고령화 추세, 임박한 기후 재앙과 기후 규범의 무역 장벽화, 악화되는 양극화와 이 모든 충격들의 불평등한 영향 등을 고려하면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정책 선거'를 치러야 할 때입니다. 


당위는 이 정도로 얘기하고요. 최근 선거 판세의 유의미한 변화는 여당의 상승세와 야당의 하락세입니다. 왜 그럴까요. 정치평론가들은 '공천 관리'를 주된 원인으로 꼽는 것 같습니다. 저는 좀 다르게 봅니다. 


최근의 흐름이 만들어진 이유는 최근 정부가 정책 의제를 주도했기 때문으로 봅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다 실패한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을 정부가 추진하고 있고, 십수년간 양육자들이 목이 쉬도록 제기한 초등 돌봄 절벽 문제를 다루는 '늘봄학교' 정책을 교육부가 드라이브 걸고 있습니다. 이 정책들을 추진하는 방법론에 대해선 분명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정책임에는 분명합니다.


이 두 정책은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학원 뺑뺑이, 등하교와 등학원시 교통사고 위험, 당장의 돌봄 등 많은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 닿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뒤 2년간 스스로 밝힌 3대 개혁(연금, 교육, 노동)에서 전혀 맥을 못 짚으며 정책적인 성과를 전혀 거두지 못한 것과는 상당히 대비되는 움직임입니다. 물론 선거를 앞두고 급조한 기색이 역력하고, 선거 이후에도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가다듬으며 세심하고도 뚝심있게 추진해 나갈지는 여전히 미지수죠.


하지만 야당은 어떻습니까. 국민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정책 의제를 제시하고 있나요? 맨날 뉴스에서 정책만 찾아보는 제게도 잘 안 보이는데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인상 깊은 정책 발표가 있었나요? 


그래서 '정책'이 비장의 카드라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정책,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정책을 분명하게, 진정성 있게, 정성들여 제시하는 쪽이 판세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아예 정당마다 하나씩 조언도 드려볼까요. 


더불어민주당이 요즘 보이는 모습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의료개혁과 초등돌봄 확대는 원래 민주당이 더 열심히 추진하던 정책들이었습니다. 지금의 어정쩡한 스탠스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동안 보인 모습과 여러 발언들에 대해 지적하자면 끝도 없습니다만, 이 글에선 1) 전향적 자세와 2) 구체적 개혁 방법론 주도라는 두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정부의 의료개혁, 늘봄학교에 전향적 자세를 보인 뒤에 원래 강점을 가진 구체적인 방법론을 주도해야 한단 의미입니다. 


원래 개혁을 하자면 이해집단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습니다. 충분히 소통해 갈등을 줄이고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필요한 개혁은 해나가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에게 2020년은 뼈아픈 해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의료개혁, 초등돌봄 개혁이 모두 좌절된 해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의대 증원, 공공의대, 지역의사제 등의 의료개혁을 추진하다 의료계 파업과 같은 강력한 반대를 접하며 뜻을 접었습니다. 같은 해 교육부는 2020년 초등돌봄교실과 방과후 교실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가 교원단체의 반대로 철회했습니다.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였고,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법안들도 여럿 발의하며 추진했던 정책들이 매번 이익단체를 만날 때마다 접었던 전력이 있었죠.


그렇다면 지금 민주당은 정부의 개혁 의지를 평가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그 의지가 변치 않도록 확실히 해두어야 합니다. 지난해 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그때만 해도 강력 반발했는데요. 최근 복지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엔 지역의사제, 공공의대와 비슷한 정책들이 담겨 있죠. 민주당으로선 정부의 개혁 의지를 확인할 절호의 기회 아닌가요? 두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추진하면 됩니다.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만드는 초당적 협의체를 구성하자고도 제안해보시죠. 


늘봄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문재인 정부가 초등돌봄을 제대로 법제화하려던 첫 번째 정부였고,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공약도 지금의 돌봄학교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여러 OECD 국가들처럼 저학년과 고학년들이 오후 3시에 동시 하교하는 '초등 3시 하교제'까지도 '소확행 공약'에 담겼죠. 이런 정책은 지금의 돌봄학교보다도 더 나아간 정책입니다. 대선 때 민주당은 국공립 보육시설 비중 50%로의 확대도 공약했습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총선 대표 공약으로 '초등 3시 하교제'와 '국공립 보육시설 비중 50%'를 내거는 것도 방법입니다. 


녹색정의당은 본래의 전공이던 기후와 노동 정책을 주도해야 합니다. 마침 기후정치바람(준)의 조사 결과 평소 정치적 견해가 달라도 기후 공약이 마음에 드는 후보나 정당이 있다면 투표 의향이 있는 응답이 60%가 넘는다고 합니다. 과연 22대 국회는 어떤 기후 정책들을 실행해야 할까요. 기술 변화로 녹아내리는 노동(노동자를 보호하는 법규가 달라진 노동 형태를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을 어떻게 대응할까요. 누군가 로드맵을 제시해야 합니다. 


새진보연합,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진보당, 조국혁신당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진 선거 구도, 이합집산으로 주목을 받았다면 각 정당의 시그니처 정책으로 평가를 받을 때입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을 빠뜨렸군요. 지금의 정책 드라이브는 여당이 아닌 정부가 걸고 있고, 여당은 수혜만 받고 있죠. 국민의힘이 기세를 이어가려면 그동안 의료개혁, 돌봄 확대에 반대했던 과거의 행보에 대해 공개반성문을 쓰고, 야당들과 '정책협의체'를 결성해 개혁의 완수를 약속하시죠. 선거 뒤에도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 안 지키면 어떻게 할지도 미리 밝혀두시고요. 


마침 선거 한 달 전인 3월 10일쯤 중선관위 홈페이지에 각 정당의 10대 공약이 게재됩니다. 얼마나 성의있게 공약을 제출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인디 이콘 임동민의 위클리 큐레이션#15. 포퓰리즘에 반대하는 선거 캠페인 
임동민 인디 이코노미스트   

안녕하세요. 2024년 2월 마지막 주 <인디이콘 임동민의 위클리 큐레이션>입니다. 


이번 주에는 1) CEPR의 <포퓰리즘에 반대하는 캠페인: 실제 선거 캠페인에서의 감정과 정보>, 2) 세계은행의 <금융 개발이 개발도상국의 제조 중소기업에서 최고 관리자 직책의 성별 격차를 줄이는가?>, 3) 인디이콘의 경제엠 <금융·자본시장 '혁신의 끝판왕' 세계관 2편>을 추천 드립니다.

 

첫 번째 소개드릴 보고서는 CEPR(The Centr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의 <포퓰리즘에 반대하는 캠페인: 실제 선거 캠페인에서의 감정과 정보(Campaigning Against Populism Emotions and Information in Real Election Campaigns>입니다. 2 28 발표되었습니다.


CEPR 1983년에 설립된 독립적이고 초당파적인 범유럽 비영리 싱크탱크입니다. 경제 이론에 기반한 정책 관련 연구를 정책 입안자, 민간 부문 시민 사회에 제공함으로써 정책 결정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학, 연구소, 중앙은행 연구부서, 국제기구 각자의 소속 기관에 기반을 1,700 명의 소속 연구자들로 구성된 센터 네트워크가 수행한 연구 결과는 다양한 출판물, 공개 회의, 워크숍, 컨퍼런스, 그리고 활발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배포됩니다.


2024년은 전세계가 선거의 해입니다. 세계 인구의 절반인 40 명이 넘는 60 개국에서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한국도 4 10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300석의 국회의원 중에 지역구 254, 비례대표 46석을 선출합니다. 18 이상의 랩레터 구독자 여러분들도 지역구 의원은 누구를 뽑을 것인지,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어떤 정당에 투표할 지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겠지요!


이런 가운데, CEPR 발표된 리서치가 흥미롭습니다.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세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유권자들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활용했으며, 종종 정책적 호소보다는 감정적 호소를 사용합니다. 이런 형태의 선거운동이 과연 강령이나 정책을 중시하는 정치인들에게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2019 필리핀 상원의원 선거 기간 동안 다음과 같은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한 현장 실험을 시행했습니다.


1) 정책정보를 제공하는 직접대면 호소, 2)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활동 중에서 정책 정보를 제공하는 직접적인 대면이 유권자들의 정당에 대한 투표 점유율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정서적 활동은 단기적인 캠페인에 대한 참여도를 높이는 반면, 정책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습과 설득의 경로를 통해 정책정보 전달효과가 작동했다는 증거를 제시합니다. 학급과 설득의 경로를 통해 유권자들은 정당을 알고, 자신의 지식에 대해 확신하며, 정당의 질과 제안된 정책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는 결론은 내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22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서 포퓰리즘보다는 우리의 나은 미래를 위한 정책을 약속하고 실행시킬 후보와 정당에 투표하는 유권자들이 많기를 바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 전문을 참조해 주세요.


CEPR의 <포퓰리즘에 반대하는 캠페인: 실제 선거 캠페인에서의 감정과 정보>


두 번째 소개드릴 보고서는 세계은행의 <금융 개발이 개발도상국의 제조 중소기업에서 최고 관리자 직책의 성별 격차를 줄이는가?( Does Financial Development Reduce Gender Disparity in Top Manager Positions in Manufacturing SMEs in Developing Countries?>입니다. 2월 26일 발표되었습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개발도상국 제조 부분의 중소기업 분야 최고경영자 분포는 자금조달에 대한 성별의 격차로 여성보다 남성이 여성보다 선호될 있다는 문제 의식입니다. 금융 접근성, 포용성의 문제는 성별 뿐만 아니라 연령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즉 보다 젊은 세대의 최고경영자 능력이 요구되는 산업적 특징이 있을 경우, 금융 접근성 및 포용성의 제한으로 젊은 세대의 창업이나 사업의 기회가 제한될 수도 있겠지요. 앞으로 금융 접근성, 포용성의 성별, 연령별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되고 시도될 것 같습니다. 보고서 요약과 전문을 참조해 주세요.

 

“여성은 종종 남성보다 자금을 조달하는 데 더 많은 장애물에 직면합니다. 특히 신용 공급이 제한적이고 금융 시장이 덜 발달되어 있을 때 더욱 그렇습니다. 그 결과, 기업 소유주들은 여성의 최고 관리자로서 남성을 선호할 수 있으며, 이는 최고 관리자 직책의 성별 격차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이 백서는 47개 개발도상국의 중소 공식 제조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 수준의 설문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여 이 아이디어를 테스트합니다. 그 결과, 신용 공급과 여성이 남성이 최고 경영자가 될 가능성 사이에 긍정적인 관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관계는 기술적인 이유로 외부 자금원에 더 의존하는 산업에서 훨씬 더 강력합니다. 또한 신용 조사 기관의 커버리지가 낮고 은행 간의 경쟁이 낮은 국가에서 더 강한데, 이는 여성 대출자에 대한 "통계적" 및 "취향에 기반한" 차별과 일치합니다. 주요 결과는 몇 가지 내인성 검사, 샘플 변경, 신용 공급 및 금융 개발의 대체 측정에 대해 견고합니다.”


세계은행 보고서


세 번째 콘텐츠는 인디이콘의 경제엠 <금융·자본시장 '혁신의 끝판왕' 세계관 2편>입니다. 3월 4일 발표되었습니다.


이번 콘텐츠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의 가장 큰 의미는 1) 채굴, 2) 장외거래, 3) 가상자산거래소, 4) 전통증권거래소에서 모두 시세가 형성되는 최초의 단일자산이 된 것이고, 이에 따라 자금의 조달과 유통에 있어 보다 효율적 시장이 형성되고,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및 크립토를 위시한 가치생태계에 필요한 자금조달이 전개될 수 있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고서 전문을 읽어봐 주세요.


인디이콘의 경제엠 <금융·자본시장 '혁신의 끝판왕' 세계관 2편>

 

이상으로 3월 첫째 주 인디이콘의 위클리 큐레이션을 마치겠습니다.


이제 봄이 시작하는 3월이 되었습니다. 영어로 봄은 spring, 3월은 march입니다. 봄은 용수철처럼 모든 만물이 얼었던 땅을 깨고 새싹이 돋는 계절, 3월은 힘차게 행진을 시작하는 달입니다.


랩레터 구독자 여러분 모두 새롭게 힘차게 3월의 봄을 시작하길 바랍니다!^^

 

소식 - 나이오트의 연구원정대 모집 
LAB2050의 협력사인 나이오트가 사회문제해결형 연구훈련 프로그래램인 연구원정대를 모집한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수요랩레터는 매주 수요일, LAB2050의 새로운 소식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습니다.
연구활동가들의 문제해결 플랫폼을 지향하는 LAB2050은 2050년에 더 나은 사회를 맞이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고 알리는 비영리 민간 정책연구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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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랩레터 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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