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랩레터 #023. 선거를 중요하게 만들기 위해  
지난달 29일 저녁 7시, 스튜디오 반전에서 열린 LAB2050 비례대표 후보 정책 살롱    

안녕하세요. 수요랩레터 발행인 윤형중입니다. 이번엔 수요일에 집필해 목요일 오전에 발송합니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흔히들 선거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투표를 잘 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선거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으니,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야 한다고도 하죠. 심지어 투표를 하지 않는 것은 주권자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저는 자꾸 삐딱한 마음이 듭니다. 정말 선거가 중요할까요? 투표 잘 한다고 우리의 미래가 진짜 달라질까요? 정치 혐오를 조장하려는 것도, 선거가 의미 없다는 자조적인 인식을 전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선거에서 심판만 할 게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논의하자는 취지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수단으로 선거가 기능하게 하자는 취지입니다. 


겉으로 보기에 선거는 사람을 뽑는 제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말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면 사람을 뽑는 제도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후의 마음이 다른 존재가 '사람'이잖아요.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도 '내가 좋은 사람이니 뽑아 달라'가 아니라, '나는 이런저런일들을 하려 하니 뽑아달라'고 하는 게 당연합니다. 그 당연한 것을 우리 정치가 제대로 하지 않았죠. 그러니 선거가 중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당신들한테나 중요하지"란 반응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수요랩레터의 구독자라면 이미 느끼셨겠지만, 또 그 '정책 중심 정치' 얘기입니다. 이번엔 선거 버전으로 풀어봤습니다. 

민간 싱크탱크 LAB2050이 선거를 중요하게 만들기 위해 행사를 하나 기획했습니다. 바로 지난달 29일 개최한 '비례대표 후보 정책 살롱'입니다. 선거법에 맞게 행사를 치르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율이 나오는 모든 정당에 참여의 기회를 드렸고, 다섯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가 참여했습니다. 참여한 후보분들의 면면을 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모두 자기 분야에서 오랜 기간 고민한 활동가이거나 연구자라는 것이죠. 


우선 모든 발표자의 발표자료와 생중계 동영상 링크를 공유합니다. 그리고 수요랩레터로 행사의 엑기스만 전하겠습니다. 


[발표자료 모음] LAB2050 비례대표 후보 정책 살롱

[동영상] LAB2050 비례대표 후보 정책 살롱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윤 더불어민주연합 후보는 한국의 의료 체계를 '무정부상태'라고 표현했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의 의료체계가 훨씬 더 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의사와 병원들은 자유롭게 병상을 늘릴 수 있으나, 의사는 못 늘리게 막아왔습니다. 민간은 병원을 아무 곳에나 세울 수 있고, 2028년까지 수도권에만 6600개 병상이 늘어날 예정이지만, 정부는 강원 속초, 충청 제천과 같은 의료취약지에도 병상을 짓지 않습니다. 대학병원은 단순 고혈압, 당뇨 환자를 두고 동네 병원과 경쟁하고, 동네 병원은 대학병원에서 진료해야 할 중증 환자를 보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이상한 실손보험을 가진 나라가 없는데요. 이 실손보험으로 인해 비급여 진료가 만연하고, 의료비의 낭비와 의사 인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과 같은 대한민국 의료 체계는 지속 불가능합니다."

김 후보는 지금이 위기인 만큼 진짜 문제와 정책을 잘 아는 전문가가 국회로 들어가야 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담배세로 거두고 있는 국민건강증진기금을 '지역필수의료기금'으로 돌려 연 2조원을 확보하자는 공약을 내세웠고, 지역의료와 필수의료의 강화를 위해 지역수가제와 필수의료수가제 도입, 지역에 공공의대-공공의대병원-지역공공병원으로 연결되는 지역공공의료 네트워크 구축 등을 제안했습니다. 
조천호 녹색정의당 후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천호 녹색정의당 후보는 "기후가 아니라 정치를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6차 보고서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지구 기온 상승을 2050년까지 1.5도 이하로 막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해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점점 효율화되면서 비용이 줄고 있다'며 우리가 결코 기술이 없고,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문제는 이런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걸 막는 기득권입니다." 

우리가 편향된 정보 속에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핵발전은 작년에 전세계에서 새로 건설된 게 5.5기가와트 수준이에요. 그런데 태양광은 작년에만 400기가와트가 넘고, 풍력은 120기가와트가 넘어요. 정부는 지금 원전 르네상스라고 하는데, 그 르네상스라는 핵발전 새로 만들어진 양이 태양광 풍력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전세계 어느 자료를 찾아봐도 '원전 르네상스'란 단어가 없어요. 우리가 지금 굉장히 왜곡된 정보 속에 있다는 것이죠." 

조 후보는 공공 건물 주차장, 옥상, 철도변, 도로면 등 우리의 공유지부터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시작하자고 제안합니다. 이렇게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 지역 일자리가 생겨 지역 소멸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도 합니다. 

백선희 조국혁신당 후보
세 번째 발제자인 백선희 조국혁신당 후보는 한국의 상황을 '극초저출산'이란 단어로 요약합니다. 한국의 저출산 추이가 그 어떤 나라보다도 심각하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사회혁신적 육아친화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근거를 대면서 말이죠. 

"아동 행복수준과 합계출산율이 높은 국가들(덴마크, 네덜란드)이 있어요. 제가 직접 인터뷰를 해보니까 이 나라(덴마크)에선 경쟁이 덜해요, 불평등 수준도 낮고요. 더 많은 기회가 있고, 무엇보다 아동을 존중하는 사회에요. 또 다른 곳(네덜란드)에서 어떻게 출산율이 높냐고 물었어요. 거기엔 육아휴직이 잘 되어 있고, 육아를 위한 인프라가 잘 되어 있어요. 성평등 문화도 잘 조성되어 있고요. 우리나라에 해당되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백 후보가 제안하는 정책 방향은 '경쟁 완화', '사회보장과 재분배 강화를 통한 불평등 완화', '아동권 강화', '일 가정 양립', '성평등 문화' 등이고 이를 위해 최소한 부총리급의 정부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서윤 새로운미래 후보
네 번째 발제자 홍서윤 새로운미래 후보는 '이동권'이 기본권이 되는 '장애인 정책 2.0 시대'를 강조했습니다. 장애인 정책 2.0 시대란 장애인의 기본적인 권익을 보장하는 시대에서 생활 보장의 시대로의 전환, 보편적 평등에서 선택의 자유가 있는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우리 당이 제안한 장애인 이동 정책은 단순히 저상버스, 장애인 콜택시 늘리자는 수준이 아닙니다. 보편적인 교통망 확대와 함께 각각의 수요를 반영하는 핀셋 정책을 많이 마련했습니다."

지정 질의자였던 이대호 계단뿌셔클럽 공동대표가 "2023년 장애인 예산이 장애계가 최초 요구한 규모의 100분의 1수준이 반영됐다. 홍 후보가 국회의원이 된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했습니다. 홍 후보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장애인 예산이 탄탄하게 되어야 우리 사회 기본 인프라가 만들어지고요. 그러면 노인 문제, 저출생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됩니다. 장애인 예산이 결국 노인, 어린이, 영유아, 임산부와 연결이 되거든요. 따라서 이걸 보편 예산으로 이해하고 다뤄야 하고, 그런 논리로 장애인 예산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
박경애 개혁신당 후보
마지막 발제자인 박경애 개혁신당 후보는 '병역 제도 개혁과 동맹 강화로 미래 안보환경을 대비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주요 정책으론 '한미 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여성 신규 공무원(경찰, 해양경찰, 소방, 교정 직렬) 임용시 병역 의무화', '군인자녀 대상 기숙형 중고교 설립', '군 계급 정년제도 폐지' 등을 내세웠습니다. 
이날 행사는 처음엔 딱딱한 학술행사 분위기로 시작해 끝날 땐 뜨거운 의지에 찬 토론의 장으로 변모했습니다. 지정 질의자로 참여해주신 정혜주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박숙현 지속가능시스템연구소 소장, 송지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이대호 계단뿌셔클럽 공동대표, 김희원 섀도우캐비닛 대표께 감사의 인사도 전합니다. 

선거가 목전인지라 LAB2050 구성원(이사, 연구위원)들도 주로 총선에 대한 글을 언론에 기고했습니다. 함께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요랩레터는 한 주 쉬어가고, 2주 뒤에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인디 이콘 임동민의 위클리 큐레이션#18. 돌봄 경제의 미래 
임동민 인디 이코노미스트   

안녕하세요. 2024년 4월 첫째 주 <인디이콘의 위클리 큐레이션>입니다.


이번 주에는 1) 뉴닉의 <2024 총선뽀개기>, 2) WEF의 <돌봄 경제의 미래>, 3) 인디이콘의 경제엠 <놓쳐선 안될 美·EU·日 통화정책 속의 디테일 2편> 읽기를 추천 드립니다.


첫 번째 소개드릴 아티클은 뉴닉(NEWNEEK)의 <2024 총선뽀개기>입니다. 4월 1일 오후 7시에 마지막으로 업데이트된 내용(총선 D-7일인 4월 3일 기준)입니다.


뉴닉(NEWNEEK)은 한국의 미디어 스타트업인 주식회사 뉴닉의 뉴스레터 서비스로 정치, 경제, 세계, 테크, 노동, 환경, 인권, 사회, 문화, 라이프 등 카테고리 영역의 뉴스를 레터 형식으로 월~금 아침마다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합니다.


<2024년 총선뽀개기>는 2024년 4월 10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꼭 알아야 할 각당의 공약을 모아 전해주고 있습니다. 1) 주거, 2) 교육, 3) 경제, 4) 사회, 5) 환경, 5) 노동, 6) 저출생, 7) 다양성, 8) 정치 분야에 대해 정당 공약집과 보도자료, 공식 답변 등을 기초 자료로 작성되었으며, 선거 전까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다고 합니다.


저는 우선 관심이 큰 3) 경제 공약에 관한 컨텐츠를 읽어 보았습니다. a. 증시, b. 자영업 및 창업, c. 민생 분야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녹색정의당,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자유통일당, 진보당, 조국혁신당, 새진보연합(정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제22대 총선 기호 순서대로 나열)의 공약을 쉽게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랩레터 구독자 여러분들도 각자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한 각당의 공약을 살펴보시기 좋을 것 같습니다!


뉴닉의 2024 총선뽀개기


두 번째 소개드릴 보고서는 WEF의 <돌봄 경제의 미래(The Future of the Care Economy)>입니다. 3월 27일 발표되었습니다.


WEF(World Economic Forum : 세계경제포럼)은 민관협력을 위한 국제기구로 신뢰를 구축하고 협력과 발전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구축하기 위해 이해관계자 간의 의미 있는 연결을 위한 글로벌하고 공정하며 비영리적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매년 초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 · 경제학자 · 저널리스트 · 정치인 등이 모여 범세계적 경제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국제적 실천과제를 모색하는 다보스포럼을 개최합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최근 글로벌 위기(코로나19 팬데믹, 국지적인 전쟁 등 지정학적 위기,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경제위축)에 직면해 경제 및 사회정책 논의에 있어 돌봄 경제(Care Economy)의 본질적 역할을 재조명합니다. 핵심적인 내용은 1)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부문 간 협업을 장려하고, 2) 강력한 개발을 위한 설계 원칙과 성공 요인을 통합하며, 3) 돌보는 조직, 경제 및 사회를 재구성할 수 있는 모범적인 관행을 강조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안합니다. 또한 4) 돌봄 경제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옹호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고 양성 평등을 보장하며 불평등을 줄여 보다 포용적이고 번영하는 미래를 위한 길을 닦을 수 있는 잠재력을 주장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을 참조하세요.


WEF의 <돌봄 경제의 미래>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콘텐츠는 인디이콘의 경제엠 <놓쳐선 안될 美·EU·日 통화정책 속의 디테일>입니다. 3월 31일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미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결정이 겹친 시기였습니다. 2022~2023년 이미 금리인상을 실시한 FED와 ECB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BOJ가 정책금리를 -0.1%에서 0~0.1%로 인상을 결정해 이로서 2020년 시작된 미국, 유럽, 일본의 제로금리 정책은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BOJ는 2001년부터 2024년까지 무려 20여년 넘게, FRB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무려 10여년, ECB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약 6여년 제로금리 통화정책을 유지했습니다. 다소간의 금리인상 국면을 빼더라도 아주 오랜 기간 절대적 저금리 구조를 유지하는 통화정책이 미국·유럽·일본에 의해 지지돼 왔던 것인데 이런 제로금리 시대가 끝나게 되었고, 모든 자산이 낮은 금리에 지탱해 높은 가치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태로 전환될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칼럼 전문을 읽어봐 주세요,^^


인디이콘의 경제엠 <놓쳐선 안될 美·EU·日 통화정책 속의 디테일>


이상으로 4월 첫째 주 <인디이콘의 위클리 큐레이션>을 마칩니다. 이제 따뜻한 계절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은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수요랩레터는 매주 수요일, LAB2050의 새로운 소식과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습니다.
연구활동가들의 문제해결 플랫폼을 지향하는 LAB2050은 2050년에 더 나은 사회를 맞이하기 위해, 지금 필요한 정책을 연구하고 알리는 비영리 민간 정책연구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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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랩레터 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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