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랩레터 #011. 이제 사다리는 그만 오릅시다 

안녕하세요. 새해에도 수요일에 어김없이 돌아온 LAB2050의 윤형중입니다. 


새해답지 않은 연초입니다. 1월 1일 일본 이시카와현에 7.6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여진만 400회가 넘고, 동해에도 85cm 높이의 해일과 너울성 파도가 왔다고 합니다. 같은날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남 관계가 더 이상 동족 아닌 교전 상대국"이라고 말했습니다. 외신들은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못지 않은 위험 지역으로 한반도를 꼽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젠 거대 야당을 이끄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로 목 부위를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점점 뉴스 보기가 겁이 납니다.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하며, 수요랩레터의 구독자분들의 2024년이 평화가 깃드는 한 해이길 소망해 봅니다. 폭력과 혐오와 재난의 소식이 쏟아질지라도, LAB2050의 수요랩레터는 맑은 눈으로 정책으로 사회 문제에 어떻게 개입하는지, 공론장의 중심에 어떻게 정책을 둘지에 대해 꾸준히 다뤄보려고 합니다. 올 한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첫 수요랩레터의 주제는 '사다리 걷어차기'입니다. 적극적인 산업정책으로 성장한 선진국들이 각종 무역규범을 들이대며 후발국들의 성장을 막는 문제를 고발했던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의 유명한 책인 <사다리 걷어차기>와는 사뭇 다른 이야기입니다. 그럼, 무슨 사다리냐고요? 기회사다리, 주거사다리, 계층이동의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자는 이야깁니다.


이게 뭔 얘기일까요? 사다리를 더 놓아도 부족한 마당에 왜 걷어차냐고요? 맞습니다. 더 많은 사다리를 놔서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막상 올라가려고 해도 사다리가 거의 없습니다. 사다리인줄 알았는데, 썩은 동앗줄인 경우도 많습니다. 몇 개 안 남은 사다리 앞엔 이미 긴 대기줄이 있고, 대기표를 얻을 기회도 쉽게 오지 않습니다. 마치 사다리가 여전히 많이 있는 것처럼, 기회만 공정하게 보장하면 사다리를 올라탈 수 있을 것처럼 기만하는 목소리도 넘쳐납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실날 같은 줄이라도 잡고, 내가 원하는 저 곳, 더 나은 삶이 보장되는 그 곳으로 올라가려고 애씁니다. 이미 그 곳까지 태워주는 티켓은 다 팔렸고, 사다리조차 찾기 어려운데도 말이죠.


그래서 제안합니다. 사다리 위의 저 곳만을 바라보지 말고, 옆을 돌아보자고 말입니다. 저 곳으로 옮겨가려고만 하지 말고, 지금 사는 이 곳을 좋게 만들어 보자고 말이죠. 가짜 사다리와 동앗줄을 걷어차 버리면 비로소 불필요한 일들에 쏟아온 관심과 노력과 시간을 진정 중요한 것에 쏟을 수 있게 됩니다. 이 곳에서의 사람들과 잘 연대하면 저 곳으로만 흐르는 자원을 이쪽으로도 오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수단이 바로 정책이기도 하죠. 


이런 사다리 담론은 제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동네 사회학자'인 조형근 선생님의 생각을 빌린 것입니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되는 '조형근의 낮은 목소리 - 이제는 버리자 상승의 사다리를'에서 제기한 문제 의식을 이어 받았고, 또 거슬러 올라가면 문화 인류학자 레이먼드 윌리엄스의 문제 제기에 영향을 받았죠.


물론 당장의 삶이 힘겨운 분들에겐 이런 '신사다리론'조차 한가한 고담준론처럼 들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지금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을 붙잡으려고 하겠죠. 저는 그런 기회의 사다리를 모두 치우자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기회를 만드는 구조를 바꾸잔 제안인거죠.


예를 들어 설명해볼게요. 주거사다리란 개념이 있습니다. 생애주기를 거치며 소득과 자산이 증가하면서 더 나은 주거로 이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이 개념은 한국에서 점유 형태로 월세-전세-자가로, 주거 유형 차원에선 원룸-빌라-아파트로의 상향 가능성을 뜻하죠. 그런데 자가 아파트로의 상층 사다리가 지난 5년여간 부러진 상태입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의 폭등 때문이죠. 빌라 전세로의 중층 사다리도 최근 2년여간 허물어졌습니다. 전세사기 사건들이 대거 발생하면서 빌라 전세는 위험하단 인식이 급속도로 확대됐죠. 다시 말해 주거사다리가 이미 사라진 상태란 거죠.


그렇다면 정책의 선택지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다시 사다리를 복원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처럼 부동산 대출 확대가 대표적이죠. 둘째는 각각의 점유형태와 주거 유형을 선택하더라도 안정적이고도 괜찮은 주거를 영위하는 방안입니다. 둘째 방안이 사다리 위가 아닌 옆을 바라보는 정책입니다. 


'사다리 치우고 옆을 바라보기'는 여러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대형 종합병원만 바라보지 않고 지역 거점과 동네 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 개선하기, 일류 대학들보다 여러 지역의 대학들의 교육 투자를 늘리기, 대기업과 공무원 등의 안정적인 일자리에만 목매지 않고 여러 종류와 근로형태의 일자리에서 근로조건과 삶의 질 개선하기 등등이 있고, 주거 영역에서도 공공주택의 확대와 민간에서 주거 협동조합이나 공동체 주택 등의 시도 확산, 저층 주거지에 기반시설 확대 등이 '옆을 개선'하는 정책이겠죠. 많은 분들이 시선을 '옆'으로 옮기면 정책도 바뀔 수 있습니다. 


한참 사다리 얘기를 했는데요. 실은 새해 첫 '수요랩터뷰'의 주제가 '주거사다리라는 전제에서 벗어나기'입니다. 2023년 LAB2050과 '청년정책의제연구'를 진행한 연구활동가 김지선 성북주거복지센터 사회복지사를 만나 주거사다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올해도 LAB2050은 할 일이 참 많습니다. 2018년 출범할 땐 2050년을 대비해 할 일이 꽤 있다고 여겼는데요. 6년이 지난 지금은 2030년만 상상해도 당장 개입해야할 문제들이 넘쳐납니다. 더 늦지 않게 차근차근히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가겠습니다. 


LAB2050을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LAB2050이 참여한 정책 논의 

뉴스토마토 유튜브-[윤형중의 정책통] 유류세 인하가 왜 문제인가 

[경향신문]말로만 '국가책임'...돌봄서비스의 구조적 한계/김보영

수요랩터뷰 #008. 주거사다리리가 끊긴 시대, 주거 정책의 새로운 방향은 무엇일까 
김지선 성북주거복지센터 사회복지사   

이번주 수요랩터뷰의 주인공은 지난해 LAB2050이 연구활동가들과 함께 진행한 '청년정책의제연구'에서 주거 파트를 맡았던 김지선 성북주거복지센터 사회복지사입니다. 지난 12월에 청년 주거와 청년 부채 분야의 연구 내용을 담은 3차 이슈브리프가 발간되기도 했는데요. 당시 연구를 진행한 소감과 주요 시사점을 수요랩터뷰에 담아봤습니다. 


- 윤형중 : 2024년 첫 수요랩터뷰로 등장하셨네요. 그동안 수요랩레터는 보셨는지요? 

= 김지선 : 네, 잘 보고 있습니다. LAB2050의 소식 뿐 아니라,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윤 : (돌발질문) 혹 인상 깊게 읽은 수요랩레터가 있었나요?

= 김 : 그럼요. 두 번째 수요랩레터였던 '모든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는 아니다'였어요. 당시 레터에서 "미래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복기'와 '평가'입니다"는 내용이 인상적이었고, 링크로 걸어서 소개한 문재인 정부의 주거 정책에 대한 복기와 평가에 대한 글도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민달팽이유니온 등에서 활동하며 정책을 기획하고 만들어본 경험들이 있었는데요. 막상 정책을 만들 땐 나름 치열하게 토론했지만, 정책이 시행된 이후엔 평가하고 개선하는데 에너지를 쓰지 못할 때가 많았어요. 그런 제 모습을 되돌아보기도 했습니다. 

 

- 윤 : 연구의 제목이 '주거사다리가 유효하지 않은 시대, 되짚어보는 청년 주거 정책'이었잖아요. 연구에서 검증하고자 한 핵심 가설을 소개해주시겠어요?

= 김 : 이번 연구를 통해서 '2023년 현재, 과연 주거사다리 관점을 중심으로 하는 청년 주거 정책이 유효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 윤 : 이 가설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 김 : 그동안 거의 모든 주거 정책에 깔려있는 전제가 '주거사다리'였습니다. 청약제도, 전세지원, 각종 생애 첫 지원 등을 비롯해 대규모 택지를 조성해 대단지 아파트 공급 등도 마찬가지죠. 이런 정책의 전제는 전반적인 주거 정책 뿐 아니라 청년 주거 정책에서도 강고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해서 번 소득으로 자가 주택을 마련하기 힘들 정도로 집값이 폭등하고, 전세사기·깡통전세·역전세 등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했잖아요. 상황이 달라졌으면 정책도 바뀌어야 하는데, 정책의 전제가 그대로니까 변화가 느렸던 것이 아닐까란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그렇다면 그 전제를 확인해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 윤 : 인터뷰를 해보니 어떻던가요? 가설을 확인했나요?

= 김 : 본 연구를 통해서 서울에 거주하면서 청년 주거 정책을 경험한 14명의 청년들을 만났는데요, 주거사다리관점은 현재 주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주거사다리는 임차가구의 주거 환경 및 주거 안정의 수준이 낮음을 전제로 ‘아파트 자가 소유’라는 목표를 지항하고 있는데요. 이는 곧 임차에서 자가로, 원룸에서 아파트로 가야한다는 획일적 방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아파트 자가 소유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주거 안정에 ‘실패’한 것이 되어버려요. 그렇기에 더 많은 청년들이 주거 안정에 ‘성공’할 수 있도록, 다시 말해 ‘끊어진 주거사다리를 복원’하여 사다리의 끝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되고요. 이러한 관점에서 설계되고 운영되는 정책을 이용하는 청년들은,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0여년이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다음 주거 계획을 세우고 달성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 윤 : 연구를 하며 얻은 시사점은 또 무엇인가요?

= 김 : 현재 청년의 상황,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노동 환경 및 소득 수준을 고려했을 때, ‘아파트 자가 소유’를 최종 목표로 삼는 주거 정책이 이들의 삶에 가닿을 수 있을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오히려 주거사다리 관점으로 설계된 정책이 주거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공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한 청년을 배제함으로써, 청년 세대 내의 주거 불평등을 양산하고 있진 않은지 고민이 필요한거죠.

또한, 주거사다리 관점은 자가가구보다는 임차가구의, 아파트 보다는 원룸이나 빌라의 주거 수준이 낮음을 전제하면서, 질 좋은 주택을 공급하는 것만으로도 전체적인 주거의 질이 높아질 것을 가정하고 있어요. 즉, 중상위 계층이 점유할 수 있는 품질이 높은 주택을 공급하면, 하위계층의 주거 수준도 상향된다는 주택 순환과정(filtering process) 이론에 바탕한 것인데요. 이러한 점 역시, 주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이 이용할 수 없는 아파트 분양 중심의 주택 정책으로의 편향을 만들어내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윤 : 연구 결과 어떤 정책을 제안하고 싶나요?

= 김 : 사실 '주거사다리' 관점에서 벗어난, 청년 세대 내의 주거 불평등을 고려하면서 청년들의 주거 안정에 기여하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포함한 전반적인 주거 정책의 방향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어요. 구체적인 숫자로 정리된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마도 더 큰 데이터를 가지고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 같구요. 그래서 이번 연구에서는 정책의 개선 방향을 제안해보는 것 정도로 해봤어요.

앞서 이야기했듯, 주택 점유 형태와 주택 유형에 따른 주거 안정의 차이가 너무 크기에,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제안했구요. 청년 당사자들이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던, 공공임대의 확대 필요성도 강조해봤어요. 더불어, 공적 자원만으로는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청년 당사자를 포함한 민간 차원에서 청년 주거 협동조합, 직업의 특성을 살린 공동체 주택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주거가 기본적으로 자원이 많이 필요한 영역이라, 민간 차원의 다양한 상상과 시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공적 자원이 필요하더라구요. 이를 확보하기 위한 청년 당사자 및 민간 단체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공공의 관심과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했어요.

 

- 윤 : 2023년 랩2050을 가까이서 지켜본 셈인데요. 함께 일한 소감을 말씀해주시겠어요?

= 김 : LAB2050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차례 들어봤는데, 가까이서 함께 일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활동과 연구라는, 서로가 너무 필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연결되기가 쉽지 않은 두 영역을 오고가며 여러가지를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LAB2050이 그리는 사회의 모습이 있고, 이를 위해 필요한 변화가 무엇일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았구요. 그래서 함께 이런 시도를 해나갈, LAB2050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윤 : 충실히 연구를 진행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연구활동가로서 2024년 계획을 묻고 싶네요. 

= 김 : 저는 지금 성북주거복지센터에서 근무하며 주거복지 현장에서 주거의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 분들을 만나서 상담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현재 우리 사회의 주거 현황과 주거 정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상담 드릴 수 있는 내용의 질이 정말 많이 달라지는구나를 매번 느껴요. 그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낍니다. 주거 현황과 정책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가면서 상담의 질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더불어, 이번 연구처럼 주거 정책에 대한 관점을, 거시적 차원에서의 변화를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들을 만들어가고 싶고, 더 많은 분들과 생각과 고민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주거 영역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 교류하고 협력하는 시간도 많이 가지고 싶구요. 이를 바탕으로 청년 뿐만 아니라 시민 전반을 위한 주거 정책의 개선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디 이콘 임동민의 위클리 큐레이션#5. 2024년 다운사이드 리스트를 주의하라 
안녕하세요. 2024년 1월 첫째 주 <인디이콘 임동민의 위클리 큐레이션>입니다.

새해 첫 주에도 세 개의 경제 콘텐츠를 엄선했습니다. 

첫 번째 콘텐츠는 바로 제가 쓴 글인 <2024년 경제전망 – 다운사이드를 주의하라(TechM, 2023.12.29>입니다. 2024년 전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는 어떻게 흘러갈지, 그 가운데 한국 경제는 어떻게 될지, 위기요인과 도전과제가 무엇일지에 대해 차근차근 정리해봤습니다. 제가 테크M이란 매체에 매주 연재를 하고 있는데요. 이 코너에서 종종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 큐레이션 콘텐츠는 IMF의 <2023년 세계 경제, 인플레이션, 부채, 무역 및 아시아 10대 블로그(Top 10 Blogs of 2023 Unpack Global Economy, Inflation, Debt, Trade and Asia. 2023.12.27 발표)입니다. 

2024년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내다보기에 앞서 2023년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IMF는 주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독자들이 좀 더 친숙하게 읽을 수 있도록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는데, 2023년 독자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던 블로그 글 10개를 선정해 발표했습니다.

이번 블로그에서 2023년 세계경제에 대해 “올해 초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캠페인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고 중국이 팬데믹 규제를 폐지하면서 회복의 조짐을 보였다.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기는 했지만, 물가 상승은 지속되었고 5년 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약화되었다. 끊임없는 도전에도 불구하고 올해 중반까지 진전의 징후는 부인할 수 없었고, 2023년 마지막 몇 달 동안 소위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작년 IMF에서 가장 많이 읽힌 블로그 글은 '더 높은 금리 환경이 더 많은 대출자를 압박하고 있습니다'(2023년 10월 10일)로 성장 전망, 금리, 높은 차입 비용이 개인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읽힌 블로그 글은 '유럽의 인플레이션 전망은 기업 이익이 임금 상승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2023년 6월 26일)로 주요 지역 중 주요 성장 동력인 아시아와 기업 이윤과 임금 상승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 논쟁이 집중된 유럽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기후 변화, 부채 및 지리경제적 파편화'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았으며, 이 문제가 여전히 시급하기 때문에 2024년 올해에도 여전히 관심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음은 10가지 블로그 리스트이고 각 블로그 링크도 공유되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1. 회복 조짐과 중국 리오프닝 조짐 속에 세계 경제가 더욱 둔화될 전망 (2023.1.30)
2. 유럽 인플레이션 전망은 기업 이익이 임금 상승을 어떻게 흡수하느냐에 달려 있다(2023.6.26)
3. 인플레이션이 길들여지면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 가능성(2023.4.10)
4. 회복력 있는 세계 경제, 여전히 절뚝거리며 격차 확대(2023.10.10)
5. 화석연료 보조금 7조 달러 급증(2023.8.24)
6. 더 높은 금리 환경이 더 많은 대출자를 압박(2023.10.10)
7. 가장 중요한 부분의 파편화에 맞서기: 무역, 부채 및 기후 행동(2023.1.16)
8.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개발이 다음 단계에 진입(2023.11.20)
9. 글로벌 부채가 상승 추세로 돌아서고 있음(2023.9.13)
10.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세계 경제 주도할 아시아(2023.5.1)


세 번째 콘텐츠는 World Bank의 <2023년 9개 차트: 증가하는 불평등(2023 in Nine Charts: A Growing Inequality)>입니다. 현재 World Bank 공식 홈페이지의 헤드라인에 소개되어 있는 만큼 최신 내용입니다.

세계은행은 2023년 세계경제에 대한 주목할 만한 9가지 현상을 차트 중심으로 보여주고, 각 현상에 대해 간략하게 논평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전체 블로그의 제목을 증가하는 불평등으로 정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이번 블로그에서 “2022년이 불확실성의 해였다면 2023년은 불평등의 해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참담한 손실에서 회복하고자 하는 국가들은 기후 변화, 취약성, 분쟁 및 폭력, 식량 불안정 등의 복합적인 위협으로 인해 전반적인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웠다. 대부분의 위기가 그렇듯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들과 난민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세계은행이 새로운 위협과 기존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고 관리하느냐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을 돌아보면서 세계은행이 선정한 9개의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LAB2050 랩레터 구독자 모든 분들 2024년 새해는 더욱 건강하시고 멋진 일들이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


다음은 블로그 내용의 요약입니다.

1. 빈곤 - 중간소득 국가의 극심한 빈곤은 감소했지만, 최빈곤 국가와 취약성, 분쟁 또는 폭력의 영향을 받는 국가의 빈곤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더 심각하다. 이들 국가의 빈곤이 지속되면서 다른 주요 세계 개발 목표의 달성이 훨씬 더 어려워졌다.

2. 부채 - 세계은행의 연례 국제채무보고서(IDR)는 세계은행 채무보고시스템(DRS)에 보고하는 121개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고 투명한 대외 채무 데이터 및 분석 자료로 50주년을 기념하고 있다. 지난해 IDR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경제국을 포함한 모든 개발도상국의 부채 관련 리스크 증가를 강조했지만, 급증하는 부채 상환액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세계 최빈국의 부담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해도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올해 IDR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은 2022년에 외부 공공 및 공공 보증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기록적인 4,435억 달러를 지출했다. 세계은행의 국제개발협회(IDA)로부터 차입을 받을 자격이 있는 최빈국은 2022년에 기록적인 889억 달러의 부채 상환 비용을 지불했으며, 이는 2021년보다 4.8% 증가한 수치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은 차입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부채 위기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비용 증가로 인해 희소한 자원이 건강, 교육 및 환경과 같은 중요한 필요에서 멀어졌다.

3. 세계 경제 전망 - 2023년 1월호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 금리 인상, 투자 감소, 혼란 등으로 글로벌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는 2023년 1.7%, 2024년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급격한 성장 둔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전망치는 선진국의 95%,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의 약 70%에 대해 하향 조정되었다. 2023년 개발도상국의 경제 전망은 어두워졌다. 2020년대의 첫 4년은 30년 만에 가장 부진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4. 장기 성장 전망 하락 - 세계은행(World Bank)의 보고서 '장기 성장 전망 하락: 동향, 기대 및 정책(Falling Long-Term Growth Prospects: Trends, Expectations, and Policies)'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장기 잠재 생산량 성장률에 대한 최초의 포괄적인 평가를 제공한다. 이 비율은 세계 경제의 "속도 제한"으로 생각할 수 있으며 올해의 결과는 우려스럽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최대 장기 성장률은 2020년대의 남은 기간 동안 3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90년대 초반 이후 번영을 이끈 대부분의 힘이 약화됐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노동 연령 인구의 증가도 포함된다.

5. 기후 - 기후 변화는 어떤 사람도, 어떤 경제도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2050년까지 2억 1,600만 명의 사람들이 자국 내에서 이주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는 물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특히 세계에서 가장 식량이 불안정한 지역에서 작물 수확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농식품 시스템도 전체 배출량의 1/3을 차지한다.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을 피하고 오래된 발전소를 폐기하는 동시에 재생 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을 확대하고 대규모 전기화에 투자하는 것은 가정, 학교, 병원 및 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배출량을 줄이고 회복력을 높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상당한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번 달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기간 동안 세계은행은 기후 자금 조달을 늘리고, 기후 회복력 있는 부채 조항의 범위를 넓히고, 탄소 시장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고, "메탄 배출 곡선을 결정적으로 구부리기" 위한 대담한 조치를 발표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충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세상에서 기후 변화도 다르지 않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개발 과제와 살기 좋은 지구를 만드는 것의 핵심이다.

6. 상품 시장 - 최신 원자재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혼란에 더해 현재 중동 분쟁이 고조되면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미지의 바다로 빠져들 수 있다. 2023년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2022년 대비 거의 25% 하락했으며,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급격한 하락이다. 10월 초 중동에서 분쟁이 시작되면서 초기 가격 상승이 발생했지만, 지금까지의 영향은 미미했다.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은 2015-19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가는 이번 분기에 배럴당 평균 90달러를 기록한 후 내년에는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내년 전체 원자재 가격이 4.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배럴당 평균 81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농산물 가격은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금속 가격도 2024년에는 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은 2025년에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7. 여성, 비즈니스 및 법률 - 전 세계적으로 약 24억 명의 노동 연령 여성이 여전히 남성과 동일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여성, 기업, 법(Women, Business and the Law, WBL) 보고서는 190개국에서 여성의 경제적 기회에 영향을 미치는 법률과 규정, 즉 여성이 경제적 참여에 직면하는 장벽과 여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차별적 법률의 개혁을 위한 방법을 측정한다. 2022년 세계은행(World Bank)의 WBL 지수에서 세계 평균 점수는 77.1점으로 절반 포인트 상승했는데, 이는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이 누리는 법적 권리의 77%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평등권을 향한 전 세계 개혁 속도는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2022년 18개국에서 성별 관련 법률 개혁은 34건에 그쳐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경제가 이미 좌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의 경제 성장과 역량 강화에 상당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오늘날 노동 인구에 진입하는 여성들은 남성과 동일한 권리를 얻기도 전에 은퇴할 것이다.

8. 세계 개발 보고서—이주 - 마이그레이션은 우리의 시급한 개발 과제 중 하나다. 세계 인구의 2.3%에 해당하는 약 1억 8,400만 명이 국적이 다른 나라에 살고 있으며, 그 중 거의 절반이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 살고 있다. 이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이주자가 출신지에서 수용국으로 이동할 때 이주민을 보호하느냐가 이주민의 경제 성장과 성공을 보장하는 열쇠다. 2023년 세계개발보고서(World Development Report 2023)에 따르면 더 나은 이민 정책은 모든 국가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는 속도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국가들은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위해 이주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사람과 사회를 위해 이주를 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9. 국경 없는 일하기 - 온라인 긱 노동은 전 세계 노동력의 최대 12%를 차지하는 많은 노동 시장에서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것은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증가하는 수입원이다. 온라인 긱 워커에 대한 수요는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에서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두 가지 중요한 동기 부여 요소로서 추가 수입에 대한 유연성과 잠재력을 제공한다. 현지 긱 플랫폼은 현지 노동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실행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라인 긱 워크는 청년, 여성 및 저숙련 근로자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포용성을 지원할 수 있다. 긱 경제는 정부가 디지털 기술을 구축하고, 소득 창출 기회를 늘리고, 비공식 근로자의 사회적 보호 범위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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