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결선투표가 뭐야?
프랑스는 오는 4월 24일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 번의 투표로 당락이 결정되는 우리나라 대선과 달리, 프랑스는 ‘결선 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어요. 결선 투표제는 1차 투표를 하고, 일정 득표율을 넘긴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후보 몇 명만 추려 2차 투표를 하는 제도예요.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50% 초과) 득표자가 없으면 1위와 2위 후보만 놓고 다시 2차 투표를 해요.
프랑스는 최근 대선 투표율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긴 했지만 대체로 75%를 넘기고, 80% 이상 투표율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았던 나라예요. 이렇게 대선에 관심이 많은 나라에서 결선 투표 방식으로 선거를 치르다 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해요.
1차는 가슴, 2차는 머리?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프랑스 선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건 1차 투표보다 2차 투표에서 1, 2위 후보의 격차가 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이런 현상의 원인은 ‘앵그리 보트(Angry Vote·분노 투표)’, ‘항의 투표(Protest Vote)’ 등으로 불리는데요, 말 그대로 현 정치권에 대한 분노와 항의가 드러나는 투표라는 거죠.
그래서 1차 투표에선 조금 더 극단적이고 이념 성향이 뚜렷한 후보에게 표가 쏠렸다가, 막상 2차 결선 투표에선 다소 중도적인 사람을 찍는 경우가 많았어요. 이런 프랑스인의 성향을 두고 ‘1차에선 가슴으로, 2차에선 머리로 투표한다’는 상징적인 표현을 쓰기도 해요.
지난 2017년 대선에서도 이런 현상은 나타났어요. 당시 1차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24.01%의 득표율로 2위(21.3%), 3위(20.01%), 4위(19.58%) 후보들에게 어려운 승리를 거뒀어요. 2위 후보는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마린 르펜이었고, 3위 후보는 보수정당(우파) 후보였어요. 4위 후보는 극좌 성향이었죠. 1차 투표에선 1~4위 후보 득표율 차이도 크지 않았고, ‘색깔이 뚜렷한 표’가 많이 나온 거예요.
하지만 막상 결선 투표에선 중도파로 불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65.78%의 득표율로 가볍게 승리했어요. 2위인 르펜 후보는 34.22%의 득표율에 그쳤죠. 정치권에 분노한 ‘가슴’으로 성향이 뚜렷한 1차 투표를 했던 많은 사람들이 2차 투표에선 온건한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어요.
결선투표제, 장단점은?
결선 투표제는 1차 탈락한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의 뜻도 결선투표에서 1, 2위 후보자들 표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종적으로 당선에 반영되는 표수가 많아진다는 장점이 있어요. 우리나라에선 대통령 당선자라도 과반(50% 초과)을 득표하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결선 투표를 하면 결국 더 높은 득표율로 당선이 되니 ‘사표(죽은 표: 당선에 영향을 주지 못한 표)’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거죠.
하지만 선거 절차가 번거롭고, 막대한 선거 비용을 2회나 써야 한다는 점은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혀요. 우리 정부가 지난 대선에 쓴 비용만 4000억원이 넘는다고 하니, 한 번 더 투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죠. 결선 투표제는 다른 투표 제도와 마찬가지로, 이외에도 여러 장단이 있는 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