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이언요? "자신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자세", 큰 영향 받았습니다

스타트업 카카오기원설 : 왜 유독 카카오 출신 창업자가 많을까
쫌아는기자들 1호 성호철

지난 6월 9일, 쫌아는 기자들 1호는 강남의 교보생명빌딩에서 김용현 창업자와 '1500만명의 이용자(MAU)를 넘어선 당근마켓'의 비즈니스 모델과 그의 스토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뉴스레터 [스타트업]의 시즌2 첫 인터뷰가 당근이었거든요.

그때, "당근마켓은 정말 카카오 초창기 모습과 닮았어요"라고 말한건, 옆에 있던 이기연 홍보팀장입니다. 당근마켓의 김용현-김재현 공동창업자는 둘 다 카카오 출신이고, 이 팀장도 그렇습니다. 
뭐가 닯았을까. 옆 회의실에선 슬리퍼를 신은 직원이 다리를 꼰 채, 서너명의 동료 앞에서 무엇인가 심각하게 이야기하고 있었고, 김용현 대표는 반바지 차림이었죠.
"다들 점심 시간이든 쉴 때든 삼삼오오 모이면, 당근 그만두고 뭘 창업할지를 이야기해요. 보통 회사면 경영진이 알면 깜짝 놀랄 일이지 않나요. 하지만 당근은 달라요. 이런 분위기 좋아해요. 카카오 초창기가 그랬거든요." (이기연 홍보팀장)

[스타트업 창업자의 카카오 기원설] 찾기는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유독 카카오 출신의 창업자가 많습니다. 네이버와 비교해도 그렇고,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네오위즈 등과 비교해도요. 

김용현 대표는 "이해진, 김범수 두 분 다 존경합니다. 이해진 의장님은 완전히 고객 관점이시고, 김 의장님은 사업 감각이 참 좋아요"라고 합니다. '카카오 기원설'에 대한 대답입니다.
"예컨대 김범수 의장과 많은 회의를 했는데, 그때마다 그는 '모바일에서 콘텐츠 서비스가 되지 않겠나. 한 페이지짜리로 넘기는게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고, 당시 카카오 멤버들은 아무도 동의하지 않았어요. 김 의장이 말하면 모두 반대했고, 아무도 안했죠. 왜냐면 안 될 것 같으니까. 근데 당시 김 의장의 콘셉트는 현재 카카오페이지죠."

존경이 묻어나는 김용현 대표의 설명에 쫌아는기자들 1호는 놀랐습니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의 주장에 멤버들이 단칼에 '노(No)'할 수 있었던 카카오의 초창기 문화 말입니다. 
"IT는 20대가 잘하고, 40대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존댓말과 수평문화, 이런게 카카오 출신의 창업자가 많은 이유 아닐까요."(김용현 대표)
하지만 김 대표의 설명만으론 뭔가 2% 부족합니다.   [카카오 기원설] 찾기, 그때 어메이즈VR코리아의 채용 공고를 발견했어요. '넥스트 카카오'를 꿈꾼다는 내용입니다.

어메이즈VR의 이승준 대표는 2012년 카카오에 조인했고, 김범수 의장의 옆을 지킨 전략팀장 출신입니다. 
어메이즈VR은 당근 못지 않은 잠재력의 스타트업이죠. 벌써 6년 전에 가상현실(VR)의 세계 1등을 목표로 창업한 곳입니다. 이제야 페이스북에서 퀘스트2라는 제대로된 VR기기가 등장했으니까요. 이 창업자는 “2~3주 뒤면 창업 6주년”이라며 “세상 사람들 모두가 VR 헤드셋을 쓰는 시대가 온다고 믿고, 꾸준히 준비해온 과정이었다”고 말합니다.  

카카오 기원설을 묻자, 이 창업자는 "카카오 초창기 멤버, 그러니까 100번대에서 사번 600~700번 정도까지는 분명 문화가 달랐다"고 합니다. 
"저는 베인앤컴퍼니에서 카카오로 이직했는데, 당시 주변에서 다들 말렸어요. 카톡도 아직 초기였고, 당시엔 지금과 달리 스타트업이 투자받기도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런 반대에도 '리스크 테이킹'을 했죠. 말하자면 그때 조인한 친구들은 저처럼 모두 위험을 받아들인 사람들인 셈이죠. 여기에 운이 좋아, 상장했고, '직장인이 벌기 힘든 돈을 번 경험'도 했죠. '나도 스타트업 도전해볼까'라는 동기가 있던거죠"

이 대표는 "대략 사번 700번 미만의 이야기인 것 같고, 지금의 카카오는 다를 것 같다"고 합니다. 상장사인 카카오에 입사한 직원들은 회사란 조직에 기대하는 바가 당시와는 다를 것 같다는 겁니다. 
"브라이언(김범수 의장의 영어이름)요. 매일 봤던 보스였죠. 소탈하죠. 무엇보다 많이 배운 대목은 '자신의 생각이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자세였어요. 저에겐 큰 영향이었어요. '또 다른 세대를 열 수 있는 자세'인거죠." 
가상현실이라는 또다른 세대의 문을 여는데 도전하는 어메이즈VR, 이승준 창업자의 설명입니다. 그래도 [카카오 기원설] 궁금증 2%가 남습니다.


 김성용 남의집 창업자는 직설적인 답을 줍니다. 남의집은 취향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스타트업입니다. 예컨대 '유언장 쓰기'라는 주제방을 만들고, 모임 장소와 시간을 내면, 지원자들이 참여하는 식입니다. 철저한 '오프라인' 방식입니다. 
남의집 프로젝트라고 하면, 나름 이 바닥에서 알만한 사람은 다 알더군요. 아직 엄청난 돈을 벌거나, 투자 유치는 안했지만, 진짜 스타트업의 느낌이 나는 스타트업이라고 할까요. 남의집의 김 창업자도 '사번 100~700번의 카카오 초창기 멤버'입니다.
 
"너희들 카카오때 경험으로 창업해봐라고, 김범수 의장이 계속 말을 걸었어요. 그리고 카카오는 특이하게도 당시 계속해서 주변 스타트업을 인수했고, 그때마다 동년배의 친구들이 자기껄 팔고 엑싯해서 카카오의 동료로 들어왔어요.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주변에서 계속 봤고, 동료로 함께 일하다보니까, '이거 나도 할 수 있겠다'는게 그냥 피부로 와닿습니다."
김성용 대표는 "밥 먹을때 동료에게 '이런게 해볼까' 말하고, 해커톤 같은 행사하면, 동료들과 '창업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청소연구소를 운영하는 생활연구소의 연현주 대표, Vito를 하는 리턴제로의 이참솔 대표, 안전가옥의 김홍익 대표, 아내의 식탁을 하는 컬처히어로의 양준규 대표, 운칠기삼의 심경진 대표, 타임트리의 박차진 대표... 셀수 없는 도전자가 카카오에서 나왔습니다. 이미 창업-엑싯까지 끝낸 호갱노노와 같은 스타트업 창업자도 있고요.
쫌아는기자들은 세상 모든 스타트업을 응원합니다. 카카오의 창업자 DNA에 존경을 보냅니다. 

어메이즈VR의 이승준 창업자와 나눈 카톡. 한참 통화한 뒤인데, 갑자기 '카카오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멘트를 보낸 이 대표. 영원한 '카카오의 전략팀장'일지도 모르겠다.
시즌 2를 소개합니다

1. 당근마켓 김용현 2. 정육각 김재연 3. 몰로코 안익진 4. 보맵 류준우 5. 엘리스 김재원 6. 강남언니 홍승일 7. 올리브유니온 송명준 8. 해시드 김서준9. 오늘의집 이승재 10.한국신용데이터 김동호 11. 스캐터랩(서비스명 이루다) 김종윤12. 고위드 김항기   
 
'대신 물어봐드립니다'는 계속 됩니다. 사전에 질문을 작성하면, 채택 확율이 높아집니다.
 시즌2도 창업자가 독자 질문에 답해드립니다. 정육각 김재연 대표님에게 고기 맛집 추천을 받거나, 오늘의집 이승재 대표님에게 최애 인테리어 소품을 물어봐도 됩니다. 뭐든 질문 주세요.  쫌아는기자들이 선정한 질문에는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을 드립니다.
 시즌2를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스타트업] 제작팀인 쫌아는기자들입니다. [스타트업]은 인터뷰 방식의 스타트업 분석 기사를 전달합니다. 날것을 추구합니다. 과도한 초를 자제합니다. 오직 창업자의 눈으로 본인이 세운 스타트업을 반추하길 바랍니다. 
반드시 성공한 스타트업만을 바라보지도 않습니다. 시즌1의 센시와 같이, 거의 무명에 가까운 스타트업의 도전도 소중합니다. 
 
쫌아는기자들 제작팀은 시즌2의 스타트업 선정에 고심했습니다. 절반 정도를 제작팀이 섭외를 끝낸뒤, 구독자 분들께도 '시즌2 추천'을 받았습니다. 
"말그대로 왜 기업가치가 높고 유니콘인지 궁금합니다. 뭘로 돈 버나요?"(이메일 jk로 시작하는 구독자)라는 추천을 받아, '몰로코'도 시즌2에 만납니다. 
나우버스킹, 크레파스연구소, 헤이조이스, 자란다, 오늘회, 슈퍼키친, 타다, 원티드, 보이저엑스, 자비스앤빌런즈, 서울로보틱스, 휴이노, 매스프레소, 솔라커넥트, 트래블월렛, 프립, 마이리얼트립, 비플러스, 로지스팟, 토스랩, 한국축산데이터, 루닛, 직방, 링클, 파운트, 포커스미디어코리아, 오트웍스, AB180... 정말 많은 추천이었고, 한두곳에 집중되지도 않고 다양한 추천이었습니다. 앞으로 시즌3,4,5... 꼭 만나볼 스타트업입니다.

사실 가장 고민한, 구독자 추천 스타트업은 이루다의 스캐터랩입니다. 젠더 이슈에 집어삼켜진 이루다. 추천한 구독자의 '추천 이유 한줄'이 뇌리를 떠나질 않았습니다.
"이루다는.... 잘못만 했을까"
쫌아는기자들도 창업자들처럼 '리스크 테이킹'하기로 했습니다. 이루다도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의 전체 스토리에 한 챕터이고, 그렇다면 쫌아는기자들이 만나야할 스타트업입니다.  
신코너 : 스소소 [스타트업소소한소식]
스타트업 창업자부터 마케팅, PR담당팀장, 또는 그냥 '우리 회사가 좋아요'하는 직원분을 위한 코너입니다. 
투자 유치나 직원 채용과 같은 소식부터 "우리 대표님이 다음주 결혼해요", "사무실 강남으로 이사했습니다"처럼 정말 소소한 소식을 보내주세요. 스타트업의 PR 이사님은 "그런 코너 좋아요. 이런 것도 되나요. 요즘 재택인데, 저는 양말을 좋아해요. 해서 출근 전에 양말을 신고, 퇴근하면서 양말을 벗어요. 출퇴근이죠."라고 합니다. 
당연히 됩니다. 오히려 그게 스소소의 취지입니다. 
짧게 소식을 적어주시면 쫌아는기자들이 뉴스레터에 보내드립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온갖 포털에도 쏴드립니다. 본래 소소한 소식일수록, 많은 분들이 알면 좋은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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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에 쓰인 캐릭터는 오스트리아 Florian satzinger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