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의 술추천

남자가 키친에 들어가는 게 이상하다니, 21세기에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네요. 괘씸함에 최대한 성의 없이 술을 고르고 싶어져요. 부엌에 들어가지 않으면 설거지도 할 수 없으니 잔 쓰지않고 박스와인 마셔보는건 어때요? 병나발 가능한 유리병도 있는데 왜 하필 '박스'와인이냐고요? 노키친주의자에게 유리병은 사치죠. 하디스 카베르네 소비뇽 5L는 창고형 마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어요. 상철, 장 보러 마트 가는건 괜찮죠? 마트는 키친 아니니까.

👉 코스트코 2만 원대

뇌피셜로 경각심 일깨우는 영숙, 그러기 있나요? 뜬금없이 시작된 ’경각심라이팅'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영숙 때문에 보고 있는 우리까지 입이 바싹 마르더라고요. 이럴 때는 혀가 찌릿해질 만큼 산미 폭발하는 술로 달래봐야죠. 아이셔에 이슬 청사과맛은 진한 사과 향이 퍼지는 새콤달콤한 맛이라 침샘이 제습될 틈 없이 촉촉할 거예요. 그나저나 지난 주 상철과 영자의 데이트를 보니 영숙이야말로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던데요?

👉 대형마트 및 편의점 1,950원

처음에는 자기가 먼저 말해놓고 괜히 광수를 드잡이하는 영숙이 이해 안 됐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혼나(?)놓고도 산전수전을 세 번째 말하는 광수를 보며 소리를 질렀어요. “제발 그만... 이러다 다 죽어..." 보는 우리도 영숙이 화낼까 봐 조마조마했다고요. 화기애애한 정숙과 상철을 보며 안그래도 심기가 불편한데 자꾸 광수가 염장을 지르니 '너 잘 걸렸다' 싶었을까요? 속에서 천불이 나고 허파가 디비졌을 영숙을 보며 담금주용 소주 강주가 생각나더라고요. 도수는 무려 50도, 용량은 화끈한 1.8리터. 그렇다고 확 담가버리진 말아요, 영숙.

👉 내국양조 15,000원

전날 영숙으로부터 산전수전 어택을 당하고 교회를 찾아 눈물로 기도한 광수. 영숙에게 먼저 사과를 건네는 어른스러운 모습은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종교의 힘으로 평안함을 찾은 광수에게는 독일 수도원에서 만든 맥주 벨텐부르거 시리즈 중 빈터 트라움을 추천드립니다. 기도 후 광수의 마음처럼 온화한 맛이거든요. 남해 독일마을에서 판매하는데 마침 이곳에서 10월 6일~8일 독일맥주 축제가 열리니 맥주 러버들은 참고하세요.

👉 베를리너크라펜 9천 원대

착각에서 비롯된 여유로 "👏👏자자 조급해하지 말고."라는 명언을 남긴 영수. 느긋하고 여유로운 영수를 보니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가 생각나요.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급하면 안 되니까. 미생물의 발효속도를 기다려줘야 한다고요. 광수의 팔랑귀 덕분에 그의 착각이 점점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 같아 왠지 분하지만, 쌀의 깔끔한 단맛이 살아있는 느린마을 막걸리를 마시며 옥순의 최종 선택을 기대해 봅시다.

👉 홈술닷컴 3,400원

✍️ 이번 주의 술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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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뚝배기동태탕 칼칼한 음식에 소주가 땡기는 날이면 항상 찾는 곳이에요. 아삭아삭한 콩나물에 매콤한 양념, 사르르 녹는 아구 살까지 삼박자 궁합이 아주 좋아요. 비리지 않고 싱싱한데다 가득 들어있는 알, 곤이까지 감칠맛 때문에 술이 술술 들어가요. 동태, 대구탕과 찜까지 메뉴도 다양해서 취향별로 드실 수 있어요. 포슬포슬하고 부드러운 계란말이는 꼭 추가로 주문해서 같이 드셔보세요. 📍경기 성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