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트 에디터 셋의 이야기
찬비      "뉴스레터 뒤의 에디터 이야기도 재미있게 읽어주시길!"

안녕하세요! 에디터 찬비입니다.


그동안 어거스트에서 다양한 주제로 레터를 발행해 왔지만, 발행되는 레터 뒤에서 고군분투하는 에디터가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아쉬웠어요. 그런 점에서 휴재하고 있는 에디터 Friday와 최근 오프라인 이벤트도 하고 오신 에디터 Zoe와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해 보았습니다.


어거스트 기획레터 세 번째, 오늘은 에디터 Friday, Zoe와 함께 레터를 쓰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오늘 레터는 조금 긴데, 상단의 웹으로 보기로 봐주셔도 좋아요!)

1. 정기적으로 마감하는 에디터란 
2. 레터를 쓰면서 고민하는 것들
3. 피드백에 일희일비하는 마음 

🙃 정기적으로 마감하는 에디터란

© Unsplash  

찬비(이하 찬) : 오랜만에 뵙게 되어 반가워요. 구독자분들은 에디터 명보다는 레터가 더 익숙하실 수 있으니, 첫 발행 레터와 지금까지 써온 주제로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저부터 소개하자면 저는 찬비이고, 2020년 9월 발행한 ‘애플이 틱톡에게 준 레드카드’가 첫 레터였네요. 저는 빅테크와 반독점, 소셜미디어, AI를 주로 다뤄왔고, 간간히 책을 소개하기도 했어요. 2년 전부터는 화요일에 발행되는 레터의 윤문과 편집도 맡고 있습니다. 


Friday(이하 프) : 안녕하세요, 에디터 Friday입니다. 2020년 2월 발행한 ‘BBC가 했던 그 실험은 어떻게 됐을까?’가 첫 레터였고, 올 1월 이후 휴재 중이에요. 주로 미디어와 콘텐츠 산업 전반에 대한 레터를 써왔는데, 개인적으로 관심 있게 본 콘텐츠를 소재로 사회에 던지고 싶은 화두나 쟁점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쓰려 노력해 왔어요.넥스트 레블 절대적 룰을 지켜’에서는 에스파와 메타버스를 통해 SM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미디어는 늙은 여자를 자꾸 숨긴다'에서는 노인을 다룬 영화 세 편을 통해 늙은 여자의 욕망과 권리를 끄집어내려고 했어요.


Zoe(이하 조) : 에디터 Zoe입니다. 2021년 8월 발행한 ‘라이브커머스 뉴비를 위한 안내서’가 첫 레터였어요. 주로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퍼스널 브랜딩, 이직 등의 주제를 여러 차례 다뤘고, 마케팅 트렌드나 영상 콘텐츠 분석 글을 썼습니다. 아무래도 마케터다보니 애플페이본디처럼 요새 사람들이 관심 있는 것들을 다루기도 했고요. 올 4월 북저널리즘과 함께한 오프라인 행사에서 어거스트를 대표해 구독자분들과 만나기도 했어요.


각자 어거스트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는지부터 이야기해봐도 좋겠네요. 두 분은 구독자가 별로 많지 않았던 시점부터 조인해서 쭉 한 거잖아요?


: 그때는 ‘구독자가 몇 명이다’는 인식 자체가 별로 없었어요. 저는 네 번째 에디터로 들어오게 됐는데, 당시에 대단한 마음으로 합류한 건 아니었고, 피드백을 받지도 않았어서 레터의 내용에 대한 부담도 좀 적었어요. 이게 엄청나게 잘될 거라는 생각에서 했다기보다는 글을 계속 써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입사한 지 얼마 안 돼서 시간과 에너지에 여유가 있기도 했어요. 당시에는 궁금한 것도 많았는데 레터를 위해 리서치하고 쓰면서 배우는 그 과정이 좋더라고요.

스티비와의 인터뷰에서 찾은 2021년 3월까지의 어거스트 구독자 추이

: 저도 비슷해요. 제가 합류했을 땐 구독자 수가 천 명대였고, Zoe님이 합류하기 전까진 주기가 7주까지 길어졌어서 큰 부담은 아니었기도 했어요. 미디어나 테크쪽에 관심이 있었고, 뉴스레터 같은 걸 해보면 좋겠다고도 생각하던 시기라 여러 관심이 합쳐져서 ‘꾸준히 글을 써보자’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들어왔던 것 같아요.


: 제가 들어왔을 땐 1년 후니까 아무래도 구독자도 5천 명이 넘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 있는 상태였어요. 당시에 저는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고, 주기도 길고 부담이 없을 거라고 이야기해서 흔쾌히 참여했던 것 같아요. 회사에 다닌지도 좀 돼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기도 했고요. (이전 설명과 달리 바로 주기가 4주로 짧아지긴 했지만 😂) 제가 조인하고 얼마 안 돼서 연말에 비대면으로 회의했었는데, 그때 느꼈던 건 사람들이 열정이 넘친다는 거였어요. 


: 제가 들어간 시점이 의뢰받은 외고 작업을 다 같이 하던 시점이라 그즈음부터 어거스트 안에서의 느낌이 많이 달라졌던 것 같아요. 그전에는 카톡방에서 말도 없고, 시간만 맞춰 딱딱 자기 레터만 써내는 느낌이었다면 그 뒤부터 글도 길어지고, 서로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하게 됐어요.


: 맞아요! 그래서 우리 워크숍 갔을 때 오프라인으로 처음 본 거였는데도 카톡으로 수다를 너무 많이 떨어서 엄청나게 친해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 우리가 생각하는 레터에 대한 무게감이 있잖아요. 그것부터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대충 써'라고 생각하면 별거 아닌데, 그게 안 되니까 휴재를 결심하기도 하고 고민하기도 하는 거잖아요? 


: 만족할 만큼의 리서치를 하고 만족할 만한 퀄리티의 레터를 쓸 수 없다는 게 항상 아쉬운 것 같아요. 너무 잘 쓰고 싶으니까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다가 새벽에 마무리한 경우도 많았어요. 그러다가 본업이 바빠지면서 휴재를 고민했었는데, 우리 기조가 ‘롱런이 훨씬 중요하다’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매번 완벽하게 쓰겠다는 마음을 좀 내려놓긴 했어요. 매번 100%가 아니라 70%로 꾸준히 같은 느낌으로요.


: 생각보다 4주가 금방 돌아와요. 분명 고생해서 쓴 것 같은데 금방 돌아오고, 발행하자마자 다음 레터는 뭘 쓸까 생각해야 하고. 특히 개인 일정이랑 겹치고 하면 잠을 줄이게 되는 거죠.


: 저도 결국 마감하는 날이 되면 밤을 새우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본업이 있는 사람들이 꾸준히 쓴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기는 해요. 여유를 두고 조금씩 리서치해야 맞는데, ‘일단 쳐냈으니까 좀 쉬자’ 했다가, ‘아 이제 써야 해’ 하게 되는 거죠.


: 이게 우리가 그런 성격의 사람들이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퀄리티에 크게 신경 안 쓰면 그렇게 스트레스 안 받을 수도 있는데 잘해야될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신경 쓰는 거잖아요. 아무래도 직접적인 수익을 보고서 우리가 레터를 쓰고 있는 건 아니다 보니까 부담스러워질 수 있긴 해요. 열심히 하지 않기엔 또 규모가 커졌는데, 현재의 상태에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지는 아직 합의가 안 된 상황이기도 하고요.

✍️ 레터를 쓰면서 고민하는 것들

: 레터를 쓸 때 글감을 어떻게 찾는지나 내용을 구성하는 방식 같은 걸 얘기해 볼까요? 우리가 레터를 쓸 때는 단순히 주제를 서술하거나 사건을 요약하지만 말고 ‘에디터의 의견도 꼭 담자'고 이야기 하잖아요. 이외에도 각자 레터를 쓸 때의 주안점이 있을 것 같아요. 두 분이랑 저랑 쓰는 스타일이 굉장히 다르기도 해서요.


프 : 저 같은 경우에는 직접 보고 듣고 써본 것을 주로 많이 다뤘어요. 미디어 업계 종사자다 보니까 영화, 드라마, 음악, 책 등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작년에는 재밌게 본 영화나 드라마를 두 작품을 관통하는 서사로 묶어서 비평하는 레터를 썼던 것 같네요. 예를 들어 ‘엄마와 딸은 왜 빌런이 되나’에선 드라마 ⟪완다 비전⟫과 영화 ⟪작은 아씨들⟫을 보고 모녀 서사에 관해 썼고, ‘⟪스물 다섯 스물 하나⟫는 왜 새드 엔딩인가’에서는 동명의 드라마와 또 다른 드라마 ⟪노멀 피플⟫로 구원 서사를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Friday 레터에서 다룬 작품들 (완다비전, 노멀 피플)

: 저는 Friday님의 비평을 담은 레터들이 다 좋았어요. 레터에 쓰인 작품도 보고 싶어지는 글이어서요. 저는 제 의견을 레터로 발행하는 것부터가 좀 무섭기도 해서, 어거스트에서 이런 레터도 발행한다는 게 좋았던 것 같고요. (그래서 자꾸 언제 돌아오시냐고 물어보는 건데…😛) 


전 화제의 사건을 깊이 파서 원인부터 지금까지의 경과에 대해 한 판으로 정리하고 싶다는 동인이 있어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전이나 망 사용료 갈등을 다루기도 했고요. 에디터가 많다 보니까 그 안에서 내가 특히 차별적으로 잘 다룰 수 있는 주제를 고민하다가 AI나 데이터 관련 레터를 쓰기도 했어요.


: 저 역시 Friday님처럼 글감을 구할 땐 주로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출발하긴 해요. 뉴스레터는 결국 수단인 거고, 에디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는 소통의 창구라고 생각해서요. 그래서 주4일제나 번아웃, 이직 같은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미디어 콘텐츠를 다룰 때는 뻔하지 않은 각도로 보려고 노력해요. ‘우영우가 사는 나라는 정말 이상할까’를 썼을 땐 박은빈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는 점엔 동의했지만, 비장애인인 박은빈이 장애인을 연기한다는 점을 비판 없이 받아들여도 되는지 화두를 던져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모두가 찬사를 보내던 작품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닐까 두려웠어요. 최대한 리서치를 많이 해서 중립적으로 썼음에도 욕과 칭찬을 포함한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던 게 기억이 남네요. 생각해 볼 만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 저도 비슷하게 레터를 읽고선 이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을 짚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AI의 아버지가 구글 퇴사를 결심한 이유’ 레터를 썼을 때 다들 챗GPT의 좋은 점만 이야기할 때 다른 점을 이야기 해줘서 좋았다고 했던 피드백이 기억나는데요. 레터를 쭉 읽고 사람들이 가져갈 메시지를 항상 제일 고민하는 것 같아요.


그 밖에도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친절하게 쓰려고 노력하고, 친절하게 써달라는 요청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무언가를 설득하려면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에디터 Zoe와 찬비의 레터들 

: 저 궁금한 게 있어요. 글감을 정한 다음에 서칭하다가 보니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다뤄진 것 같아서 주제를 바꾸고 싶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어떻게 해요?


: 저 그런 적 있어요. MBTI 관련한 레터를 썼는데, 타 뉴스레터에서 동일한 주제로 레터를 낸 거예요. 관련해서 피드백이 왔더라고요. 심지어 참고한 책도 같았어요. 당연히 그 뉴스레터를 참고해서 썼던 건 아니었어요. 그냥 사실 사람들 생각하는 게 거기서 거기인 거죠. 그래도 저는 Zoe님 걱정하는 것 같은 건 별로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해요.


: 저도 주제를 생각했다가 버린 적은 없어요. 우리처럼 한 개의 주제에 대해서 깊게 다루는 게 뉴스레터들 외에는 잘 없거니와, 아무리 주제가 겹쳐도 내 식대로 정리를 하면 되니까. 여기저기의 단편적인 정보를 모아서 내 식대로 구조 잡아 정리하고 거기에 내 생각을 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얘기에도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신선한 이야기가 되니까요. 애초에 글감을 정하는 것부터가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가치가 담기는 것이기도 하고요.


: 저는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본업이 마케터다보니까 주제의 시의성에 좀 짓눌려 있기도 한 것 같아요. 미리 써놨다가 너무 시간이 지나버린 얘길 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거든요. 이게 지금 트렌드인가? 사람들이 여기에 관심이 있나? 하는 생각을 계속하거든요. 클릭이 더 나올 것 같은가 하는 생각을 뗄 수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닥쳐서 쓰게 되기도 하고요. 


: 저는 그 생각을 안 해도 일찍 써지진 않던데 😇. 이런 걸 많이 고려하기에 Zoe님의 레터가 클릭률이 높은지도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일부러 좀 멀리 있는 주제를 다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한두 번쯤은 시의성에 대한 우려를 버리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매체의 힘을 믿고 써보는 거죠. 그렇게 한 번 발행하고 나면 다음엔 또 시의성 있는 재미있는 주제가 눈에 들어올 수도 있고요.


: 다들 이렇게 힘들지만 다들 어거스트를 계속하고 있으신 이유는 뭐예요? 저는 레터를 쓰면서 ‘내가 머리를 쓰고 있구나' 하는 효능감을 느끼는 점이 좋아요. 직장인으로 일하다 보면 진짜 ‘뇌를 빼놓고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기도 하고, 긴 글을 쓸 일이 거의 없잖아요. 오히려 조직 안에서는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도 오케이해야 하는 일도 많이 생기고요. 무력하고 번아웃이 오려고 할 때, 아직 나는 온전히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것이 힘이 됐어요. 그래서 너무 힘들고, 이걸 쓰려면 야근해야 하고 하더라도 못 놓겠다고 생각하나 봐요.


: 아직 쉬고 있지만 언젠가 복귀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이유는 레터를 쓰면서 하는 알량한 공부가 좋았던 게 있어요. 레터를 대충 쓴다고 해도 많이 남게 되더라고요. 생각해 보니 저는 대충 썼다기보다는 인터넷으로 서핑하는 걸 경시하고, 책도 찾고 논문도 찾고 탐문도 해야된다고 생각해서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서핑만 해도 배우는 것들이 많이 있었고. 뉴스레터를 써버릇하니까 글감을 정하는 것까지가 어려웠지 글감만 정하면 금방 써 내려가게 되었던 것 같아요.


: 맞아요. 레터를 쓰면 생각보다 많이 남게 되고, 오히려 레터 쓰고 난 다음에 관련 뉴스가 더 눈에 잘 들어오는 것도 좋아요. 말씀하신 것 외에 저는 우리끼리 모여서 생기는 시너지도 좋아요.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이슈에 대해 가볍게 이야기해도 재미있기도 하고요.


구독자들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난 것도 좋았어요. 북저널리즘 오프라인 행사 했을 때, 그분들도 우릴 처음 보셨지만 우리도 그분들을 처음 만난 거니까 좋더라고요. 신청하신 분들이 거의 다 오셨고, 질문도 실제로 열심히 해주셔서 이분들을 위해 쓰고 있는 거구나 싶더라고요.

😳 피드백에 일희일비하는 마음

: 오프라인 행사에서 피드백 많이 써주십사 이야기했을 때 이후로 피드백 많이 들어왔을 때 그래서 기분이 좋았어요. 피드백이 없으면 구독자는 정말 숫자에 불과하기도 하잖아요. 인스타그램이나 이런 데는 좋아요 뒤의 사람들까지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구독자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으니까요.


: 저는 그게 뉴스레터라는 매체의 한계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구독자의 입맛을 맞춰보려고 해도 구독자의 피드백이 없이는 정보가 없어서 맞출 수 없는 거니까.


: 저도 피드백을 많이 신경 쓰긴 했던 것 같아요. 무턱대고 비난한다거나 맥락이나 의도를 완전히 오해한 경우의 피드백은 그러려니 하다가도 제가 미처 보지 못한 시각으로 글의 맹점을 찌른다거나 인지하곤 있었지만 귀찮아서 더하지 않았던 디테일들을 지적받았을 때 ‘내가 더 기민하게 보지 못했군’ 하고 자책을 하게 되더라고요.  또 오타라든가 사실관계 확인이 미흡했을 때도 너무 부끄러워요. 사실관계를 틀렸을 때, 레터는 발행해버리면 수정을 할 수 없고 실수한 거라고 해명할 수도 없잖아요. (일동 공감)


: 피드백을 모은 레터를 한 번씩 보내면 좋을 텐데. 피드백은 구독자 느는 거에 비해서는 많이 안 늘고 있는데, 그게 구독자분들의 피드백에 대한 피드백을 보내지 않아서라고 생각하거든요. 에디터 한 턴 돌았을 때 피드백을 모아서 보내는 식으로 해봐도 좋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조금 더 피드백이 늘지 않을까.


: 가끔은 피드백 중에 사람이 뒤에 있다는 생각을 안 하고 보내는 것도 많잖아요. 혹은 ‘너무 의견이 치우쳐서 별로였다'는 피드백도 있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기자가 아니고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도 그런 쪽이 아닌데 기대받는 것의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좀더 에디터가 전면에 나설 수 있는 레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 기획레터도 그런 점에서 좋다고 생각했어요.


같은 결로, 뉴스레터가 아무래도 일방적이다보니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1만 명 모으는 거랑 뉴스레터에서 1만 명 모으는 건 무게가 다른 느낌이거든요.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 누르는 것보다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게 더 힘든 일일 것 같다고 생각해요. 힘든 일을 한 사람을 만 명 모은 게 더 큰 일이니까 이게 너무 아깝고, 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계속 있어요.


: Zoe님이 해주실 거잖아요 내년 초에 ☺️


: 😅 혹시 오프라인 밋업 외에 내년에 더 하고 싶은 게 있어요?


: 요즘엔 좀 지쳐 있어서 별생각이 없긴 했는데, 그래도 생각해 본다면 오늘처럼 에디터가 모여서 이야기하고 이런 내용을 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우리끼리 낼 수 있는 시너지가 특별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 이야기도 아주 재미있었고요.


: 다시 어거스트로 돌아간다면, 사회에 잘 다루지 않는 이슈를 들여다보고 싶어요. 시류가 지나면 휘발될 뉴스 말고도 영원한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든지, 다양한 직업이나 생각지 못했던 삶을 살던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해 보고 레터로 써보고 싶어요.


: 저는 뉴스레터라는 매체를 넘어서서 ‘독립 미디어'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지금이 그 과정 안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요. 곧 휴직하게 되면 오프라인 이벤트도 열어보고 좀 더 일을 벌려볼게요?


: 마지막으로 뿌듯해서 내보이고 싶은 레터 하나씩 소개하고 마무리할까요?


: 좋아요. 저는 위에서 얘기했던 레터 외에는 ‘'조용한 사직'을 선택하고 싶습니다’를 이야기할게요. 회사 일에 치여서 번아웃이 심한 상태였는데, 레터를 쓰면서 스스로 번아웃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한 기분이어서 스스로 치유된 느낌이었어요. 이 연결성이 재미있다는 피드백이 들어왔을 때도 뿌듯했고요.


: 지금은 엄청 잘됐지만 ‘잘될 거예요 분명, 피식대학’ 레터가 기억에 남네요. '개그콘서트 폐지 후 개그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를 주제로 다루면서 구독자가 39.9만 명이었던 2020년 12월에 이 채널은 잘 될 거라고 썼었거든요. ‘피식대학’이 잘될 것 같은 이유로 레트로, 시트콤, 하이퍼 리얼리즘을 꼽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정제된 다른 용어로 표현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스케치 코미디’라는 말로 불리더라고요. 지금은 스케치 코미디 채널이 많아졌죠. 요즘 ‘피식대학’은 스케일도 커지고 거의 기업 수준이던걸요?


: ‘당신이 모르는 우울증 이야기’ 레터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미약한 우울이 있었던 때, 우울증이라는 정신 질환에 대해 새로운 세계를 보여준 책들을 소개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인상 깊게 읽은 책들을 묶어서 소개해 보고 싶어요.

모여서 대화를 나누고 레터로 정리하면서 생각한 것은, 여기까지 어거스트를 이끌어 온 것이 다른 무엇도 아닌 꾸준함이라는 것이었어요. ‘구독자를 어떻게 모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여러 채널로 여러 번 받아왔는데, 그것은 아마도 구독자 1명이던 시절부터 꾸준히 주 1-2회를 발행해 온 에디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초기에는 SNS로 지인을 불러모으더라도 결국엔 계속해서 괜찮은 퀄리티로 쌓아온 것이 지금의 어거스트를 만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에디터들에게 궁금한 게 있으신가요? 8월 20일 일요일까지 어거스트에게 어떤 것이든 물어봐 주세요. 마지막 기획레터에서 답변을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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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찬비>의 코멘트

멀티태스킹을 하면 효율이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음악 들으면서 일하는 것도 멀티태스킹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저는 미루던 이 영상을 주말에 보고서 음악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는데요, 온전히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좋은 충전의 방법이기도 하더라고요. 조만간 이 베스트셀러를 온전히 집중해서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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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Zoe • 한새벽 • 구현모 • 후니 • 찬비 •식스틴 • 나나 • 오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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