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고양이는 길고양이 인식개선과 공존을 목표로 문화예술을 통한 길고양이 인식개선 교육, 스토리텔링 콘텐츠 개발, 길고양이 관리용품과 길고양이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난곡로26길 62에 ‘그리고가게’라는 작은 상점을 얻어서 문화예술 수업을 준비 중입니다. 길고양이로 인연을 맺은 문화예술 강사 김진영 선생님과 함께 주민들과 대면하며 예술이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알리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박용희대표님께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15년 6월 어느 새벽, 웹툰 스토리 작업을 하며 밤 새며 일하다가 아기고양이를 데리고 온 엄마 고양이가 우는 소리를 듣고 북어포를 물에 헹궈서 준 것을 시작으로 7년째 길고양이들 밥을 주고 있습니다. 길고양이의 삶과 고양이의 습성을 잘 몰라서 책을 사서 읽고, 인터넷을 뒤지며 고양이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알아본 길고양이의 삶은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세상 어디에나 마을이 있고, 어느 마을에나 길고양이가 있습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친근하게 생각하지만 고양이는 우리 땅에서 흔하게 본지 50년이 안 된 동물입니다. 이집트, 터키, 인도 등 따뜻한 나라가 기원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바다를 건너올 수 없으니 사람이 옮겨와서 이 땅에 살게 된 것이겠지요. 사람이 키우고 정들이다 사람이 버려서 길에서 살게 되는 고양이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 고양이들이 집도 없고 먹을 것도 없는 길에서 사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호의를 가진 사람보다 악의를 가진 사람이 많은 환경에서 30년이라는 수명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태어나서 1년도 못살고 죽는 고양이가 많습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궁핍하게 살아가는 길고양이와 제 삶이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길고양이를 소외된 이웃으로 생각하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가진 게 없고 힘이 없다보니 가난과 폭력에 노출된 삶을 살아가는 길고양이의 삶이 개선된다면 같은 곳에 살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의 삶도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사람도 동물도 건강하고 행복한 마을을 꿈꾸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시 안 반려동물, 길고양이, 만나는 주민과 동네가 궁금합니다. 저는 난향동에 살고 있습니다. 난향동에서도 ‘국회단지’라고 불리는 산동네예요. 주택지로 개발되어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이 50년이 채 안되었대요. 3층 이하의 벽돌건물이 많은 곳이고 3대를 이어서 함께 사는 가족도 많다고 합니다. 목골산 둘레길이라서 매일 주민들이 산책하며 마주치면 인사하고 안부를 묻는 소박하고 따뜻한 마을입니다. 활동하시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일 소개해주세요. 좋은 일도 많았고 힘든 일도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좋은 일이 주로 기억나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 아는 사람이라고는 같이 이사 온 후배들뿐이던 난향동이 이제는 누구나 마주치면 인사하는 곳이 되었고, 좀 더 넓게 난곡까지 걸어가면서 인사하는 분이 많아진 것이 참 신기하고 마음 따뜻한 일입니다. 2021공동체모임활성화지원사업으로 ‘꽃할매교실’을 운영했습니다. 난향동 할매들을 모시고 미술 수업을 하는 사업입니다. 참여한 할머니들이 너무 즐거워하고 계속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하셔서 사업이 끝난 후에도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두 분의 할머님이 그림 모임을 만들어서 화요일마다 그림을 그리러 마을 사랑방으로 나오십니다. 여러 일이 있어서 바쁘고 힘든 시기이지만 너무 즐거워하셔서 재료를 준비하고 강사를 초빙하거나 제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겪은 안타까운 기억은 평소에 길고양이를 안쓰럽게 여기고 다정하게 대하던 이웃이 폭언을 퍼부었던 사건입니다. 오랜만에 마주쳐서 반갑게 인사를 했더니 “고양이 밥 좀 주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며 인상을 쓰시더라고요. 전에 불편함을 호소한 적이 없고 오히려 길고양이들에게 관심갖고 안부를 묻던 분이라 당황하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최근에 차를 새로 샀더라고요. 하필 그분이 주차하는 곳에 전깃줄이 지나가고, 길고양이 밥을 먹은 새들이 올라가 앉아서 똥을 싸는 것이 거슬린 것입니다. 아끼는 새 차가 새 똥으로 상할까봐 오랜만에 얼굴을 본 저에게 연이어 폭언을 퍼붓고 가시더라고요. 다른 지역 활동가들에게 말하니 비슷한 일이 많았습니다. 새로 차를 사는 분들을 위해 차량 커버를 제공하는 기획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박용희 대표님께서 생각하는 공익활동이란? 공익활동은 말 그대로 사회전체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 공익활동가로서의 인터뷰를 한다는 말을 듣고 제가 하는 일이 과연 공익활동가의 일인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 불편한 것, 제가 느끼기에 아프고 힘든 것을 해결하기 위해 알아보고 움직이고 있는데 공익활동이라고 말해도 되는 것일까 하고요. 저는 어떤지 몰라도 난곡에는 많은 분들이 공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있습니다. 환경과 이웃을 생각하며 에너지자립과 재활용을 실천하는 모임, ‘에너지반딧불’의 김숙희님, 난곡 상권과 주민들의 소통을 고민하는 난곡생활상권의 이현희님 같은 분들을 보며 감탄하며 영감을 얻고 있습니다. 길고양이 또는 도시 생물체와 함께 하는 공익활동에 대해 특별히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관악산 근처에 살다 보니 원래 동물과 식물들의 삶을 인간이 파괴하고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많은 나무와 풀, 꽃이 자라고 수많은 새들이 지저귀며 날아다니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벌레들이 우는 소리도 들립니다. 원시림을 파괴하고 주택가를 짓고 살아가는 우리를 동물이나 식물들이 해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환경을 누리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사람은 동물을 키우다가 버려서 길고양이로 만들고, 산에 버려서 들개로 만들고 있습니다. 지켜야 하는 야생화나 식물을 산에서 캐와서 내 화단에 심고 자랑합니다. 도시화 된 지역의 생물체는 사람에 의해 그 삶이 결정되고 바뀌는 것입니다. 다른 생명체를 대하는 태도가 힘없는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아프면 상대도 아프다는 것을 생각하며 살아가면 다른 사람만 보호받는 것이 아니라 나도 다른 사람에게 보호받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뿌리재단에 대한 활동가로서, 또는 개인적으로 거는 기대가 있을까요? 활동가는 자원봉사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계기든 나 외의 다른 사람이나 삶에 관심과 호의를 가지고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 생각과 활동이 많아지면 혼자 고립되어 고통받는 이웃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합니다. 모든 생명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웃을 향해 내미는 따뜻한 마음을 담은 손을 내가 나를 돌보지 못할 때 나에게 다가오는 이웃의 손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마을과 고양이 또는 길고양이가 궁금하면 어디로 연락하면 될까요? 주소 : 서울시 관악구 난향9길 55 101호 전화번호 : 010-9717-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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