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몰락감> 뉴스레터 9호  
"죽은 그림자를 위한 티파티"
또 만나네! 나 제이야!
그동안 잘 지냈지?

나는 방금 현재랑 윤비랑 우리만의 놀이인
'죽은 그림자를 위한 티파티'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야.

아, 그게 뭐냐고?

누구나 마음 속에 숨기고 있는 어두운 비밀 하나쯤은 있잖아.
우린 그걸 우리의 "그림자"라고 부르고 있어.
자꾸만 우리를 유령처럼 따라붙는 검은 그림자를
차 한잔 마시면서 서로에게 고백하고 그 그림자를 죽이는 거지.

하나씩 토해내고, 죽여가다보면
우리에게도 한줄기 빛 같은 희망이 생길 거라고 믿고 있어.

그래서 이름이 "죽은 그림자를 위한 티파티".
내가 직접 지은 이름이야! 멋지지?
'죽은 그림자를 위한 티파티' 규칙

- 이유는 묻지 않기로 한다
- 다른 곳에 가서 발설 하지 않는다
-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다려준다.
- 본인 스스로에게 솔직해 진다.
아직 몇 번 안해봐서…
친구들에게 그림자를 보여준다는게 쉽지만은 않아.
오늘도 얘기하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더라고.
그래서 너한테만 먼저 얘기해보려고 해!
그럼 다음 번엔 조금 더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
나한테는 2살 많은 언니가 있는데…
사실 나는 언니를 많이 미워하고 있어.

우리 집은 모태 신앙 기독교 집안인데,
엄마 아빠도 엄청 엄격하고 강압적이야.
나는 태어날 때부터 좀 활발하고 시끄러운 편이었는데,
그에 비해 우리 언니는 똑부러지는 모범생이거든.

그래서 항상 언니가 부모님의 사랑을 독차지했었어.

그런데 웃긴 건 부모님 앞에서나 천사 같은 딸이지
맨날 뒤에서는 나를 막 대하고 괴롭혔어.
스트레스를 푸는 건지, 내가 만만한 건지…

그치만 이런 얘기를 해도 엄마 아빠는 절대 안 믿어주고
오히려 언니 편만 들었어.
한번은 내가 참다참다 언니한테 똑같이 되갚아줬는데
부모님은 나만 혼내시고… 아빠는 심지어 나를 때렸어.

그 날부터 나는 깨달았지.

나라도 내 편이 되어야 해.
나는 내가 지켜야 해.
그때부터 나는 아무도 나를 건들지 못하게
받은 건 그대로 되갚아줬고,
나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으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았어.

일부러 내 겉모습도 불량하고 꾸미기 시작했고
교회도 땡땡이 치고, 나만의 아지트를 만들려고
이리저리 숨겨진 공간을 찾아 헤매고 다녔어.

그러다 명왕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이미 첫인상이 별로였던 나를 보고 모두가 수근거렸어.

마음대로 나를 지들만의 잣대로 평가하는 모두에게 화가 났어.
왜 내가 나일 수 있게 내버려두지 않는 거야?

그러다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준 친구가
딱 한 명.
2학년 올라가기 직전.
기적처럼 나타났어.
나는 그 친구 덕분에 정말 너무 행복했어.
하지만 그 행복은 얼마 못 가 산산조각이 나버렸어.

나랑 같이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몇몇 애들은 일부러
그 애에 대해서 입에 담지도 못할 소문을 내기 시작했고,
따돌리고 괴롭히고… 한 사람을 그렇게 짓밟았어.

난 참지 않았어.

그렇게 떠들어댄 무리를 찾아가서 나는 제대로 패줬어.
두 번 다시 입도 뻥끗 못하게 아주 제대로 말이야.

왜 그랬냐는 어른들 말은 모두 무시했어.
내 입으로 그 더러운 내용들을 또 내뱉을 순 없었어.
그냥 다 내가 안고 떨어져나가자.

그렇게 나는 세화중학교로 강제 전학을 가게 되었고,
조용히 눈에 띄지 않게 지내려는 다짐이 무색하게
너무도 소중한 친구 현재와 윤비를 만나게 되었어.

언젠가 티파티를 하면서 이런 그림자를 보이게 되어도…
현재랑 윤비는 나를 이해해줄까? 내 편에 서줄까?
Avril Lavigne(에이브릴 라빈) - My World

오늘 들려주고 싶은 노래는 내 최애 가수 에이브린 라빈 언니의 'My World'야.
나의 세계를 이 언니도 이해할 것만 같거든.

Can't help it if I space in a daze
My eyes tune out the other way
I may switch off and go in a daydream
In this head my thoughts are deep
Sometimes I can't even speak
Would someone be and not pretend I'm off again in my world
아, 저번에 임요한이 편지 썼었다매?
진짜 웃기는 놈이야;
걔가 하는 말은 웬만하면 개구라니까 믿지도 말고
그냥 한 귀로 흘려버려~

맨날 센 척, 힙한 척 하는데 솔직히 1도 그렇지 않아.
적어도 나처럼 악세사리 정도는 좀 해줘야 멋지지 않냐!
이번에 세화로 오면 나처럼 써지컬, 은
이런 악세사리 포인트 하나 주고 와!
나랑 드레스 코드 맞춘 거다?

내 그림자를 먼저 봐줘서 고마워.
현재랑 윤비도 너처럼 날 이해해주면 좋겠다.

2024년 10월 10일
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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