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실리콘밸리는 격동의 한주였습니다. 쫓겨나고 미안하고, 사랑하고, MS로 가는가 싶더니 아직 모른다고 하고...
[특보]오픈AI, 올트먼의 퇴출
[특보]오픈AI, 올트먼 귀환설
전 세계 IT업계 뿐 아니라 그냥 전 세계 사람들이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귀를 기울였어요. 실리콘밸리가 존재 가치를 뿜어낸 일주일이었습니다.
잠시 복잡한 싸움은 접어두고 실리콘밸리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애플,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스페이스X… ‘혁신’을 추구하고 세계 IT, 자동차, 우주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의 다수가 실리콘밸리(실밸)에서 만들어지고 성장했어요.
실밸은 ‘혁신의 중심’, ‘스타트업의 성지’, ‘모험의 성지’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딱 부러지게 말하긴 어려울 수 있지만 어떤 ‘느낌’인지는 다들 아시는, 그런 ‘느낌’적 ‘느낌’을 가진 도시입니다. 어떤 ‘느낌’인지, ‘느낌’이 오시죠?
이번 레터에서는 실밸의 기업문화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해요. 실밸 기업을 경험해보지도 못했으면서 어떻게 그들의 기업문화에 대해 왈가왈부하냐고요?
네 맞습니다. 그래서, 모셨습니다. 국내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 뒤,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업인 애플과 테슬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박규하 작가를 만났어요.
‘작가’라는 호칭을 붙인 이유는 최근 테슬라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책을 출간했기 때문이에요.
짧게 인사하고 차 한잔하려고 했는데, 정신 차려 보니 1시간 30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실밸의 이야기는 재미있었어요. 인터뷰 이후 정말 많은 생각,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박규하 작가님의 인터뷰를 토대로 실밸 기업과 한국의 기업 문화를 비교해 보려고 합니다. 시작하기 전! 미라클레터는 실리콘밸리의 문화에 대해 여러 차례 다뤘는데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 도착해 느낀 것 세 가지
👉애플은 왜 애플일까(실밸 기업가 정신)
👉실리콘밸리의 핫 트렌드편
👉실리콘밸리에 있는 워런 버핏의 후예들
👉지금 실리콘밸리는 메타버스를 이렇게 준비한다
👉전쟁 실리콘밸리, 그리고 개인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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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밸을 바라보는 시선
- 실밸 문화에 대한 비판
- 실밸 경험담(애플+테슬라)
- 한국 C레벨에게, 직원들에게
- 한 줄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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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실리콘밸리'의 포스터입니다. 실밸에서 창업을 한 프로그래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재미있는 짤 하나 아래 공유합니다. <사진=HB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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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중 한 명이 여성이 쓴 코드를 보고 반합니다. 그런데 실은 (남자) 친구가 쓴 코드였어요. <사진출처=꿀팁블로그>
실리콘밸리를 바라보는 시선
앞서 말씀드렸듯이 실밸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혁신, 스타트업, IT 등인데요, 언론을 비롯해 실밸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과연 실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사람들, 실패 따위야…
먼저 호기심입니다. 실밸의 사람들은 호기심이 많고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해요(물론 전체적인 이미지를 이야기한 겁니다. 개인 마다 다를 수 있겠죠!).
또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금(Gold)’으로 간주한다고 합니다(관련 글). 이를 기반으로 세상을 지금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강한 목적의식, 명확한 비전을 가진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는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하루하루가 이어집니다. 이말은 즉, 주당 70시간, 그 이상 일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같아요😐.
2016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실밸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을 인터뷰한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기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해내려는 결단력과 실패에 냉정한 조직 문화입니다. 실패에 냉정하다는 말은 “실패하면 끝”이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실패는 했지만 도전을 했고, 실패를 통해서 배운 것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아요.
끈기 있는 리더와 이들의 포용력
실밸의 리더들은 결단력을 가지고 있고, 뚜렷한 비전과 끈기를 보였다고 합니다. 뭐, 그렇게 성공하려면 당연한 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한 리더들은 또 다른 인재들을 끌어들여 조직을 구축하는 일에도 능숙했다고 해요.
스티브 잡스가 워즈니악을, 젠슨 황이 커티스 프리엠 등과 함께 애플과 엔비디아를 설립한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네요.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머스크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중요한 것이 ‘협업’입니다. 실밸 기업들은 ‘대단한’ 창업자 혼자서 모든 것을 이뤄낸 것이 아니에요.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직원들에게 긴 목줄을 제공했다.” 즉 직원들이 자기 능력을 마음껏 표출하고 개발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의미에요. 직원들이 자기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회사, 성장을 안할수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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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어드가 실리콘밸리의 기업문화를 비판한 기사의 그림이에요. 일과, 삶의 구분이... 없네요 <그림=NICK D BURTON>
실리콘밸리 문화에 대한 비판
물론 실밸에 대한 ‘찬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와이어드는 2020년 2월 ‘실밸이 망친 기업 문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는데요(기사).
자유로운 복장, 무료 식사, 원격 근무,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이 모든 것들이 실밸 기업의 주도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고 있습니다. 여기서 일과 삶의 장벽이 무너져 버리는 게 문제라는 거죠. “일과 삶 사이의 경계가 숭숭 뚫리면서 항상 일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는 거에요. 일과 삶의 ‘통합’을 가져왔다는 게 논지입니다.
무제한 휴가를 주는 기업을 조사했더니 오히려 휴가를 더 쓰지 못했고, 무료 저녁 식사 제공은 직원들을 회사에 더 오래 머물게 했습니다. 성장, 이윤에 집착하고 일부 직원에게는 스톡옵션을 제공하지만, 그렇지 않은 직원들도 많죠. “평생에 걸친 노동 가치를 벤처 펀드의 타임라인 안에 압축시키려고 한 결과”라는 평가도 있어요.
일과 삶의 통합... 괴롭힘과 성차별
머스크의 말입니다. “주당 40시간 일해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해요.” 실밸의 강도 높은 업무가 주는 부작용도 분명합니다. 와이어드에는 실밸의 한 업체(1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받은)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요, CEO는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면서 욕설했고 휴가 내내 일하라고 했다고 해요. 괴롭힘 문화도 있었고요. 이를 본 또 다른 실밸의 한 기업 CEO는 “사실상, (실밸)기업의 99%가 이럴 것”이라고 했다고 하네요.
2017년에는 실밸에서 발생하는 여성 엔지니어에 대한 괴롭힘 문화(기사)가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어요. 스페이스X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해요(기사). 소수의 백인 남성이 지배한다는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고요. 여성 창업가가 투자받는 돈은 벤처 캐피털 자금의 2%에 불과했고, 흑인 창업가는 단 1%의 자금만을 투자받았다고 합니다(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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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안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람은 일론 머스크뿐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는 사진을 찍기 어렵다고 해요. 그래도, 설정샷 하나를 보내주셨어요. 너무 설정티가 나네요 작가님... <사진제공=박규하>
실리콘밸리 기업(애플+테슬라) 경험담 풉니다
실밸 문화에 대한 장단점을 살펴봤어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박규하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합니다. 최근 실밸에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나는 테슬라에서 인생 주행법을 배웠다’라는 책을 출간했어요(교보문고).
작가님과의 대화를 어떻게 글로 표현하는 게 좋을까 고민했는데, 있는 그대로 쓰는 게 좋을 듯 해 문답 형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원 기자) :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박 작가) : 박규하라고 합니다.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에서 근무했어요. 전기차가 미래가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요.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고, 넓은 세계를 경험해 보고 싶어 예일대 MBA에 진학했습니다. 1학년 때 인턴십 과정을 통해 테슬라에서 근무했어요. MBA를 마치고 애플에 입사했고, 테슬라를 잊지 못해 2019년, 정식으로 입사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고 싶어요. 테슬라의 기업문화, 어떻습니까.
👩🚀글쎄요. 먼저 떠오르는 것. 한국은 출퇴근 시간을 지키는 게 명확해요. 태그 찍으면 출근 시작, 찍고 나가면 퇴근이죠. 테슬라와 애플은 그렇지 않았어요.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자기에게 주어진 업무가 명확합니다. 개개인이 프로젝트의 ‘오너’가 되고요. 톱니바퀴의 한 부품이라기보다는 프로젝트의 CEO가 돼요.
😢추상적인 말씀이네요. 그럼 먼저, 테슬라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2019년이었어요. 테슬라가 상하이에 진출하려 할 때였는데, 당시만 해도 “테슬라는 곧 망한다”라는 말이 많았어요. “테슬라에 있던 사람들은 애플로 이직하는데, 넌 왜 애플에서 테슬라로 가느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죠. 하지만 ‘열정’을 따라 애플을 그만두고 테슬라를 선택했어요. 인턴이 아니라 정직원으로요.
😢그래서 테슬라에서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성격이 급하시네요. 상하이 공장에 갔어요. 공장이 셋업을 하려면 배터리를 포함해 다양한 부품이 필요하겠죠. 공장의 상황, 협력사의 상황을 고려해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이 실제 공급이 되게끔 콘트롤 하는 일이었어요. 한국으로 치면, ‘구매업무’ 정도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제가 CEO라는 생각을 가지고 총괄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다행히 상하이 공장이 성공적으로 셋업 되면서 이후 네바다 기가팩토리의 배터리 프로젝트까지 관리하는 서플라이체인 그룹장으로 업무 영역이 넓어졌어요.
😢근무 시간은 빡셌나요.
👩🚀내 일을 소화하기 위해서 한 시간 일할 수도 있고 10시간 일할 수도 있어요. 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한국 방식으로 생각하면 ‘빡쎄다’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적은 시간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는 코로나19 이후에 재택근무가 활성화됐잖아요? 실밸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 전부터 필요한 경우 재택근무가 가능했습니다. 결과를 중시하는 실리주의문화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 기업에서도 근무를 하셨으니 실밸 기업과 차이를 느끼셨을 것 같은데…
👩🚀하나 떠오르네요. 임원들의 마음가짐이랄까요. 달라요. 물론 한국 기업 임원들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 알아주세요. 실밸의 기업 임원들은 실제 업무를 다 할 줄 압니다. 소프트웨어 회사의 예를 들면 임원들은 자기들이 코딩을 직접 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경우 임원의 역할은 의사결정이 주된 일이죠. 또한 실밸에서는 임원의 견해보단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저요. 일과 개인이 확실히 구분돼요(업무와 관련한 판단을 내릴 때).
😢구체적인 예좀...
👩🚀흠. 화상회의 하던 중에 테슬라 사무실의 마이크가 작동을 안 했어요. 한국 같으면 직원들이 달려와 뭐가 문제인지 확인하느라 분주했겠죠. 테슬라 임원이 그 자리에서 마이크를 분해하더니 고치기 시작했어요. 직원들도 당연스럽게 보고 있었고요. 제가 듣기로 한국의 임원들은 “임시 직원”이라해서 '1년, 1년 버티자'라는 마인드도 있다고 하는데, 실밸은 그렇지 않았어요. 임원이 되면 회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더 확고해 지는 것 같았죠. 난 이 회사와 길게 간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직원들의 마인드도 한국과 차이가 있을까요.
👩🚀직원들 역시 ‘주인’이라는 마인드가 있어요. 이를 위해 회사는 인센티브 제도를 확실히 가지고 있고요. 주식을 주는 게 가장 보편적이죠. 성과를 내면, 회사의 가치가 오르고, 주식도 오르면서 보상이 확대되는 거죠. 한국에서는 새로운 일을 하게 되면 “아 지금도 바쁜데 이걸 왜 해요”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애플, 테슬라는 그렇지 않았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면 직원들이 알아서 추진해요. 주인의식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게, 기업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더라고요.
😢직원들이 그렇게 움직이는 이유가 대체…
👩🚀말씀드렸잖아요. 인센티브!
😢한국도 인센티브 주거든요. 삼성도 그렇고 현대차도 그렇고. 그것과 다른가요.
👩🚀한국과 실밸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실밸에서는 어떤 기업을 다녔는지가 중요하지 않아요. 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성과를 얼마나 냈는지를 따져요. 앞서 말씀드린 인센티브! 가령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같은 인센티브를 준다면 열심히 하는 사람만 억울하죠. 실밸은 확실합니다. 결과가 좋으면 많이 줘요. 아니면 뭐...
😢잘하면 많이 준다, 좋은 말인데 뒤집어서 말하면 '못하면 자른다'와 연결되거든요. 실밸은 해고도 많다는데... 지난해부터 테크 기업들의 해고가 이어졌고요. 불안감은 없나요.
👩🚀정말 신기한게요, 말씀하신 것처럼 해고가 자유로워요. 결과적으로 회사가 잘 되는 게 개인이 잘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 말은, 내 능력을 쏟아 부어도 잘되지 않았다면 기꺼이 나갈 준비도 되어 있는 것 같았어요. 그게 회사를 위하는 길이니까요. 또한 나를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잘 이해가 안 가요. 해고를 당연하 생각하다니요…
👩🚀내가 이 회사에서 하는 일이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다른 기업을 찾아요. 일자리도 충분히 있는 것 같아요. 한국과는 상황이 다르죠. 문화도 다르고요. 한국은 ‘소속감’을 중시하죠. 내가 대기업 출신이다, 내가 삼성 출신이다, 이런 거요. 실밸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를 우선시 합니다.
😢유능한 인재가 한국의 대기업에서 10년 일했을 때, 실밸 기업에서 10년 일했을 때 느끼는 게 다르겠네요.
👩🚀그럴 거예요. 하나 더 떠오르네요. 한국은 ‘매몰 비용’을 따집니다. 많이 투자했으면 상황이 조금 바뀌어도 '못 먹어도 고!'죠. 애플 테슬라는 그렇지 않았어요. 많은 돈을 투자했다 하더라도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 생각하면 포기합니다. 테슬라에서 경험했어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 차세대 배터리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성능과 가격이 예전 제품보다 월등하게 나아지지 않았어요. 아무리 해도요. 결국 진행중이던 프로젝트를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아요. 실밸 기업 문화라는 게 그렇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혁신이 이어지고, 그 어느 기업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게 아닐까요.
※여기서 저(원 기자)는 한국의 기업문화가 떠올랐습니다. 윗선에 보고할 때, 우리는 "내가 혼나지 않게" 보고하는 문화에 젖어있지는 않은지 말이에요. 윗 사람이 듣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아닌지... 실밸은 그렇지 않다고 해요.
😢부럽네요. 한국의 기업 문화가 실밸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저도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책을 쓰게 된 계기이기도 하고요. 미국에서 보낸 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저는 한국인이거든요. 한국의 문화는 어쩌면 제조업과 맞닿아 있다고 봐요. 탑다운 방식, 헤쳐모여! 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문화. 제조업에 적합해요. 교육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남보다 조금 더 잘하면 됩니다. 즉, 기존 제품을 개선하고, 빨리 만들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최고죠. 하지만 아예 없는 걸 만드는 것은, 글쎄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니까요. 교육 시스템이 바뀌면 될까 모르겠어요.
😢말씀 듣다 보니. 이런 상황에서도 삼성이 애플과 경쟁하고, 현대차가 테슬라와 경쟁하는 상황이라는 게, 우리 기업들이 참 대견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네 맞아요. 패스트 폴로어로서 한국 기업의 저력이 분명히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도 이를 인정해요. 다만 문화를 지적하고 싶어요. 한국은 ‘What’을 이야기합니다. ‘Why’로 시작하는 질문을 하지 않아요. 애플과 테슬라는 ‘Why’라는 질문을 했기에 스마트폰, 전기차 시장을 열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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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지도에요. 잘 보이지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애플, 오라클, 테슬라, 인텔, 구글, 이베이, AMD, 메타... 이 세상 모든 기업이 모여 있는 것 같네요... <사진=실리콘맵>
한국의 C레벨에게, 직원들에게...
😢한국 기업의 C레벨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실 것 같은데...
👩🚀하하하. 앞서 말씀드린 내용과 같아요.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 되게 하는 것.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부속품이 아니라 엔진이 되게 하라는 거죠. 직원 스스로 방법을 찾고, 자신이 CEO가 되어 일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에 따른 명확한 인센티브!
😢그렇게 하다가 실패하면 어째요? 단칼에 해고인가요.
👩🚀아 이 얘기를 안 드렸네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앞서 언급한 배터리 개량에 실패했을 때, 담당 직원을 찾아갔죠. 한국 마인드로 위로하러 갔어요. “괜찮아? 열심히 했잖아 브라더!"라고 얘기하려고요. 직원의 답변은 이랬어요. "결과가 안 나오긴 했는데, 이 부분에서는 가능성 확인했어. 이걸 다음 배터리 개발에 적용해볼까 하는데 어때?" 실패를 통해서 배운 것을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하는 ‘성장형 마인드’를 봤어요.
😢책을 쓰신 이유가 문득 궁금하네요.
👩🚀한국 출산율이 낮아서 소멸할 수 있다는 얘기를 전 사장이(머스크) 트위터에 올린 것 보고 알았어요. 한국이 없어진다? 전 한국인인데, 그런 일이 일어난다? 끔찍하더라고요.
😢실밸의 혈관을 갖고 계신 줄 알았는데 뿌리까지 한국인이셨군요.
👩🚀하하하. 네. 제가 말하는 게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과 너무 다른 기업 문화를 경험했고, 여기서 제가 얻은 작은 인사이트라도 전달하고 싶었어요. 인구가 줄면 GDP가 결국 감소할텐데, 이를 막으려면 생산성이 올라야 하거든요. 적게나마 기여하고픈 마음에 실밸의 경험을 책으로 썼습니다.
😢실밸 기업에 취직하고픈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면.
👩🚀아메리칸 드림처럼 무작정 실밸에서 거주하며 문을 두드리는 것은 어려워요. 비자도 허락이 안 되겠지만요.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분야에 전문성이 있는지 등을 고민하셨으면 좋겠어요. 기업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란 것도 중요하고요. 원하는 분야가 있다면 학교에 진학해 기회를 엿보는 것도 좋고요.
😢당장 한국의 기업 문화가 바뀌지는 않을텐데... 10~15년 차가 되어 불러주는 곳도 없고, 하루하루 힘겹게 사는 중년 직장인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하하하. 같은 말씀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존버’가 아니라 뭘 해야 의미가 있을까, 고민해야만 기회가 있을 때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결국 열심히 살라는 거잖아요
👩🚀미라클레터를 읽는 구독자님들 모두 열심히 사시는 분 아닌가요! 의미를 찾자는 거죠. 의미가 있다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봐요.
😢저는요? 저는 어떻게 살면 좋을까요.
👩🚀... 제 책을 읽어보세요… 여기서...
😢작가님과 인터뷰를 레터에 쓰려는데... 제목을 "현대차가 테슬라를 이기는 법"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재미있지 않을까요?
👩🚀이거 보세요. 또 '왓(what)'이네요. 한국은 '~~하는 법' '~~세 가지 방법' '~~모든 것' 이런 것을 떠올려요. why를 떠올려보세요...
😢...킁... (와이 같은 소리를...😡)
※인터뷰에 응해주신 박 작가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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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테슬라, 중국 시장서 발전 지지"
미라클레터는 지난 금요일 오전, 누구보다 빠르게, 그리고 핵심을 짚어서! 미 중 정상회담 이후 빅테크의 움직임에 대해 알려드렸는데요(👉정상회담 직후, 빅테크가 뛰기 시작했다), 이후 시진핑 주석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고 하네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러한 발언이 테슬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올트먼이 MS에 가는가 싶더니, 다시 오픈AI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어요. 사티아 나델리 MS CEO도 이 점을 언급했습니다. 오픈AI 직원들은 오픈AI 이사회에 성명서를 전달했고요. 오픈AI 이사진과 협상을 시작했다는 뉴스가 22일 오전 떴습니다. 올트먼의 승리로 끝이 날까요? 라고 쓰고 예약 발송을 눌렀는데 22일 오후, 돌아간다고 합니다! 오픈AI, 이제 마음껏 돈벌고 연구하지 않을까요.
"메타, 플랫폼이 미치는 영향 보고서 제출해!"
미 상원의원이 메타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포함해 플랫폼과 관련된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 피해에 대한 경영진의 지식과 관련된 문서를 제공하라"라고 요청했어요. 11월 30일까지요. 미국 정부는 과거부터 꾸준히 메타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청소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어요. 관련 내용은 과거 레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나만 빼고 모두 행복한 SNS "나 괜찮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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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밸의 기업 문화가 '정답'은 아닐 겁니다. '대기업'을 선호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은 한국에 실밸의 기업문화를 당장 이식하는 일은 오히려 잘못된 선택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다만 확실한 것은 실밸에서는 여전히 혁신이 뿜어져 나오고 있고, 새로운 비즈니스가 쏟아지고 있으며, 이전에는 없던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거예요.
많은 기업이 실밸의 흐름을 파악하려 애쓰는 이유일 겁니다.
박규하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하면 실밸의 좋은 점만을 한국에 이식(?)할 수 있을까 고민 해봤습니다. 인센티브를 많이 주면 될까, 직원들에게 프로젝트를 맡기면 될까, 실패해도 인사고과를 잘 주면 될까.
정답은 못 찾겠어요. 찾았으면 제가 CEO죠. 다만 오늘도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과, 임원분들과, CEO, 오너 등 모두가 고민해 나간다면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요.
실밸의 시작은 '8인의 배신자'입니다(위키). 이들의 돌연변이 유전자는 생존(성공)에 유리했고, 결국 실밸 전반으로 퍼져 나가 생태계를 장악합니다. '자연선택'이 된 거에요.
지금 우리가 하는 고민이 돌연변이로 나타나 한국의 기업문화를 지금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저력이 있잖아요. 실밸과 전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삼성, 현대차, LG, SK 등 세계적 기업이 있어요. 토스, 오늘의 집처럼 스타트업의 성장세도 상당하고요. 저력 있는 중소 중견기업도 상당히 많습니다.
조금만 바뀌면, 세상을 잡아먹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목요일, 세상을 다 잡아먹을 듯한 마인드로 맛있는 점심을 드세요.
열심히 일할 마인드도, 혁신의 아이디어도, 포도당이 들어가야 뇌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며 발생합니다. 이번주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힘내세요!
함께 적어가겠습니다
원호섭 드림
※미라클레터는 다음주부터 다시 월, 수, 금 오전에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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