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몰락감> 뉴스레터 11호
"새롭게 세계를 시작하는 일"
안녕하세요.
오늘로 <세계몰락감> 공연이 막을 내립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세계몰락감> 속 세화시의 인물이 아닌
[윤슬] 로서 마지막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고자 해요.

사실 공연기간 뉴스레터를 보내드리겠다는 생각은 
어찌보면 무모한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극장에서의 할 일들과, 실제로 찾아와주시는 관객분들을 맞는 일.

생각보다 책상 앞에 앉아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잘 나지 않았거든요.

그럼에도 보내드린 뉴스레터를 통해 세계 속
청소년들과 친해졌다는 말씀들과
또 글을 쓸 때의 동력이 되었던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까지.
'무엇을 써야 하지'라고 끊임없이 몰락하면서도 
뉴스레터를 읽고 극장을 방문하는 관객분들을 상상해보며
해사한 마음으로 한 줄을 써내려갔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마무리되는 <세계몰락감>은
7월에 연습을 시작했으니 3개월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쳤지만
사실 극장에서 서로 만나기 위해 지나온 날들을 측정하기엔
너무도 많은 시간들이 쌓여있음을 이제서야 느끼는 것 같아요.

작년 12월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에서의 낭독공연.
작년 10월 예술지원 공모 신청서를 뜯어고치던 나날들.
작년 8월에 크리에이티브 윤슬과 <세계몰락감>이 처음 만났던 순간.

그리고 작가는 자신의 청소년기와
아이슬란드 웨스트피요르드(Westfjord)  레지던시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집필하였고,
또 작품의 제목은 동명의 밴드에서 영감을 받았으니
'세계몰락감' 밴드의 시간들 또한 작품의 일부이겠지요.
또한 지난 7월부터 함께 해 온 청소년 워크숍 친구들의 언어들까지.
이러한 시간들이 쌓여 세계몰락감은 오늘로 마무리되지만
다음에 또 만날 날을 기약하자는 확실하지 않은 인사를 마지막으로
윤슬과 관객분들은 다시 일상으로 흩어져
각자의 하루와 시간들을 잘 쌓아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마지막 플레이리스트 음악은
아이유의 가을 아침입니다.
이른 아침 작은 새들 노랫소리 들려오면
언제나 그랬듯 아쉽게 잠을 깬다
창문 하나 햇살 가득 눈부시게 비쳐오고
서늘한 냉기에 재채기할까 말까
눈 비비며 빼꼼히 창밖을 내다보니
삼삼오오 아이들은 재잘대며 학교 가고
산책 갔다 오시는 아버지의 양손에는
효과를 알 수 없는 약수가 하나 가득


이야기 속에서 계속해서 일상을 살아갈
현재, 제이, 윤비와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이 하루를 시작하며
오늘 같은 가을 냄새를 느끼길 바라며 골라보았어요.

그러면 다음에 또 만날 날을 기약하며
만나게 된다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자는 약속을 마지막으로.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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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 윤슬
Creative Yunse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