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DF다이어리 구독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

2020년 5월 8일 <SDF2020 주제 대공개! 지금 가장 중요한 시대 화두는? Ep.0> 첫걸음을 뗀 SDF의 뉴스레터 서비스, SDF 다이어리가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SDF다이어리는 감사의 인사로 시작해 보려합니다. 한 해 동안 많은 분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입소문을 내주신 덕분에 SDF다이어리는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2배 이상 구독자가 늘어났으며 매회 조금씩 더 늘고 있습니다!!! 같이 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저희 SDF의 또 다른 실험과 도전으로 시작된 ‘SDF뉴스레터’의 탄생비화부터 특징은 무엇인지 SDF다이어리를 보면 좋은 점은 무엇인지 모두 공개하려 합니다.


지난달 27일, SDF다이어리 필진 4명(SBS 미래팀 이정애 기자, 이종훈 기자, 류란 기자, 최예진 작가)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지난 1년간의 SDF뉴스레터에 대해 같이 들여다보고 나아갈 방향을 되짚어보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진행은 SDF오리지널 콘텐츠인 ‘감염병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시리즈의 사회를 맡고 있는 이종훈 기자가 맡았습니다.


이종훈 기자 : 지난 1년 동안의 다이어리 리스트를 쭉 뽑아봤습니다. 50여 편 되더라고요. 지난해 5월부터 SDF가 개최된 10월30일까지는 진짜 그 SDF의 주제를 가지고 독자들과 교감하고 공감하면서 이어간 노력들이 쫙 비춰지더라고요. 그런데 전 지난해 12월에 합류해서 처음 탄생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SDF다이어리’라는 이름의 비화도 궁금하고요. 

이정애 기자 : 저희가 뉴스레터에 대해 처음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 언제인가 회의록들을 좀 찾아봤더니 2019년 12월 17일이더라고요. 그때 바로 ‘뉴스레터’를 하자고 했던 것은 아니고요. SDF 콘텐츠가 내용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1년에 한번 포럼으로 밖에 알려지지 않다보니 좀 아깝다.”라는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과거 2004년부터 2011년까지는 포럼 끝나고 책 작업을 한 적도 있었는데요. 유튜브로 포럼 영상을 전부 공유하면서부터는 책 작업도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회의 때 예진 작가님께서 ‘뉴스레터’에 대해 꺼내셨던 기억이 납니다.

최예진 작가 : SDF가 ‘지식나눔 플랫폼’인데 1년에 한번 하는 프로젝트로만 인식이 되다보니까 어떻게 하면 꾸준히 계속 전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뉴스레터’라는 포맷이 그때 좀 인기를 얻기 시작하는 시기라 우리도 한번 해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지금이랑 좀 다른 것은 저는 사실 ‘월간’을 생각했었어요.

이종훈 기자 지금 같은 ‘주간’이 아니고 ‘월간’이요?

최예진 작가네, 우리는 원래 1년에 한번 집중적으로 포럼으로 다뤘던 것이니까 월간으로, 그때 ‘월간 윤종신’도 유행할 때였고, 잡지 형식으로 월간으로 하면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팀원들이 할 거면 주간으로 해야 한다고들 해서 결국 ‘주간’으로 하게 됐습니다.

▸ 2020년 5월 7일 시작된 SDF를 기획하는 SBS 미래팀의 뉴스레터 ‘SDF다이어리’

뉴스레터의 이름을 제가 ‘다이어리’라고 아이디어를 냈던 이유는 어쨌든 우리 팀은 포럼을 만든다는 목표가 있잖아요. 포럼 날 이제 다 같이 모여 얘기를 나누게 될 텐데, 준비과정에서 나누는 얘기 자체가 큰 틀에서는 다 주제의 일환이다 보니 ‘SDF포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의 기록’을 공유한다 면에서 “다이어리”라고 쓰면 어떨까 의견을 냈습니다.


이종훈 기자 : 매주 뉴스레터를 제작하면서 구독자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하고 반응을 보기도 하면서 함께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상당히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초반에 생각했던 것이랑 방향이라든지 좀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요?

최예진 작가 : 처음에는 제가 주로 작성했는데 일주일에 한번이 너무 자주 와 힘들었고요 ㅎㅎ

이정애 기자 : 사실 처음 저희 생각은 코로나만 아니었다면 매달 마지막 금요일에 ‘D살롱’이라는 미니 강연을 소규모로 진행하고 그 내용을 가지고 쓰려던 계획도 있었는데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그 안은 진행을 할 수 없게 되었고요. 또 초기에는 기업들이 의미 있게 도전하는 새로운 실험이나 시도들도 많이 다룰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그런 것들도 코로나로 재택하고 하는 상황에서는 쉽지 않았죠. 대신 이전과는 정말로 다른, 겪어본 적 없는 세상을 맞게 되다 보니 “어떻게 다르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본질적 물음을 찾는 데 더 집중하게 된 것 같아요.

류란 기자 : 저도 도입을 하게 된 계기는 오늘 처음 제대로 알게 됐네요.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그나마 연착륙 할 수 있었던 게 이정애 선배 아이디어로 SBS 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었던 곽승영 예능본부CP김수현 문화전문 기자 등을 인터뷰를 해보자 했던 게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종훈 기자그때 곽승영 CP 등은 이미 연사로 확정이 된 상태가 아니었나요?

이정애 기자 : 그때까지는 아니었어요. 그나마 류란 기자가 우리 팀에 오면서 우리가 그런 인터뷰를 시도해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인터뷰를 하고 나서 내용이 너무 좋다고 생각해 후에 연사로 섭외하게 된 상황이에요.

류란 기자기사를 썼던 기자 입장에서, 뉴스레터는 기사이면서 동시에 블로그 느낌으로 대화하듯 써야 하다 보니 좀 헷갈리더라고요. 사실 저희 뉴스레터에 대한 성격과 정체성을 본격적으로 고민한 것은 올해부터인 것 같아요. 제가 구독하고 있던 뉴스레터가 20개 정도 있었는데요, 지금은 2~30개를 추가로 보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뉴스레터 전체 지형 안에서 SDF 다이어리의 위치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이종훈 기자 : 필진이 4명으로 늘어나면서 고민할 수 있는 여유가 또 생기게 된 것도 같아요.

류란 기자네, 그때서야 ‘우리 콘텐츠가 긴 편이구나’, ‘대부분 뉴스 큐레이션을 하고 있구나’, 혹은 ‘기업이나 학교들은 홍보 효과를 노리고 뉴스레터를 만들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우리의 위치, 특징을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이정애 기자 : 류란 기자가 우리 팀에 오면서 또 좋았던 점은 우리끼리는 계속 얘기를 너무 많이 해서 당연하게 느껴지는 것들에 대해서, 류기자는 좀 전까지 다른 부서에 있었다보니 “선배 이거 갑자기 이렇게 얘기하니까 잘 모르겠어요.”, “왜 여기서 이거까지 다루는지 잘 모르겠어요.” 하는 식의 의문을 계속 제기해 줬어요. 예를 들면 ‘인류세’를 한다고 하면 갑자기 SDF에서 왜 인류세를 다뤄요? 어떻게 연결되나요? 이렇게 물어주다 보니 연결고리를 저희도 더 고려하게 됐던 것 같아요.

류란 기자제가 이 팀에 합류하기 전부터 보도본부의 동료이자 외부인으로서 ‘SDF2018’과 ‘SDF2019’를 열심히 봤는데요. 그 때 받았던 느낌은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 나오고, 논의의 깊이가 상당하다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 모든 장점에 위협될 정도로 포럼의 접근이 다소 갑작스럽다, 그러니까 이 모든 내용을 하루에 전달받고 이해하기에는 덩어리가 큰 거예요.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맥락을 몰라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책 있잖아요. SDF가 딱 그런 느낌이었어요. 뉴스레터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됐고, 올해 저희 포럼에 뉴스레터 구독자가 아닌 분들도 많이 참석할 것 같아요. 그럼에도 평소에 우리 뉴스레터를 관심 있게 지켜본 사람들에게 맥락을 만들어 포럼에 대해 미리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 다이어리의 가장 큰 역할이 될 것 같아요.

최예진 작가 : 어떤 ‘연결고리’ 같은 것을 만들어주는...


이종훈 기자 : 그래도 다이어리가 1년을 맞고 있는데요. 좀 성장을 했다라는 생각이 드시는지 궁금해요.

류란 기자 : 초기에는 작가님이 쓰셨고요, 지난해 제가 이 팀에 합류하면서 같이 작성했는데요. 올해부터 두 기자 선배까지 합류하면서 필진이 4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가장 좋은 건 고민을 공유하고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늘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뉴스레터를 위한 이미지를 고를 때 저작권의 이슈가 있었는데요, 저희 뉴스레터는 SBS 홈페이지나 방송이 아닌 이메일 기반 서비스잖아요. 그러다 보니 기사 작성 때와 마찬가지로 준칙을 적용해야 하는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지 헷갈리더라고요. 또, 우리 구독자들 가운데 학계에 계신 분들이 많다 보니 논문을 인용할 때에도 맥락을 정확히 알고 써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어요. 올해 들어 저작권 이슈는 법무팀과 논의하면서 대부분 정리했고, 뉴스레터에 인터뷰 포맷’을 고정하면서 전문가를 통해 뉴스레터 본문의 팩트들에 대한 크로스 체킹을 하고 있어요. 여러 모로 지난해보다 상황이 나아졌다고 느끼죠.

이종훈 기자전문가들을 인터뷰 하는 형식이 저는 상당히 매력이 있는 것 같고 읽는 사람으로부터 ‘전문적이고 깊이가 있다’고 느껴지는 상당히 좋은 포맷인 것 같아요.

최예진 작가 : 그런데 약간의 고민이, 최근에 받은 피드백을 보면 우리 뉴스레터가 다른 뉴스레터들보다 길이가 길다 보니,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되게 시간을 많이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사실은 끝까지 못 읽는 경우도 많다는 거예요. 그게 SDF의 본질적인 고민인데 ‘고퀄’을 지향하다 보니까 너무 진지함의 함정에 빠져드는 것을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가가 우리가 해결해 내야하는 숙제 가운데 하나 인 것 같아요. 좋았던 피드백은 지인이 구독을 하고 있는데 자기는 너무 바빠서 세상에 뭐가 중요한지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해도 알기가 어려운데 이렇게 깊이 있는 것을 보내주니까, “아... 요새 이런 게 화두구나 요새 이런 것을 좀 봐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계속 자기가 가지고 갈 수 있어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구독자들이 우리 것만 잘 봐도 세상에 크게 뒤처지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니, 진심이 전달되는 거 같아서 좋았어요.

류란 기자 : 저희 콘텐츠가 다소 길다는 것에 대한 고민에 공감하고요. 저희가 다루는 소재와 방식도 다른 뉴스레터랑 비교하면 여러 모로 차별화된 상태예요. 학회에서 다룰 법한 소재들도 많은데, 거기에 대중적인 방식의 접근과 설명이 들어가고, 이미지를 많이 쓴다는 것이 다르죠. 아카데믹한 것과 최신 트렌드들을 융합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차별화되는 것 같아요.


이정애 기자 : 실제로 교수님들 가운데 저희 뉴스레터 구독자들이 많기는 해요. 특히 저희가 직접 전문가들을 인터뷰하고 학문적인 관점보다는 실용 지식이랄까 사회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사안들과 접목을 시키다보니, 그런 면에서는 현실 지식을 다뤄서 정책이든 실제 삶이든 적용 가능한 화두나 질문들을 던진다는 면에서는 독특한 것 같고요. 제가 받았던 가장 고마운 피드백 가운데 하나는 뉴스나 다른 뉴스레터는 다 주류에서 하는 얘기들만 다루는데 SDF는 뭔가 챙겨야 하는데 놓치고 있다고 생각되는 그런 얘기들을 항상 다뤄준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미처 못 챙기는 얘기들까지 갖고 오는 느낌이 있어서 다르게 느껴져 좋다.”고 하신 분이 있었는데요. 되게 감사했어요.

이종훈 기자 : 저는 우리 뉴스레터가 지적인 비타민 역할 그런 정도의 위치에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셨지만 세상살이가 너무 바쁜데 일주일에 한 번씩 열었을 때 우리가 보내주는 레터가 좀 나름대로 생각해볼 지점도 던져주고, 화두도 던져주고...또 대략적으로는 알았지만 크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들을 읽어보면서 쫙 생각을 정리하는 느낌? 아...이런 맥락이 있는 거구나 그런 역할을 우리가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봐요.

류란 기자 : 시장에 뉴스레터들이 범람하고, 이메일은 하루만 확인하지 않아도 200통, 300통이 쌓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SDF다이어리가 브랜딩에 성공했는가에 대해서는 자문자답을 해봐야할 것 같아요. 이번 집담회를 앞두고 동료 기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아봤는데, “정말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오픈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어쩌면 그게 우리의 한계일 수도 있어요. 다른 뉴스레터들은 특히 클릭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이른바 ‘제목 장사’에 성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예진 작가 : 그런데 우리는 너무 정직하게 제목을 달고... 약간 각 잡고 보지 않으며 되게 소화하기가 벅차다고 해야 할까?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나랑 혹은 내 일에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이걸 딱 그냥 제목만 보고도 느껴져야 하는데 우리는 제목이 너무 부드럽고 좋게 말하는 ‘교양’은 있는데 당기지 않는 그런 느낌도 있긴 한 것 같아요. 이게 되게 중요한 지점 같아요. 우리가 우스개 소리로 ‘우리는 장사를 잘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하는데요. 제목으로라도 구독자들을 조금 더 끌어야 하는 그런 과제가 있긴 한 것 같아요.


이정애 기자 : 여러 가지 아직 개선해가야 할 점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뉴스레터는 참 잘 한 것 같아요. 작년에 시작할 때는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고, 적은 인원에 어려움도 분명 있기는 했는데요. 그래도 2년째를 들여다보니까 없을 때에 비해 확실히 또 하나의 플랫폼이 있는 것이다 보니 아무래도 1년에 한번, 복도에서 포스터만 접할 때보다는 매주 개개인들에게 반복적으로 노출이 되다 보니 확실히 더 친근하게 느끼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류란 기자 : 보도본부 내에서도 좀 생동감 있고, 뭔가를 계속 한다는 느낌을 주게 된 것 같아요. 저희가 다루는 화제들이 최신의 정보이다 보니 더 ‘젊은 느낌’을 주기 시작한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이종훈 기자 : 혹시 썼던 뉴스레터 가운데 가장 기억 남는 것은 어떤 것들인가요?

이정애 기자저는 개인적으로 김원영 변호사 인터뷰 한 내용 가운데 “덜컹거림을 감수하는 힘”이라는 말을 한 게 되게 기억에 많이 남고, 지난해 저희가 아트 프로젝트 “페르마타(멈춤)”에서도 다뤘지만 어떻게 하면 한발 천천히 그럼에도 다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가야만 한다면 뭘 어떻게 할 수 있을지 하는 시대적인 화두를 대중매체에서 꺼내기 시작했다는 면에서 저는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최예진 작가 : 저는 16번째 뉴스레터로 다룬 “그 거리를 지켜 줘!”라는 제목의 뉴스레터가 기억나는데요.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갈등 등을 다루면서 거리두기가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의 연구를 통해 저희가 전했었는데요. 지금 그것을 보니까 오히려 지금이 거리두기, 번아웃 관련 폭발 직전이라는 게, 약간 슬프다고 해야 되나? 다시 한 번 이 이슈를 다뤄볼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쓴 것 중에는 김주호 교수님의 AI관련 인터뷰가 개인적으로는 인상적이었는데요. 저는 평소에 기계랑 너무 안 친해서 AI시대 어떻게 살아가야 두려움이 컸는데 그 인터뷰를 정리하면서 되게 새롭게 정립된 것들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류란 기자 : 저는 코로나19 방역 인력들을 다룬 <영웅과 노동 사이>요. 당시 우리 사회가 코로나 방역 인력들을 영웅이라 칭하면서 실은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는데요. 현장의 목소리가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해 실제 경기 지역에서 확진자들의 동선을 쫓는 역학조사관들에게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읽다가 울컥할 정도로 사명감이 느껴지게 써주셨더라고요. 숙연해졌고, 감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정애 기자 : 저는 류란 기자가 한 것 가운데 메타버스부캐를 우리 관점으로 풀어낸 것도 너무 좋았고요. 개인적으로 피터 싱어 교수님, 너무 대단한 석학인데 너무 쉽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인터뷰를 위해 이분 책 ‘동물해방’을 읽고 1시간 넘게 이 분을 인터뷰하면서,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인데요, 그럼에도 실제로 가능하면 고기를 좀 줄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세포배양으로 만들어진 고기를 배송시켜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저를 제일 많이 변화시킨 콘텐츠라 좀 특별한 것 같아요.

이종훈 기자 : 저는 이정애 부장께서 하셨던 인터뷰들 있잖아요. 피터 싱어 교수라든지 웬디 우드 교수라든지 우리가 책으로만 접하는 사람들을 직접 우리 팀에서 인터뷰를 해서 뉴스레터로 소화한다는 것도 정말 다른 뉴스레터랑의 차별화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국내에 흔치가 않아요. 적극 활용해서 우리만의 그런 장점으로 세일즈 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에 선배한테는 한번 말씀 드렸는데 최재천 교수랑 제인 구달 박사 하고 화상통화 한 게 있는데 제인 구달 박사도 심지어 피터 싱어 교수의 동물해방을 읽고 자기가 고기를 안 먹기 시작했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 그때, 피터 싱어라는 사람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


류란 기자 : 최근에 저희가 뉴스레터를 SBS ‘취재파일’과 연계하기 시작한 것도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 (고철종 논설위원실장님이 뉴스레터의 내용이 좋으니) 같은 내용을 취재파일로 멀티 유즈해 보자고 제안을 주셔서 시작했는데요. SBS 보도본부 뉴미디어국의 ‘취재파일’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SDF를 모르던 사람들이 새로 유입되는 경로가 됐어요. 품은 들지만 효과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정애 기자 : 저희의 콘텐츠가 평소의 뉴스와는 좀 다른 부분이 있다 보니까 저희도 SBS뉴스 콘텐츠에 다양성의 면에서 일조하는 게 있고, 또 포털에까지 노출이 되다보니 확실히 더 많은 사람에게 확산된다는 면에서도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취재파일에서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아이템과 뉴스레터에서 더 많이 보는 아이템이 다른 것도 흥미로워서 분석을 좀 해보고 있습니다.

류란 기자 : 저희가 평소에 회의할 때에도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어 힘든 부분이 있잖아요. 1년에 한번 포럼을 하는 입장에서는 댓글이나 조회수 같은 피드백을 받기 쉽지 않은데, 취재파일에 달리는 댓글이 데이터가 되고 있어요. ‘사람들이 지금 이런 소재, 주제에 관심이 많구나’ 같은 걸 알게 되기도 하고요. 대중과 소통하는 창구의 역할도 있는 것 같아요.


이종훈 기자 : 제가 스스로 아이템을 찾아서 썼던 것은 제인 구달 박사하고 최재천 교수 관련, 그리고 화성 관련된 얘기였는데요. 최재천 교수는 워낙 많이 알려진 분이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면에서 제인 구달 박사님과 엮어서 같이 쓰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되면서 아무래도 구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분야가 넓어지니까 더 좋아하지 않았나 싶고요. 화성의 경우는 사실 제가 미래팀에 와서 보니까, 지금 다루는 부분은 제가 잘 모르는 영역이 많아서 그럼 여기서 나는 다른 역할을 해야겠다, 차라리 여기서 한 번도 다뤄지지 않았던 것을 다뤄서 SDF의 영역을 넓혀야 겠다는 생각에서 찾은 게 ‘화성’이었어요. 당시 화성 착륙이 얼마 안 된 상태였고 해서 이걸 쓰면서 저 나름대로는 되게 책을 많이 읽었어요. 전체적인 달 착륙, 아폴로에서부터 화성으로 가려면 일단 달을 지나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달에 대해 공부하고 화성으로 넘어갔는데 우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성경처럼 생각하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도 읽고요. 엄청 고민을 많이 했던 아이템이라 애착이 더 가는 것 같아요.

이정애 기자 : 뉴스레터 쓰는 주의 주말은 좀 힘들지요?

최예진 작가 : 쓰고 난 그 다음 주만 좋은 것 같아요 하하

이종훈 기자제인 구달 박사와 최재천 교수님 관련도 그렇고 화성 관련도 그렇고 관련 인물을 얘기하다 보면 이정애 부장이 그 사람 우리 SDF 연사로 나왔던 사람이라고 가르쳐주는 거예요. 정말 SDF가 선구안이 있었고 인사이트가 상당히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어쩌면 너무 시대를 앞서간 것인가 싶을 정도로요. 이명현 박사님 만났을 때도 칼 세이건 부인을 초대하면 좋겠다 그런 얘기했는데 2008년에 이미 저희 연사였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신기했어요.

최예진 작가 : 저희가 포럼할 때는 지난해부터 전 세션 수어를 다 하잖아요. 그래서 다양성이나 뭐 이런 거를 되게 많이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뉴스레터도 ‘음성 서비스 AI로도 요즘 많이 하잖아요. 그런 거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더 많은 사람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차원에서라도요.

이정애 기자 : 음성 서비스 얘기는 사실 지난해 저희 뉴스레터 시작할 때부터 나왔던 얘기예요. 메일 볼 시간은 없어도 누가 읽어주면 출근길에라도 들을 수는 있지 않겠냐는 얘기 그때 했던 기억도 나는데요. 이런 것은 우리의 다음 숙제로 잘 생각해두고 추진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생각하는 D
저희 뉴스레터 피드백 가운데 “너무 길다”는 얘기가 좀 있었는데요. 오늘도 길이 줄이는 데는 성공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답을 알 수 없는 변화하는 시대를 맞아, 집단 지성을 모아 끊임없이 고민하고 같이 얘기 나누며 정말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과 고민을 담아내다 보니 짧게 요점만으로는 참 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긴 합니다.

SDF다이어리는 기존에 있는 뉴스를 큐레이션 하거나 특정 서비스를 홍보하는 뉴스레터는 아닙니다. 또 당장 주식이나 눈앞의 닥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정보는 아닐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각자 힘든 자기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대한 보다 의미 있는 본질적인 질문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드린다고 저희는 조심스럽게 자부해 봅니다. 그리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더더욱 누군가와 같이 살아가야 하는 이 시대 ‘우리’의 문제가 더 이상 남의 문제가 아닌 ‘내’ 문제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절실히 실감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지난 1년 지지해주시고 같이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SDF DIARY 를 만드는 사람들  
류란 기자 : 입사 12년차 SBS 보도본부 기자. 주로 법조팀과 사건팀, 영화 담당 기자로 근무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사람들의 생활상의 변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정애 기자 : 26년차 취재기자로 사회부, 경제부, 국제부, 미래부 등을 거쳤습니다. ‘뉴스추적’이라는 시사고발프로그램을 맡으면서 사안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최근 10여년 서울디지털포럼과 미래한국리포트 등을 만들어 왔으며 2018년부터는 ‘SBS D포럼’을 총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종훈 기자 : 내년이면 입사 20년을 맞는 중견 기자.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들, 그리고 저널리즘에 관심이 많습니다. 통찰력 있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많은 분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임세종 촬영감독 : 현재 SDF 팀의 촬영 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협업을 중요시하는 프리랜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예진 작가 : 13년째 방송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시사, 뉴스, 선거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경험했고 2018년부터 D포럼을 기획구성하고 있습니다. 지식 포럼을 조금 더 대중 친화적으로, '가까이 와닿는' 포럼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최진영 아트디렉터 : SDF 모션그래픽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SDF에서 제작된 영상이 시각적 효과에 의해 왜곡되어 보이지 않게 항상 신중히 작업해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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