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담긴 사연을 알면, 네가 보여!
(사)·관악·뿌리·재단
어떤 의미와 사연이 담겨 있을까요?
시민사회(?)를 웬만큼 아는 사람들은 관악구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풀뿌리 자치와 공동체 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곳이라고들 합니다. 관악구에서 30여 년을 공익활동가로 살아온 저로서는 그런 말들이 성찰의 죽비(竹篦) 소리처럼 들리기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부정하지도 않습니다. 관악은 지난 1970년대부터 약 40여 년간 지역사회 발전과 공동체를 위해 수고한 수많은 사람의 아름다운 이야기와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관악뿌리재단은 2017년~2018년에 관악의 시민사회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기금을 모아 지역에 있는 공익활동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관악뿌리기금 소소’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과부 설움은 홀아비가 안다’라는 속담처럼 지역의 시민사회 사람들이 박봉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공익활동가들에게 쉼과 휴식 그리고 교육비라도 지원해주자는 뜻이었습니다. 그 안에서 작지만, 행복한 웃음이 피어나는, 바로 소소(작을小, 웃을笑)가 넘치는 지역공동체가 되겠지요.
이렇게 두 차례의 예행 연습을 거친 소소기금은 지속적이고 본격적인 재단으로 발전시켜보자는데 뜻이 모여졌고, 그 결과 ‘관악뿌리기금 준비위원회’가 발족하였습니다.
준비위원회는 약 1년에 걸쳐 공익활동(가)의 개념부터 시작해서 모금 방식, 운영구조, 조직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단체이름에 대한 사연입니다. 이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를 꼽아 보자면 ‘지역, 풀뿌리, 자치, 지역기반, 관악지역, 기금, 공익활동(가) 등’이었습니다. 이런 단어들은 관악뿌리재단, 뿌리재단, 풀뿌리재단, 풀뿌리재단○○ 등으로 압축되었고, 소소기금에 참여했던 후원자들과 공익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온라인투표 결과 선정된 명칭이 바로 오늘의 ‘관악뿌리재단’이 탄생한 것입니다.
(사)는 사람들이 모인 ‘사단(社團)’이 법인격을 갖춘 사단법인의 준말입니다만, 이 사단에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공익활동을 지지하는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에 더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관악은 바로 우리 지역입니다. 단순히 관악구를 뜻하는 지역 명칭이 아니라, 멀리 있지 않은 곳, 뜬구름이 아닌 대지, 중앙이 아닌 변방, 바로 우리가 살고 있고 활동하고 있는 현지를 의미합니다.
뿌리는 풀뿌리 자치와 주민(民草)를 뜻하기도 하면서,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한다는 ‘기반(基盤)’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기도 합니다.
재단은 사전적으로는 모여 있는 재물이라는 뜻의 ‘재단(財團)’이겠지만, 좋은 일을 위해 십시일반으로 모은 ‘좋은 재물’이라는 것에 더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와 사연을 각색해서 말로 엮어 보면 ‘지역사회에 기반하여 공익활동 지원을 위한 자금을 모으고 운용하는 단체’ 즉, ‘좋은 사람들, 좋은 돈, 좋은 단체’ 쯤이 되겠지요.
(사)관악뿌리재단이 지니고 있는 이름 뜻과 사연을 잘 간직하여 더욱 번창하고 오래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김승오 (서울관악지역자활센터장, 관악뿌리재단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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